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봉산
박 인걸
구름도 숨이 차
자주 쉬어 넘던
점봉 산 뫼 부리
가고 싶구나.
자작나무 늘어선
능선 길 따라
활짝 웃던 야생화
피었을 텐데
산바람 휘몰아쳐
울던 나무들
풍상이 길러낸
괴목(傀木)의 낙원
안개 속에 갇히어
방황하던 날
정상에 오르면
보이던 희망
관악산 登頂
박 인걸
서울 工大 뒷길을 따라
정상을 향하는 발걸음 천근이지만
절묘한 山勢에게 끌려
한 발 두 발 내 딛는다.
바람은 깊이 잠들고
산 새마져 어디론가 피한
짙은 안개 봉우리 휘감으니
전설 속으로 들어가는 듯
가파른 기암을 타며
아찔한 현기증이 스칠 때
한 발자국의 실수를 되뇌며
이마의 이슬을 닦는다.
절벽 틈새 산나리 꽃
내가 올 줄 알고 화장을 했을까?.
환하게 웃으며 맞아 주니
옛 애인을 만난 듯하다.
까맣게 보이던 정상이
손에 닿을 즈음에
때마침 부는 바람에 안개 걷히니
십년 체증까지 확 뚫린다
'詩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 병화 - 고개, 가을, 가을, (0) | 2009.09.12 |
---|---|
조 병화 - 구월, 늘 혹은 때때로, 개구리의 명상 (0) | 2009.09.02 |
조 병화 - 세월은, (0) | 2009.08.28 |
도 종환 - 천둥소리, 혼자 사랑 (0) | 2009.08.27 |
신 달자- 군중 속의 고독, 가을날 (0) | 2009.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