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오 세영- 진달래꽃, 푸르른 봄날엔,

opal* 2008. 4. 9. 15:30

 

 

진달래 꽃
  
                오 세영 
  
  입술은 타고
몸은 떨리고
땀에 혼곤히 젖은 이마,

기다림도 지치면
병이 되는가,
몸살 앓는 봄밤은 길기만 하다.

기진타가 문득 정신이 들면
먼 산 계곡의 눈 녹는 소리,
스무 살 처녀는 귀가 여린데

어지러워라
눈부신 이 아침의 봄멀미.

밤새 地熱에 들뜬 山은
지천으로
열꽃을 피우고 있다.

진달래.

 

 

푸르른 봄날엔
  
                    오 세영 
  
  강가에 가면
깨진 사금파리로 남아있을까,
잃어버린 젊은 날의은구슬 하나,
꽃잎 하롱하롱 지던
봄날 저녁,
결별의 싸늘한 손 등 위에
떨어지던 눈물,
바다에 가면,
찾을 수 있을까,
마른 갯벌 위에서 반짝이던 소금기,
파르르 떨던 손가락에
끼워 준 금강석.

푸르른 봄날엔
江가로 가자.
그리운 봄날엔
바다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