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 출발. 단숨에 금산휴게소(08:00) 도착. 평소 산행날은 20분간 휴식인데 오늘은 10분으로 단축.
‘사량도’하면 무박이나 1박 2일로 다녔으나 요즘은 당일코스가 가능해 승선시간 맞추느라 여유가 없다.
09:30. 사천 IC를 빠져나와 삼천포대교를 바라보며 10:00. 유람선 선착장 도착.
티켓 구입하고 인원 확인 후 승선 장소에 오니 충남 C산악회 회원들이 먼저 와 있다.
두 곳의 회원 126명을 태운 배(정기 노선이 아님)는 10시 10분에 출발.
배안에선 “사량도 주민에게 폐 끼치지 말것, 기분 좋게 마신 술이 사고를 부를 수도 있으니...,
약속된 시간 안에 선착장에 돌아올 것...등등“ 선장님께 주의점을 듣는다.
11:00. 사량도(윗섬과 아랫섬으로 되어있음) 윗섬의 내지 항 도착. 배에서 내리니 제일 먼저
비릿한 갯내음이 코를 자극한다. 윗섬에 있는 7개의 선착장 중 어느 곳에서 내리느냐에 따라
들머리가 정해진다. 오늘은 해발 0m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두 팀이 한 곳에서 오르려니 좁은 오솔길이
더 좁게 느껴지나 자기 페이스에 따라 걷게 되니 시간이 지날수록 간격이 벌어져 여유있는 길이 된다.
어제 저녁 TV 뉴스엔 부산에 몇 십 년만의 폭설로 야단법석이고, 서울에도 아 직은 겨울날씨인데
이곳엔 이미 봄이 와있어 겨울 등산복이 짐스러워 모두들 벗는다.
11:40.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끝내고 봉우리에 오르니 시야가 탁 트이기 시작 한다.
사람들 모두가 입이 벌어져 감탄사가 나오며 웃음꽃을 피우며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쪽빛 바다 위 잔잔한 물결을 가르며 흰 줄 꼬리를 달고 다니는 배들이 여유롭다.
모서리가 날카롭게 각진 바위들로 공룡의 등같이 생긴 암릉이 시작된다.
섬 주면 바다경관에 넋이 팔려 발을 헛딛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12:20. 봉우리 몇 개를 넘어 지리산(397.6m) 도착. '육지의 지리산이 보여 智異望山(지리망산)으로 불리다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한다. 시장기가 돌아 휴식시간 겸 도시락 펼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나눈다.
12:45분에 다시 출발. 같이 걷던 일행 3명이 안전한 우회도로로 간다기에 혼자서 암릉으로 올라섰다.
칼날 같은 능선 어디선가는 딛어야 할 바위의 폭이 신발 폭 만큼도 안 되어 옆으로 살금살금 딛은 후
얼른 깡총 뛰어 건너기도 한다. 양옆은 낭떠러지인 능선, 아슬아슬한 절벽같은 능선도 있어 위험한 만큼
스릴도 만점 이다.
13:35. 달바위 봉(일명 불모산. 399m)도착. 정상 부위는 나무 한 그루 없는 돌산 이다.
음각으로 ‘달바위 해발400m.’라고 새겨진 네모진 까만 표지석이 돌 속에 박혀 있다. 바람에 날릴까봐
아예 돌 에 박아 놓았다. 이 섬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데 왜 지리산을 대표산으로 칭하는지 모르겠다.
사방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바다 빛이 쪽빛으로, 에메랄드 빛으로, 투명한 초록빛으로도 보인다.
짙은 쪽빛 물 위의 양식장들은 흰 실로 수를 놓은 듯... 바다와 산이 어우러지는 풍광이 백미 이다!
주변의 섬들이 없으면 어디가 수평선인지... 하늘 빛과 바다 빛과 구별이 안될정도로 애매모호 하다.
육지산행과 다른 묘미를 느끼는 섬 산행 느낌을 만끽하며 한려수도의 비경을 머리 속에 입력 시킨다.
14:00 돌아가는 배를 타야할 대항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 고개에 도착. 힘든 사람은 이곳에서
내려가도 된다고 했으나 그대로 직진 한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런지 그냥 가기엔 아까운 생각이다.
이런 맛을 느끼기 위해 이런 먼 곳까지 왔는데... 우회로로 가면 약 오를 것 같아 내 손엔 좀 굵다 싶은
몇 십 미터의 흰 rope를 바꿔 잡으며 봉우리를 또 오른다. 한 가닥이 아니고 몇 줄이 늘어져 있다.
특히 휴일엔 많이 밀리는 곳이란다. 배안에서 선장이 주의를 주던, 사고가 많다는 가마봉(295m) 이다.
14:15. 가마봉 도착. 정상에서의 낭만을 즐긴 후 이번엔 경사가 75도인, 보기만 해도 아찔한
90 계단이 넘는 철계단을 내려 딛는다. 내려딛던 중 사진찍다 계단 숫자 세다 잊었으니 정확치는 않다.
로프 잡고 연자봉(280m)에 올라섰다 로프 잡고 바위 틈으로 간신히 내려서려니 선장님 말이 이해된다.
14:40. 전설이 얽혀 있는, 여인의 가슴을 닮은 옥녀봉(261m)을 또 밧줄을 잡고 오르니 아랫 섬이
시원스레 보인다. 언젠가는 아랫섬의 칠현산도 가보고 싶다. 내려딛는 곳에는 줄로 만든 사다리가
수직으로 되어 있어 밑에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 유격훈련은 못해봤지만 이곳에서의 모험은 즐길만하다.
다시 끝봉을 올랐다가 철계단을 이용해 마지막으로 내려와 대항 해수욕장쪽 가파른 내리막을 한참
내려걸은 후 자갈 깔린 곳에서 앞에 가는 사람은 안보여도 자갈 밟는 소리가 마치 음악소리 같다.
15:30. 산 아래의 억새풀 밭인 지름길로 선착장 도착. 산행 소요시간 4시간 30분.
승선 전까지 시간이 넉넉하여 싱싱한 해물 안주가 있어 '하산주'라는 걸 처음 마셔 본다.
16:20. 배를 출발 시킨 후 지루하지 않게 여흥의 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삼천포 항 도착하여 17:20.귀가 행 bus 출발 한다.
2005. 3. 8.(火). 뱀을 닮은 사량도, 동서로 가로지르는 산줄기를 종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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