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차 안에서의 guride. 지도 한 장씩 나눠주며
"십 여년 산행을 했어도 오늘 가는 산은 한 번도 안 가본 산입니다. 여러분 같이 길 찾아 봅시다."
근교 산행은 회원들이 원치않아 산행 계획에 넣질 못하고, 유명한 산은 많이 다녀 싫다 하고, 첫 산행지나 오지 산행을 원하는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려니 산악회 운영하기도 힘들겠다 싶다. 개인의 개성이 다 다르듯, 각 산악회 마다 색갈이 다르다.
보통 때 내게 묻는 이들이도 있다. "멀리 있는 산 보다 가까운 근교 산행이 몸에 무리도 안 가고 좋지 않느냐?"고.
"차 타는 시간만 왕복 보통 10시간 이상이니 힘들지 않느냐?". 물론 힘 들지요.
근교 산행, 물론 좋지요. 산행이야 어느 산이건 다 좋고, 장 단점이 있게 마련이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근교 산행만 하다 보면 원거리 산행은 점점 힘들어지고, 그러다보면 나 같은 사람은 영영 못 가게 되지요.
나이 먹으며 젊어질 수는 없을 테니.그러니 지금처럼 다닐 수 있을 때 먼 곳도, 가까운 곳도 다 다닐랍니다."
남도여행을 하며 몇 번 지나 다닌 일이 있어 "호남선으로 가다 동광주 나들목에서 나가는 것이 가깝고 좋지 않을까요?" 했더니
기사님은 navigation이 화순 IC를 나타낸다며 새로 난 길로 가겠단다. 그곳까지 갈 필요가? 그러면 너무 많이 돌게 될 텐데...
그 길은 안 가본 길이라 더 이상은, 사공이 되기 싫어 말을 아꼈다.
navi.. 그것 믿기 어려울 때가 많던데... 장거리를 가다보면 고속도로 가까운 곳이나 길이 막히던 말던 시내 지름길로 안내 해줘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릴 때도 많다. 차 안에서도 보이는 백아산, 한우고기가 맛있는 백아산장, 배롱나무꽃이 아름답던
옹성산 아래의 독재터널, 운주사 가는 길... 한 번씩은 가 본 곳을 지나친다.
용암산엘 가 본 사람이 아무도 없어, 화순 군청에 문의 하고, 지나가는 길손에게 물어보고, 길 옆 파출소에서 물어보고...
아니나 다를까 가까운 길을 놔두고 빙빙 돌아 11시 반이나 되어 도착 했다. 게다가 다섯시간이 넘게 걸려 힘들게 도착한 곳은
계획했던 들머리 우봉리가 아닌 날머리 용암사 쪽이다.
용암사까지 잘 포장된 편한 길이 있지만 산행 거리가 짧아 산세를 봐가며 능선으로 오르니 나무들만 정신없이 얽히고 설켜 있고 길이 없다.
길도 없는 능선에 하필이면 가시 덩굴 수종이 왜 이리 많은지, 빨간 열매가 예쁘게 많이 달린 망개(청미래)덩굴, 잎이 가시로 된
상록수 노간주가 많아 얼굴까지 할퀴고 찌른다. 군데 군데 베어놓은 소나무 끄트럭에 걸리며 부딪쳐 정강이에 멍이 들고 핏자국도 났다.
가시덤불을 헤치며 한 시간 남짓 봉우리 하나를 올랐다 내려서니 용암사에서 오르는 오솔길과 만나진다.
숲 속에서, 나무 사이로 멀리 내려다 보이는 용암사를 당겨서 찍어 보았다.
용암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 안부부터는 등산로가 넓고 뚜렸하다. 앞 서 가던 선두 한 사람이 작은 봉우리를 먼저 탔음에도
오지 않아 기다려 본다. 정맥까지 모두 다 탄 사람이라 크게 걱겅 할 일은 아니란다.
지도에 나온 도덕산은 등산로 표시가 없을 뿐더러 채석장으로 변해 알아 보기가 힘들다.
능선 삼거리에 오르니 누가 이렇게도 애교스럽고 앙증맞은 낙서를 해 놨는지...
전망봉은 순 바위덩이들로 이루어진 곳이라 오르지 않고 더 높은 정상으로 향했다.
바윗돌 사이를 비집고 오르는가 하면,
낙엽에 덮여 군데 군데보이는 금오산성 터를 밟으며 오르기도 한다. 낙엽수가 많은 걸로 보아 여름에는 시원하겠다.
금전 저수지. 시원스런 전망을 내려다 보며 풍광을 감상하기도 하고,
다른 산 바위들과 완전히 다른 石質을 만져보며 바위 감상도 한다.
멋진 바위들로 이루어진 봉우리는 조망 또한 일품이다.
위 사진 왼쪽 푸른 숲 작은 산을 걸어 올랐다 내려서면 안부에 용암사로의 탈출로가 있다.
탈출로를 지나 우측의 갈색, 바위가 많은 산 능선으로 걸어와 뒤돌아본 모습이다.
정상을 향한 바위봉을 오르는 철 계단.
바위봉과 바위봉을 이어주는 용암산 구름다리.
친절하게도 큰길까지 안내 해주는 리본,
능선을 타고 하산 할 계획이었으나, 등산로가 불분명하여 불암사 방향으로 하산하며 돌아본 모습.
우봉리 마을의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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