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초에는 직접 찍은 사진과 짧막한 글로 안부 묻고 전하는 톡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대상이 같을 때도 있지만 그때 그때 따라 다르다.
카톡방해금지 모드는 23~08시인데 오늘 아침 날 밝기 무섭게 영상 하나가 날아왔다.
스위스 융푸라우 부근 빨간 산악열차가 다니고 평화로운 마을이 펼쳐진 녹색 배경에
Tom jones의 'Green green grass of home' 노래가 흐르고,
빨리 찾아온 가을을 알리는 내용이 담긴 시를 적어 띄운 영상 이다.
아침부터 시, 청각과 감성을 자극받으니 입에선 저절로 흥얼흥얼 Green green grass~ ~
스위스 다녀온 추억이 떠올라 지난 사진 들춰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오래전 어느 핸가 9월 초하루,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던 일이 있었다.
아침식사 후 한낮이 되어
"오랜만에 내린 가을장마로 성큼 다가온 가을이
여름내 열어놓고 잠자던 창문을
엇저녁에 처음으로 닫게 하더이다.
새롭게 찾아온 9월 한 달도 건강과 즐거운 날 되시라" 며
며칠 전 찍은 사진과 어제 찍은 사진 곁들여 몇 곳에 안부인사 전송하니
"꽃이름 외워두겠다"는 친구의 답신도 있지만, 어제 찍은 비 사진은
"비오는 날은 역시 빈대떡", "역시 분위기 즐길 줄 아는 여인" 이라며 단연 인기가 높다.

답신으로 온 사진이나 음악 영상, 시 낭송이 멋지고,
특히 거리두기를 풍자한 동영상은 얼마나 웃음을 주던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마주앉은 두 사람,
가운데 윗쪽에 끈을 매고 아래 손이 닿을만한 곳에 막걸리병을 매달아
한 쪽에서 한 잔 따라 마신 후 맞은 편으로 밀어 보내면 막걸리병 받은 친구는
긴 삽 위에 있는 안주 접시를 반대쪽으로 밀어 친구가 안주를 먹게 하는...
사이를 두고 마주앉아 술과 안주를 교대로 마시고 먹는 모습은 상상만해도 웃음이 터진다.
코로나와 델타 변이가 극성을 부려 하루 종일 꼼짝없이 갇혀 사는 듯 해도
마음과 웃음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지인들이 있다는건 참으로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

오늘 같은 날은
조병화 시인의 '늘 혹은 때때로' (우측 카데고리 '詩와 글' 중 2009. 9.2)가 떠올라
다시 한 번 음미 해본다.
<opal의 추억 통장 (daum.net)>←좌측< >안을 클릭(터치)하면 시 한 줄로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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