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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30(토) 김장

'241130(토) 김장 봄에 씨 뿌리고 여름내 농사지어 가을에 수확하여 일년 동안 먹듯늦가을이나 초겨울 김장도 한 해에 한 번씩 치루는 년중 행사, 전에는 김장 하려면 밭에서 무우 배추 뽑아 다듬어 소금으로 절이는 것 만도 하루 해가 모자를 지경, 김장 전 날은 밤 늦도록 무우 채 썰고 갓과 파 다듬고 미리 까놓은 생강과 마늘을 다지는 것도 큰 일이다. 고추는 미리 미리 가을부터 손질하여 가루로 빻아 놓아야 하고, 절인 배추 씻어 속 넣는 일도 이웃사람들과 품앗이로 서로 도와가며 종일 움직여야 했다. 근래에는 여자들도 직업이 있어 바쁘게 지내므로 김치를 사먹는 일도 많지만, 우리집은 아직 직접 담은 김장 김치를 먹고 있다. 전엔 이웃이나 친구들 불러 품앗이 겸 서로 도우며 했는데 크게 한 번 ..

Diary 2024.11.30

'241129(금) 박남규 /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그리움이 밀려 옵니다. 박남규 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방바닥만큼 넓었다.차가워지는 겨울이면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온기를 안고 숨어 있었다.오포 소리가 날즈음, 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그 뚜껑을 열면 반갑다는 듯주루르 눈물을 흘렸다.호호 불며 일하던 손이방바닥을 쓰다듬으며 들어왔고저녁이면 시린 일곱 식구의 발이 모여사랑을 키웠다.부지런히 모아 키운 사랑이지금도 가끔씩 이슬로 맺힌다.차가웁던 날에도 시냇물 소리를 내며콩나물은 자랐고,검은 보자기 밑에서 고개 숙인콩나물의 겸손과 배려를 배웠다.벌겋게 익은 자리는 아버지의 ..

詩와 글 2024.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