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 출발. 08:00. 치악 휴게소. 아침 식사, 10:40. 거리가 멀어 피재에서 한 번 더 잠시 휴식.
11:00.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세다. 건의령 터널 공사로 먼지 나는 길을 寒衣嶺(한의령 또는 건의령)까지 걸어 오른다.
<태백 상사미에서 삼척 도계로 넘어가는 고갯길로 巾衣嶺이라고도 한다. 고려 말 때 삼척으로 유배 온 공양왕이
근덕 궁촌에서 살해되자 고려의 충신들이 이 고개를 넘으며 고갯마루에 관모와 관복을 걸어 놓고
다시는 벼슬길에 나서지 않겠다고 하며 고개를 넘어 태백 산중으로 몸을 숨겼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유서 깊은 고개이다.
여기서 관모와 관복을 벗어 걸었다 하여 관모를 뜻하는 巾과 의복을 뜻하는 衣를 합쳐 건의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건의령 들머리 안내판에 쓰여진 내용이다.
건의령에서 밋밋한 오르막을 올라 숲 속으로 들어서니 산철쭉 잎에 탄저병인지 노란 점무늬가 많은 걸 보니 안타깝다.
통기가 덜 되어 그럴까? 숲 속이라 바람은 없고 녹음이 우거진 숲이라 땅은 부드러워 밟기엔 좋다.
11:30. 푯대봉(1010m). 푯대봉 삼거리에서 0.1km 떨어진 곳을 일부러 가 잡목 속에 묻힌 삼각점을 확인하고 돌아서서
삼거리에서 올라온 길 우측 바로 옆 동쪽으로 내려선다.
11:45. 신갈나무와 산철쭉 숲 오솔길에 바람과 새소리가 있어 한층 시원하다.
이런 길만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백두대간 길의 또 다른 맛을 느낀다.
12:00. 떡과 과일 간식. 밋밋한 오솔길에 여름을 향해 달려가는 초록 속에 묻혀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니
목장 터 울타리용 철사가 나무를 파고든다. 철사를 빨리 제거해 주면 좋으련만...
울타리를 지나 통나무 받침 계단인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섰다 내려서서 높이가 비슷한 작은 봉우리 세 개를 더 오르내린다.
구부시령까지 가는 동안 여러 개의 팻말이 오솔길의 방향을 잘 가르쳐주고 있어 설치한 분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걷는다.
질경이 고사리 우산 나물, 당귀 천남성 등 각종 산나물과 약초가 많다. 여름 꽃들도 많이 보인다.
13:15. 다시 통나무로 받친 계단을 만나 올라서서 잠시 쉬고 다시 오른다. 바위 계단의 가파른 오르막에
많은 개미 떼의 이동이 있다. 큰 비가 오려나보다.
13:55. 1055m 정상에서 중간 팀과 후미 팀이 함께 즐거운 오찬을 나누고 다시 걷는 길은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고사리과의 관중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예수원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산철쭉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오솔길을 지난다.
14:00. 구부시령(1007m). 평평한 곳에 돌무더기가 쌓여있고 다른 산악회에서 높이를 써 놓았다. 태백 하사미의 외나무 골에서
삼척 도계읍 한내리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옛날 고개 동쪽 한내리에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여인이 살았는데 서방만 얻으면
죽고 또 죽어 무려 아홉 서방을 모셨다고 한다.>그래서 아홉 남편을 모시고 산 여인의 전설에서 九夫侍嶺이라 하였다고 한다.
신갈나무 고목 아래의 싸리 가지를 헤치며 전진한다. 덕항산까지 1.1km의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
14:30. 덕항산(1071m) 정상. 산불 감시초소와 삼각점과 사각기둥의 표지석이 서있다. 커다란 나무들로 조망은 한 쪽만 보인다.
태백 하사미와 삼척 신기면의 경계로 산 전체가 석회암으로 되어있어 아래에 유명한 환선동굴과 크고 작은 석회 동굴들이 있다.
능선 따라 가는 우측으론 주의 표시 ‘낭떠러지’ 팻말이 곳곳에 꽂혀 있고, 멀리 골짜기 아래로 환선 동굴 입구 주차장이 보인다.
14:40. 쉼터. 우측으로 골말, 좌측으로 예수원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 이다. 능선 우측의 급사면에
낭떠러지 추락 방지를 위해 작은 기둥에 밧줄이 매어있다. 산철쭉 터널을 벗어나니 우측 멀리 산 하나가
모두 벗겨져 있다. 다음 구간에 걸어야 할 산봉우리가 채소밭으로 변한 곳이다.
15:15. 환선봉 (1079m). ‘幻仙峯’이라 새겨진 돌과 일명 ‘지각산’으로 표시한 코팅지가 나무에 달려 있다.
다시 잡목 숲길로 들어서고 헬기장을 지나 자암재에 이른다.
15:50. 자암재. 산에 있는 이정표엔 장암재라고 표시되어 있다. 오늘의 백두대간 종주는 여기서 마치고 환선굴로 향한다.
쇠기둥에 매어진 굵은 밧줄을 잡고 급경사면을 힘들게 내려서니 경치가 빼어나다.
온 산이 암석으로 이루어진 비경을 제 2전 망대에서 감상하고, 제 1전망대로 자리를 옮겨 뾰족한 봉우리들을
다시 한 번 바라본 후 기다란 철 계단을 내려서고, 천연동굴을 통과하여 급경사 철계단을 또 내려딛는다.
16:45. 가파른 돌길을 지루하게 내려딛는 날씨는 좋으나 하산 길이니 망정이지 이곳을 산행 들머리로 잡았다면
너무 급경사라 못 오를 뻔 했다. 갈림길에 도착하여 다시 환선굴 방향의 철계단을 오른다.
16:50. 해발 480m 산중턱에 있는 환선굴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천연 기념물 제 178호)은 총 연장 6.2km로 추정되는
동양 최대의 석회동굴로 동굴 안에 여러 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계곡이 있어 잘 만들어진 통로를 따라 걸으니
추울 정도로 서늘하여 산에서 흘렸던 땀이 모두 들어가 버린다. 천정에는 종유석 군이 많이 매달려 있고 각종 모습으로
생긴 곳마다 이름을 붙여 놓아 구경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부지런히 둘러보고 나왔는데도 굴 내부가 넓어 40분이 넘게 걸렸다.
내려오다 민속자료인 너와집과 통방아를 보니 예전 출사 때 힘들게 찾아 왔던 생각이 난다.
18:00. 주차장 도착. 오늘의 산행 소요시간 6시간.
2006.6.20(火). 백두대간 33-1구간을 종주하다.
(건의령~푯대봉~구부시령~덕항산~환선봉~자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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