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日記

창원 웅산.

opal* 2006. 3. 4. 00:22

 

07:00. 아침 식사는 가면서 하기로 하고, 함께 못하는 분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광주지역 지회장님, 총무님 두 분과 함께

 10명이 차 두 대로 창원을 향해출발.  예전 같으면 생각도 못할 사이버 문화를 새삼 느끼며 좋은 추억을 한아름 안고 광주를 떠난다.

시원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남해 고속도로를 달리니 기분이 상큼한데 날씨까지 도와준다.

연이어 내일은 강원도에서 번개를 치면 좋겠다며 웃음바다를 펼친다.


07:30. 곡성휴게소에서 아침식사. 이른 시간이라 메뉴가  준비 되지 않아 우동국물과 어제 새벽에 싸 넣었던 도시락을 꺼내 먹는다.


10:10. 앞 차가 인도하는 대로 따라 창원시내에 도착. 처음 만나는 산행인데 회원들이 많이 나오셨다.

모두들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나누지만 이름표 준비가 안 되어 닉을 금방 알 수 없어 아쉽다.

아직 못 오신 분 기다리며 닉을 서로 알리고, 띠방식구끼리 인사도 나눈다.


11:00. 회원 모두 여러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안민고개 도착. 초대되어 오신 산행대장님의 뒤를 따라 산으로 오른다.

15분쯤 오르니 우측으로 진해만의 바다가 보이기 시작. 비음산이라는 닉을 가진 산행대장님 옆에 바짝 붙어 설명을 들으며 오른다.

좌측 멀리 보이는 산이 비음산, 뒤에 능선으로 이어진 산은 장복산, 좌측 앞으로 불모산,

오늘 가야할 곳은 시루봉, 천자봉... 한꺼번에 많은 이름을 들으니 다 못 외우겠다.


11:50. 넓은 장소에 모두 모여 각자 소개 인사 나누고 기념촬영. 삼십 여명이 되는 식구들 얼굴은 익혔는데 닉은 다 기억 못하겠다. 

그래도 띠방 식구들과 댓글 잘 다시는 분은 확실하게 알았으니 큰 수확, 본인은 댓글 달기도 게을리 하면서.ㅋㅋ 


좌측으로는 창원시와 우측으로 진해시를 양쪽으로 내려다보며 아기자기한 능선을 오르내린다.

어제 새벽에 서울을 떠나 광주 도착하여 무등산 산행하고, 밤잠 제대로 못 주무신 일행 분들은 힘들다며 자꾸 뒤로 밀려나신다.


12:10. 안민고개 2km, 시루봉 5km 지점.  조금 더 올라가 넓은 곳에서 식사하자며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자리 잡는다. 

12:30. 준비해 주신 도시락도 충분한데 마산의 해인심 님 별미를 준비하여 띠방 식구들 앞에 펼치니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같이 오신 분들 조금만 더 오르시면 맛있는 것 함께 나눌 텐데 혼자 먹으려니 미안한생각이 들지만, 어쩌랴 그 분들은 양보심이 많고 나는 먹을 복이 많아 그런걸...

잡곡과 은행, 잣까지 여러 가지를 넣어 기름기 흐르는 찰밥, 손수 지어 수확한 여러 가지 야채들과 막장,

된장에 넣은 것과 간장에 절여 만든 고추장아찌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 통마늘과 여러 가지를 넣고 졸인 소고기,

입에 짝짝 달라붙는 매실주, 묵은 백김치에 싸 먹는 돼지고기, 각종 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짓수의 반찬들을

게걸스럽게 집어 삼킨다. 누가 뺏기라도 하는지...


서울 근방엔 아직 쑥이 안 보이는데 미더덕까지 넣어 끓인 쑥국은 또 얼마나 시원한지...

산행 땐 늘 시간에 쫒기며 수저 놓기 바쁘게 움직이다 이렇게 많이 먹어보기는 처음. 먹으러 온 건지 산행하러 온 건지...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 넘치는 기운으로 백두산도 단숨에 오르겠다.


13:45. 안민 고개 3km, 시루봉 4km. 능선에 이어지는 바위들은 점점 더 멋지고 진해만의 바다도 점점 더 넓어지는데 우리 님들은 점점 힘들어 하신다.


14:10. 안민고개 4km, 시루봉 3km.  루를 엎어놓은 것 같아 시루봉 이라지만 이곳에서 보기에는 여인네의 젖 꼭지 같다.

욕심 같아서는 정상까지 오르고 싶지만 이 몸은 철인도 못되고 시간도 없으니... 내일은 시산제에 참석해 달라는 주문도 있다.

단체로 왔으니 단체로 행동해야 한다.

 

 

14:25. 탈출로에서 모두 하산. 조금만 더 오르면 김해시도 보일 텐데.. 기회가 되면 내 다시와  시루봉, 천자봉까지 둘러보리라.

편백나무 상록수가 우거진 우측의 좁은 비탈길. 아쉬운 마음에 시루봉을 배경으로 방장님과 기념 촬영을 하고

한 줄로 내려서는 뒤로 따라 내려선다. 나무가 빽빽하게 심겨져 보기엔 좋은데 급경사 비탈면이라 이쪽에서 오르려면 힘들겠다.


14:50. 초행길에다 남들 뒤만 쫄랑쫄랑 쫓아다니니 지명은 모르겠고 진해시의 뒷동산쯤 되는 산 중턱, 

'천자봉 산길공원 샘터'에서 물 한 컵을 마시고, 뿔뿔이 흩어진 채 넓은 임도를 따라 안민고개를 향하여 발을 옮긴다.


가을의 단풍처럼 색이 고운 길옆의 남천 나뭇잎에 반하여 자꾸 멈칫거린다. 눈을 밟으며 춥게 다니다 따뜻한 지역으로 오니

계절이 완전히 다르다. 벚꽃 축제 소리가 금방 나오겠다.


16:15. 안민 생태교 도착. 안민 고개 위에 산에서 산으로 연결되는 동물들을 위한 다리가 있다. 고개를 중심으로

양쪽 모두 차선 하나는 주차장이 되어버린 상태이니 짐승들이 다리에 접근을 할 수있을라나 모르겠다.

도착 못한 회원 분들 기다렸다 함께 음식점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저녁식사.

 

18:00. 푸근한 인심과 많은 대접을 받고도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린 채 먼저 일어서서 서울을 향해 출발. 

 새로운 님들 만나 뵈어 반가웠고, 고마웠습니다.


2006. 3. 4.(土). 창원의 웅산을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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