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 잠 깨어 뒤척이다 아침 맞으니 잠이 부족한 상태라 아침 식사 후 나설까 말까 망설이다 10시 지나 집 나섰다. 정상에서 제일 가까운 계산역 하차하니 11시 10분,
비탈진 넓은 도로변 따라 걷다 바로 나무 계단을 올라 그늘 속으로 들어섰다. 우측으로 가면 계속 녹음 속에서 걸을 수 있지만 정상이 멀어지게 되므로 방향을 좌측으로 돌려 지름길인 계단길을 이용할 생각, 날씨가 뜨거워 후딱 다녀오고 싶은 마음인데 이 코스는 그늘이 많지 않다.
낑낑대며 돌계단 올라 산성 앞에서 잠시 휴식, 기온 자체가 높으니 더운 바람이 훅훅 와 닿는다.
한낮의 가장 높은 온도의 퇴약볕을 고스란히 쬐게 되는 시간이라 오르다 말고 계단길 옆 한 그루 서있는 둥근 측백나무 그늘에 잠시 앉아 가쁜 숨을 진정 시킨다.
오르막이 길어지니 허기가 느껴져 칼로리 낼 수 있는 음료 마신 후 작고 빨간 파프리카를 아작아작 씹으니 어제 보다 훨씬 달게 느껴진다.
힘들게 올랐다 잠시 내려딛는 사거리 쉼터 도착하니 12시,
정상까지 오르는 여러 갈래의 코스 중 지름길인 이 길은 연속되는 계단과의 싸움이다.
완만한? 계단에서 가파른 계단으로 바뀔 쯤이면 왼쪽으로 작은 쉼터가 나타난다. 전체 높이의 반은 올라온 셈이다.
암반과 마사토를 이루는 비탈면에 각진 긴 통나무 몇 개 깔아 의자 역할을 하며, 성냥갑을 쌓아 올린 듯 반듯반듯한 아파트 건물들이 조망되는 곳인데 오늘은 시계가 그리 좋지 않다.
머리 위로는 활엽수가 아닌 그다지 크지 않은 소나무들이라 그늘은 별로지만, 잠시 쉬어 작은 포장의 떡 한 개와 우유 하나로 점심 끼니 때운다.(12:30경)
얼려온 물은 아직 녹지를 않아 감질만 나게 한다, 시원한 바람을 기대했는데 더운 바람만 가끔 스친다.
12:45. 일어나 다시 출발. '계단 높이와 나란히 펑행을 이루며 난간역할 하는 줄을 잡고, 몇 계단씩 오르다 쉬고' 를 반복하며 오른다.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라 추월해 가는 젊은이들의 숨소리가 매우 거칠다.
13:15 드뎌 정상 아래 헬기장, 전에는그래도 몇 사람 쯤은 앉거나 서 있거나 하는 곳인데 콘크리트 복사열이 올라오니 텅 비어 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만...
마지막 계단을 올라 정상 탈환,
둘이 온 아가씨 찍어 주고, 정상인증 한 컷 찍혔다.
다른 때는 정상 기념 찍히기 위해 사람들이 긴 줄 만들며 기다리곤 했는데 나무 그늘이라곤 한 점 없는 뙤약볕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고 팔각정 지붕 아래 빙둘러 옹기종기 앉아 있다.
젎은 커플 옆에 끼어 앉으니 이제사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닷바람이 불어와 그런지 겨울철이 아니어도 추위를 느끼는 곳이다.
오늘 산행 내내 안불던? 바람이 이곳에서 모두 불어오는 느낌,
땀에 푹 젖은 옷이 금방 마르는 듯 하다.
얼려온 물이 많이 녹지를 않아 시원스레 마실 수가 없어 아쉽다,
담부턴 생수 한 병을 따로 넣어야겠다.
정상 높이 약 400m로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막힌 곳 없이 우뚝 솟아 사방으로 탁 트여 서쪽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어느 쪽이든 뷰는 좋으나 오늘은 무더위 날씨라 가시거리가 짧아 조망 감상 재미가 별로다.
정자 안 의자에 앉아 흘렸던 땀 모두 식힌 후, 다른 코스로 내려딛고 싶긴한데 거리가 멀어 선뜻 반대 방향 계단으로 내려 딛어 지지가 않는다.
계단은 오르기도 힘들지만 다리 힘이 풀리면 내려 딛기도 힘들다.
뜨거운 날씨라 지루함이 싫어 올라온 계단 지름길로 되돌아 내려 딛기 시작,
헬기장 바로 아래 음료수 파는 분이 있어 두 배 값 주고 생수 한 병 사서 얼음물 병에 부어 오늘 처음 벌컥벌컥 들이 마셨다,
올려 딛을 때 시간 많이 걸리던 가파른 계단을 20분 만에 사거리 쉼터까지 내려와, 얼음물 병에 생수 부어 다시 한번 시원스레 마시고 잠시 휴식, 다시 올라야할 100고지 계단 두 곳이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곳만 오르면 올라올 때 많이 힘들어 했던 지하철 역까지 계속 내리막이 된다.
마지막 계단 두 번 오르고 내리막 시작, 계양 팔각정 지나 올라올 때 잠시 쉬며 음료 마셨던 측백나무 아래 잠시 앉아 맘놓고 나머지 물 마시며 시원한 바람 맞으나 내려가야할 길은 뙤약볕만 남았다. 물은 많이 마셨으되 땀을 많이 흘려 노폐물로 빠지니 화장실이 아쉽지 않을 정도지만 그래도 들려 시원한 물에 손 닦고 땀 닦고 남은 길 마저 내려 딛는다.
16:15 집 도착하니 총 여섯 시간 소요. 낮 길이가 길어 아직 환해 그런지 빨리 다녀온 느낌 든다.
산에서 다 내려와 만난 도로변 벽화에 쓰여진 글귀가 떠오른다.
"고민은 걱정 실천은 행복",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
아침에 갈까말까 잠시 망설였던 내 맘을 어찌알고 써 놓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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