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량이 풍부한 많은 계곡물은 길을 가로 지르며 흘러내리는 곳이 많은데 매번 바지 걷고 신 벗고 맨발로 건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대로 신발 양말 바지 적셔가며 건너는 이도 많다.
계곡물은 임도 왼쪽에서 흐르는가 하면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기를 여러번, 그래서 계속 건너게 되는 것이다.
출발 할 때 수락폭포까지만 다녀올생각으로 갔다가 신발 신은 채 풍덩풍덩 걷느라 시간이 지체되지 않아 조금 밮에서 걸을 수 있었다.
수락폭포에서 발빠른 선두 몇 명 먼저 떠나고, 같이 걷던 두 사람은 갈림길에서 더 이상 안간다기에 혼자서 임도 따라 한 발 한 발 걷다 보니 폭 좁은 오솔길 오르 내리는 산길보다 훨씬 지루하다. 혼자 걸어 그럴까? 뒤에 오던이들은 수락폭포를 들리지 않고 그냥 지나쳐 이래저래 꼴찌가 되었다.
이정표에 보이는 거리 표시는 길지 않으나 구불구풀 이어지며 계속 오르막이라 그런지. 혹시 길을 잘 못 든 건 아닐까? 갈림길도 없었건만 의심이 들기도 한다.
15년 전 여름('080708) 한 번 다녀온 칼봉산, 동료들과 같이 걷던 기록도 사진도 다 있건만, 아래에서 걷던 일은 전혀 기억에 없고 회목고개 지나 정상 부근 가파른 바위 길을 안내했던, 불과 달포 전 고인이 되신 대장님이 안내했던 생각만 남아 있다.
임도는 연인산까지 이어지는 길이나 회목 고개에서 좌측으로 오르면 매봉(1.2Km), 우측으로 800m 오르면 칼봉(해발높이 900m) 이다.
회목 고개에서 우측으로 울타리 안으로 들어서서 정상 향해 오르며 후미대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올라간 길로 내려올 건지? 모두들 정상에 아직 머물고 있는지?"
"어디에 계시냐?" 기에 "회목고개에 있다." 하고는 야금야금 오르니 임도와 다르게 능선에 부는 바람이 아주 시원하다. "정상 오르는 길이 넘 가파르고 위험하니 회목고개에서 기다리고 있으라"
"정상은 좁아 여럿이 앉아 밥을 먹을 수 없어 회목고개까지 내려가 밥 먹을 예정" 이란다.
길도 좁고 가파른 오르막에 낙엽은 젖은 상태, 흙도 젖어 미끄럽고 암릉이라 한 발자국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회목고개에서 바위틈 비집고 반쯤 오르니 남자 선두 서너 명이 내려온다.
정상 300m 이정표에 지나니 후미까지 여러명이 모두 하산 중, '그냥 돌아서서 쫒아 내려갈까?' 하다 그냥 돌아서면 두고두고 후회 할 것 같아 용기를 내어 "다녀 오겠다" 하고 정상으로 향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경사도는 더 급해 위험하고 바위 조각들이 칼 날같이 날카로워 칼봉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하며 힘을 내 본다.
드뎌 나무에 가려져 사방으로의 조망이 없는 정상, 오랜만에 누려보는 정상 탈환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커다란 정상석이 반긴다. 그러나 인증 남겨줄 사람이 없어 정상석 앞에 스틱 세우고 모자 벗어 얹고 가방도 앞에 놓고 주인 대신 찍었다.
셀카봉 없이 짧은 팔 길이로 겨우 얼굴 나올 정도로 셀카 놀이도 했다.
전에 왔을 때 긴 막대 정상석은 큰 바위 뒤에 숨어 못 볼 뻔 했다.
작은 정상석을 선호하는 편이라 작은 기둥과도 셀카놀이 하고 일어서서 일단 휴대폰부터 가방에 넣었다.
'회목고개까지는, 아니 일행들 만날 때까지는 사진 찍지 말고 급경사 길에 부지런히 내려갈 생각만 하자.' 라는 생각에서 였다.
가파른 급경사 바윗길이라 신경 곤두 세우고 속도를 냈다.
회목고개에서 정상까지 오를 때 40분 걸렸던 시간을 정상에서 회목고개까지 내려올 땐 20분 만에 내려오니 점심식사 끝낸 일행들이 기다려 주고 있다.
"올라갈 땐 개미가 업어다주고, 내려올 땐 독수리가 태워다 주었다"며 일행들과 같이 웃었다.
올라갈 때 수락폭포 안들린 사람들은 폭포로 가고 들린 사람들은 그대로 직진, 물살이 쎈 곳에선 손 잡고 건넜다.
수락폭포까지 들린 욍복 총 거리는 족히 13Km 이상, 경반사에서 회목고개까지 직선코스인 경반리 1코스는 짧으나, 경반리 2코스인 구불구풀한 임도는 많이 길다.
오랜만에 긴 거리 혼자 뒤쳐져 걸으며 정상까지 아무 탈 없이 무사히 다녀오니 마음 뿌듯하고, 흡족하게 걸은 하루에 감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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