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산책길 나섰는데 전화 벨이 울린다.
궁금해 할 사이없이 단톡방에서 사진 곁들여 톡 주고 받는데 웬 전화?
"그래, 웬일이야?"
"언니 지금 집에 계세요?"
"방금 집 나서서 걷고 있는데 왜?"
"오늘 장아찌 좀 만들었는데 많진 않지만 조금만 갖다 드리려구요."
오전에 사진으로 봤는데 집접 주겠단다.
'뿌리채소가 좋다구 해서 연근 더덕 우엉 등으로 만들어 봤는데 언니 생각 나서요."
'껍질 까려면 엄청 힘들었을텐데 딸이나 좀 주고, 두고 먹던지 식구 많은 언니까지 챙기느라 그래,
그럼 내가 집으로 도로 갈까, 아니면 아직 나서지 않았으면 한 시간 후에 나오면 어때?"
"그럼 제가 더 있다 출발 할테니 다녀 오세요."
산 둘레 한 바퀴 돌고 내려와 어둑한 시간에 만났다.
"이 추위에 언니집까지 왔는데 들어가 저녁먹고 가."
"아니요 그냥 갈께요, 집에 하던 일도 아직 더 남았고,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어디든 맘대로도 가면 안되잖아요."
요즘은 가족 이라도 따로 살면 당분간은 다섯 명 이상이 만나면 안된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거리두기 2주 연장, 5인 모임 금지가 전국으로 확대 되었다.
서로가 궁금해도 당분간은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로 안부 나누곤 한다.
오전엔 지인과 안부 전화 나누다 통화 중 애기 백일 기념 사진이 전송 되어 왔다.
"아니, 9월 말께 작은 아들네 손녀 봤단 소리 들었는데 벌써 사진을?"
"사실은 며칠 후 주중에 백일을 맞는건데 손님 초대를 못해 집에서 미리 사진만 찍었어요.
집에서 조촐하게 지내려해도 주중엔 아범이 출근해야 하고,
요즘은 5인 이상 만날 수 없으니 큰아들네도 오지말라 하고,
사돈댁네도 며늘 친정 부모님만 초대하고 형제들도 못 불렀어요."
살다 보니 이런 상황도 경험하고 있으니 세상 살이 참 알 수 없는 앞날 이다.
곳곳 소식 알리는 안전 안내문자만 해도 하루에도 예닐 곱, 문자음이 계속 울려 댄다.
중세 시대 유럽에서 흑사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옛이야기에 수긍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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