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이대흠
떨어진다는 것은
부수어짐
이전의 나를 버리고
다른 내가 된다는 것이다
삶의 여울을 돌아 나와
세월의 무서운 속도에 몸을 맡기고
뒤돌아볼 겨를이 없다
다시 살 수 없음이여
무서워 말라 상처를
만나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그대 만난 나처럼
- 이대흠,『상처가 나를 살린다』(현대문학북스, 2001)
폭포
이재무
울고 싶을 때
소리 내어 크게 울고 싶을 때
폭포를 찾아 간다
나신으로 우뚝 서서,
천지 분간을 모르고
낮밤 없이 뛰어내리는
투명한 울음들
사정없이 휘둘러대는
하얀 회초리
질정 없이 흔들리는 마음
실컷 두들겨 맞기 위해
폭포를 찾아간다
폭포는 산의 감정
폭포가 아니었다면
산도 자주 안색을 바꾸었을는지 모른다
- 이재무,『슬픔은 어깨로 운다』(천년의시작, 2017)
'230628(수) 폭포와 휴식
위 영상들은 어제 칼봉산 산행하며 찍은 수락폭포와 계곡물 사진 이다.
서울에 있는 북한산 보다 대략 백 미터는 더 높은, 갑자기 해발 구백까지 오른 어제의 긴 산행이 오늘은 온 몸을 불편하게 한다.
코비드19로 몇 년을 쉬느라 급격히 떨어진 체력 여파로 타인에게 민폐 될까 싶어 높은 산 정상을 외면하고 언저리 낮은 곳에서 서너 시간 정도만 걷곤 했던 단체 산행.
그동안 처럼 걸었으면 온 몸이 힘든 내색 하지 않을텐데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고, 차 타고 들머리까지 이동하고, 09:40부터 걷기 시작.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된 계곡물 건너기는 경반사까지 6번,
임도와 나란히 하는 계곡물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기 위해 제 멋대로 반복하며 길을 가로 질러가며 흘러 내린다.
수락폭포 앞에선 폭이 좁고 깊어 가장 물살이 세고 위험, 물론 잡아달라 부탁하여 건넜다.
수락폭포 지나 회목고개 전까지는 수량은 적으나 신발을 적신 물 건너기가 또 6번,
거칠고 가파른 정상까지 올랐다 내려와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주차장에 돌아온 시간이 16:00
바지 가랑이가 마를 새 없이 왕복 26번 물 속을 드나들었다.
아침부터 젖은 양말을 하산 때까지 6시간 넘게 종일 신고 다녔으니 발은 불을 대로 불은 상태,
하산 후 땀 닦고 새 옷으로 갈아 입고 신발까지 갈아 신으니 온 몸이 뽀송뽀송.
선약이 있었으면 물론 약속이야 지키겠지만, 특별한 스케쥴이 없어 하루 종일 뒹굴뒹굴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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