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 01:30. 서북능선 - 02:45. 끝청 - 04:50. 끝청 갈림길 - 5;30. 소청 - 05:45. 소청 대피소 - 06:00. <아침 식사>
봉정암 - 06:35. 수렴 산장 - 13:50. 백담사 - 16:00. <산행 소요시간 14시간.>
안개 속 미로 같은 등산로의 진흙탕물을 튀기며 밤새 걸어 바지와 구두가 억망진창.
한계령에서 01시 반 출발, 봉정암 06시 반, 현재 산행 시간 다섯 시간 째. 갈 길은 이제부터 시작인데...
용아 능선에 올라, 두 번 만났었던 공룡능선과 먼저 반가히 인사를 나누고.
낭떠러지를 힘들게 내려섰다 다시 능선으로 오르는 곳. 중간 쯤 올라 힘들어 잠시 쉬고, 다시 오르는데 발이 자꾸 미끄러 진다.
아래에 있는 분 불러 올려 발좀 받쳐 달라고 부탁. "대단히 감사 합니다."
※. 뒷얘기
이곳을 오르다 미끄러지며 잠시 순간적으로 줄에 대롱대롱 매달렸었다.
내 몸과 가방을 더한 무게가 50kg는 넘지 않을까 싶다. 무의식 중에 두 팔에 온 무게가 실려 산행 후 사흘정도 아파했다.
그. 러. 더. 니
오십견으로 오른쪽 어깨가 아파 정형외과 다니고, 침 맞으러 한방병원 다니고,
비싼돈 주고 지압 받으러 다니며 고생하던 팔의 통증이 싹 다 나아 버렸다. ㅎㅎㅎ
오십견은 운동 부족에서 온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치게 되었다.
오르는가 싶으면 내려가고, 내려가는가 싶으면 또 올라가고. 올랐다 내렸다 반복하며...
내려서서 바라보니 바위 오른쪽은 천길 만길 낭떠러지,
저 바위 위, 사람이 없어 뒤에 오는 生面不知 남자분 기다렸다가 "먼저 내려가셔서 저 좀 도와 주실래요?" 부탁하고 내려 섰다.
"발로 딛었던 자리 바위 홈을 두손으로 잡으시고, 왼쪽으로 돌아 보세요" 일일이 지시대로 내려서는데
발 놓았던 자리 두 손으로 잡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그리고 아래에 발 디딜 곳이 보여야 말이지...
고맙단 인사 정중히 하고 헤어져 잠시 쉬고 있으니 모르는 이 혼자 오더니 이내 낭떠러지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위에서 볼 땐 분명히 그 쪽이 내려가야 할 곳으로 보인다. 나도 아래에서 쳐다보며 배운 대로 가르쳐 주니 그 또한 마음이 흐믓.
사진 속 주인공, 손으로 잡은 곳이 발 딛었던 자리. 저곳에서 곧장 내려서면 딛을 곳, 잡을 곳이 없어 발을 왼쪽으로 옮기라고 가르쳐 주었다.
앞에 가는 사람 쳐다보며 배우고, " 죄송하지만 저 좀 도와 주실래요?"
염치 불구하고 곳 곳에서 내려 설 때마다 만나는 이에게 도움을 청했다.ㅋㅋㅋ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재도 안전 인지라.
밟고 지나온 봉우리들 배경. 산행 시간 아홉시간 반 째, 뒤에 오는 일행 기다릴 겸 잠시 휴식을...
용아릉에서 제일 겁 난다는 일명' 개 구멍' 전문 대장님들 실력 발휘 하는 곳. 위험한 곳이라 눈치 봐 가며 살작 살짝 눌러댔다.
아래의 큰 바위 위에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동판이 더 겁을 준다.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듯
그대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어
용아의 웃음위에 함빡 피어난
가을 꽃의 향기처럼 스러진
우리의 산 친구 金 ** 이여,
하루 종일 솔향기 펴서 나르는
설악의 바람과 함께 자유로이 훌훌,
그대의 넋이여 1982.*.*. '
(동판에 쓰인 내용)
먼저 내려간 전문 대장님, 내려오는 사람마다 잡을 곳과 발 디딜 곳을 가르쳐 준다. 내려서서 줄을 잡고 발을 옮기니..,
제일 무섭다는 곳. 다른 팀 대장님이 때 맞춰 와 도와 준다.
위에선 다른 팀 대장님이 내려가는 사람들 가방을 잡아주고, 아래에선 우리 대장님이 안전하게 보살핀다.
그래도 무서워서 다리가 덜덜...아래가 낭떠러지라 공포를 더 준다.
이곳을 내려서면 아래, 위 바위 사이로 2~3 m? 발을 옮겨야 하는데... 평지라면 충분히 다닐 수 있는 넓이이건만, 아래가 낭떠러지라서...
"밧줄을 두 손으로 꽉 잡으세요, 엉덩이는 뒤로 쭉 빼시고, 다리는 무릎을 쭉 펴서 힘을 주시고,"
고소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못 다니겠다. 카메라에 자꾸 손이 가는 걸 많이도 참았다.
힘들게 발을 옮겨 내려서면 또.. 아래 노란 줄을 잡고 앞으로 가 , 오른쪽을 딛고 올라서서 바위를 넘어가야 한다.
그렇게 내려서면 또 내려가야 하고
미끄러질 것 같은 바위.
"왼 발을 바위 끝에, 조금 더, 조금 더, 오른 발을 건너 옮긴 후에 줄을 잡고, ..."
왼 발은 어디에, 오른 손은 어디를, 오른 발은 어디에, 왼손은 줄을 어디 만큼 감아쥐고 살살 풀어가며.."
아래에서 일일이 지시하는 대장님의 말대로 .
뒷 사람 차례,
아래에서 대장이 기다리고 있어도 무서워서 벌 벌, 선뜻 내려서질 못한다.
올라 간다면 바위가 다 보여서 좋을 텐데, 내려 설 땐 바위 아래의 모습이 전혀 보이질 않아 더 무섭다.
앞에 가는 사람과 뒤에 오는 사람은 찍을 수 있어도 정작 본인은...
무서워선 선뜻 내려서질 못하니 릿지 전문 대장이 시범을 보인다.
그러나
다리 길이가 짧은 여자들은 그렇게 하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신발 바닥은 자꾸 미끄러지지, 평소에 릿지 한 번 안 해봤으니...
전문 대장 서너 명이 요소 요소에서 기다리며 도와 줘 오늘도 무사히. 감사 합니다.
현재 산행 시간, 열 두 시간이 되어가는데 겁주는 뜀 바위가 있는 옥녀봉이 또 남았다. 비는 살살 내리고, 바위도 미끄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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