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있되 거리를 두라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치 마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얼굴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두되
한 쪽의 잔만을 마시지 마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 쪽의 빵만을 먹지마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 혼자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에 묶어 두지는 마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있지는 마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 자랄 수 있지 않는가
사랑은 아프게 하기 위해서도 존재 합니다
칼릴지브란
사랑이 그대를 손짓하여 부르거든 따르십시오
비록 그 길이 어렵고 험하다 해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품을 때에는
몸을 맡기십시오
비록 사랑의 날개 속에 숨은 아픔이
그대에게 상처를 준다해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하거든 그를 맏으십시오
비록 사랑의 목소리가 그대의 꿈을
모조리 깨트려 놓을 지라도
왜냐하면
사랑은 그대에게 영광의 왕관을 씌워 주지만
또한 그대를 십자가에 못 박는 일도
주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그대의 성숙을 위해 존재하지만
그대를 아프게 하기 위해서도 존재 한답니다
사랑은 햇빛에 떨고 있는 그대의
가장 연한 가지들을 어루만져 주지만
또한 그대의 뿌리를 흔들어 대기도 한답니다
칼릴 지브란
아름다운 이름이고 싶네
차가운 바람 속에 그대 서 있을 때라도
그대 마음 따뜻하게 채워드릴 수 있는
그대의 사람이 되고 싶네
우리 서로에게 어려운 사람이길
바라지 않는 까닭에
그대 말하지 않는 부분의 아픔까지도
따뜻이 안아 드릴 수 있다면 좋겠네
그대 잠드는 마지막 순간이나
그대 눈을 뜨는 시간 맨 처음에
문득 그대가 부르는 이름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우리 서로의 가슴 안에
가장 편안하고 가까운 이름이 되어
변하지 않는 진실한 이름이 되어
변하지 않는 진실로
그대 곁에 머물고 싶네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소설가
1883년 12월 6일~931년 4월 10일
레바논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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