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01(토) 갑자기 다리가
예보는 들었으나 밖으로 나가서야 비가 이미 살짝 내린 걸 알 수 있었다. 도로 들어와 우산을 들고 다시 나섰다. 지난 화욜 산행 날 나갔다 와 사흘하고도 반나절을 방에서만 뭉기적 댔더니 오르막에 골반뼈와 왼쪽 다리가 당기는 듯 아파 온다. 작은 산 꼭대기 의자가 보이니 주저 앉고 싶어져 다리 좀 진정시키고 다시 일어서 걸었다.
큰 산(높은산이 아님) 살짝 긴 오르막, 몇 발짝씩 오르다 쉬고 오르다 쉬고 반복하다 보니 오징어 게임이라도 하듯 술레도 없이 혼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를 하고 있다.
쉼터의 의자들은 비를 맞아 물이 흥건한데 그래도 덜젖은 의자 찾아 골라 앉아 숨을 고른다. "휴~ 걷는다는 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원~" 앞으로는 점점 더 힘들어질텐데 그렇다고 누워지낼 수도 없고 어쩐다냐 이 처지를~.
힘겹게 힘겹게 오른 헬기장엔 인적 없이 휑 하다. 비가 내려 그럴까 시간이 늦어 그럴까 아무리 추워도 몇 사람 정도는 눈에 띄었었는데, 힘들다고 마냥 쉴 수 없어 또 일어섰다.
꼭대기 올라 반대쪽으로 내려딛다 반대편에서 오는 지인을 만났다. 같이 걸어주겠다며 되돌아 같이 걷는데 속도가 빨라 그런가 왼쪽 다리가 힘에 겹다. 오르막 계단 앞에서 잠시 섰다 오르고, 전망대 앞에서 잠시 쉬고, 정상을 항한 오르막에 쉬고, 정상에서 쉬고... 해는 있으되 구름에 같혀 날이 어둡다. 오늘 따라 종아리까지 유난히 더 아프다. 한참을 같이 걷다 다시 되돌아 갈 사람이라 흐린 날씨에 해도 기울어 많이 어두워 질까봐 결국은 보조를 맞출 수 없어 지인에게 먼저 가라 하고 천천히 공원으로 내려 딛었다. 아픈 느낌은 허리에서 다리로 다리에서 종아리 아래까지 내려온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고 있으니 땀에 젖었던 옷이 속에서부터 차갑게 느껴지고 손과 발이 얼어 온다. 집 근처 작은공원에서 또 한 번, 단지내 의자에서도 쉬어가며 겨우 집 도착. 집 나서기 전 마음은 부지런히 다녀 온다며 물병 대신 우산 하나 달랑 챙겨 늦게 나선 건데 부지런히는 커녕 다른 날보다 속도가 아주 많이 늦어졌다. 마음하고 다르게 육신은 이렇게 차츰차츰 노화 되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한 번씩 한 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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