Diary

늦은 산책길과 한국나이

opal* 2020. 12. 16. 21:20

산책 나서려는데 전화가 온다.

미적거리다 늦을까봐 통화를 계속하며 그냥 나섰다.   

오르막 오르느라 숨이 거칠어 지고  

발길에 다져진 눈 얼어 붙은 100 여개의 내리막 나무계단 조심스러워도   

오랫만에 받은 전화라 끊지도 못한다.  

"걸으며 전화 받으면 위험하니 잠시 서서 받으라 "는데

가던 길 멈추고 잠시 서 있다가는 한강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으로

산마루 능선에 그대로 고드름 될까 싶어 서 있지도 못한다.  

 

통화시간 족히 40분, 집에서 계속 통화 했으면 나서지도 못할 뻔 했다. 

 

오전엔 그늘을 면치 못하는 서쪽향한 신선바위는 석양이 되어야 아래까지 물든다.

방한복으로 무장한 한파의 날씨지만 완전히 기운 햇살로 따뜻함이 배어난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어느 곳도 다니기 힘든데

비행기는 오늘도 어딘가를 향해 힘차게 날아 오른다.

마스크 없이 맘놓고 다닐 수 있는 날이 빨리 돌아오기를 오늘도 묵묵히 기원해 본다. 

 

햇님이 서산 넘어 자취를 감추니 오늘도 속절없는 하루가 간다.

 

 

서쪽하늘에 잠시 보이다 지고마는 초저녁 눈썹달은

보통 초사흘 부터 보이기 십상(十常)인데 

날씨가 쾌청하니 초이틀 달이 다 보인다.

미세먼지 없는 쾌청한 날씨는 참 솔직하다.

 

달 쳐다보다 생각하니 어느새 음력 동짓달. 작년엔 년말 안에 생일이 있었는데 

이번엔 태어난 해처럼 내년 초에 맞게 되니 올 한 해는 생일 없이 지나간다.    

한 살이 왔다 갔다하는 참 불편한 한국나이와 음력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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