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216(일) 길동무 만난 산책길
산책 길이 평지가 아니라 힘들기는 늘 마찬가지 지만 어제 종일 누워지내 그런지 오늘은 유난히 허리가 끊어지듯 아파 긴 의자가 보이는 곳마다 쉬어가며 올랐다. 작은 산에서 세 번을 쉬고 다음 긴 오르막에 잔뜩 말라버린 제비꽃과 인사하며 '아직은 추워 얼테니 날 좀 더 풀리면 물주기 시작 할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고 있으렴.'
쉼터에서 잠시 뜨거운 물 한 잔 따라 식혀가며 마시고 나니 옆 의자에 앉았던 한 여인이 다가오며 인사를 하기에 받으니 "잔 항상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니다 오늘 처음 혼자 왔는데 옆에 따라가도 괜찮을까요?" 묻기에 "같이 걸으며 길동무 하는 것도 좋겠죠?" 했더니 "혼자서는 무서워서 더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던 참" 이란다. "혼자 걸으면 혼자라서 좋고, 둘이 걸으면 얘기 나눌수 있어 좋고 여럿이 걸으면 지루하지 않아 좋다." 했더니 고맙단다.
"산엘 오기는 여러번 왔는데 오늘 오랫만에 처음 왔으니 가시는 대로 따라 갈게요." "그래요, 나도 다니기는 여러 길로 다녔지만 아직 눈이 녹지 않아 얼은 곳도 있으니 오늘은 편한 길로 갈께요." "자주 오시나 봐요?" "자주는 못와도 가끔 와서 이쪽 저쪽 등 지루하지 않게 골고루 다니고 있어요."
미세먼지가 심해 가시거리도 짧아 볼거리도 별로 없는 날, 때맞춰 나타나 둘레길 크게 한 바퀴 다 돌도록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니 아팠던 허리도 잠시 잊게 되어 "오늘 하루 길동무 해줘 고맙다." 했더니 오히려 자기가 더 많이 걷고 좋은 시간 되었다며 고맙단다.
헤어지며 "다닐 수 있을 때 많이 다니세요,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가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는 날이 넘 빨리 오더라구요."
얘기 나누던 중 들으니 '용띠' 라던데 올해가 뱀띠이니 용띠면 60대 초반,
그 나이 땐 나도 젊음이 오래 지속 될 줄만 알았다. 하기야 달포 전 91세의 큰 시누님께서도 "나는 영원히 젊을 줄 알았다" 하셨으니 내 젊었을 때의 생각도 무리는 아니었을테니 그 여인도 아직은 내가 한 말이 이해가 안 되겠지?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0219(수) 기억력, 저녁 공원 산책 (0) | 2025.02.19 |
---|---|
'250217(월) 산행 공지 (0) | 2025.02.17 |
'250213(목) 휴식 (0) | 2025.02.13 |
'250212(수) 정월 대보름 (0) | 2025.02.12 |
'250109(일) 오늘도 산책 (0) | 2025.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