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우 스키복과 용품 준비.
달 포 전쯤, 저녁 식탁에 둘러 앉은 자리에서
"엄마, 나 던 점 주시면 안될까여? 꿔주지 말고 공짜로.ㅎㅎ"
"어디에 쓸건데? 얼마나?"
"어디에 쓰는건 비밀에 부치고, 그냥 한번 주심 안될까여?"
"아들은 믿지만 그렇게는 못하지이~, 엄마도 알고 싶으니까. 가뜩이나 공짜라며? 얘기 다 들어 보구 합당하면..."
제 어미가 재벌가 마님이 아닌걸 뻔히 알면서 농담삼아 한 마디 던진 말인데도 에미 마음엔 걸린다.
도대체 어디에 쓰려고 그러지? 무슨 일이라도 있나? 여지껏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마음에 걸려 며칠 후에 다시 물으니,
"으~응, 스키 회원권~, 몇 년을 그냥 다니니까 꾀가 나여~.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니까
리프트 순서 기다리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너무 추워요, 스키 타는 것도 몇 번 못타요.
회원권이 있으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스키도 많이 탈 수 있어요.
이젠 원우도 데리고 다녀야 되는데 어쩔까 망설이고 있는 중이에요."
"그럼 원우 에미와 얘기 나눠 보마."
'아들이 추위에 떤다는데... 에미가 안줘도 어짜피 열심히 다닐테고,
이제는 손자까지 같이 다닌다는데...' 자식들 말이라면 엄마들의 마음은 왜 늘 약해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