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日記

청량산, 연경산.

opal* 2009. 7. 24. 07:18

 

요즘 전화는 번호가 바뀌어도 자동으로 바뀐 번호로 직접 연결해줘 많이 편해졌다.

서비스 기간이 일년이라는 소리는 들었지만 자주 통화하지 않는 번호 몇 개를 골라 일부러 알렸다.

 

 

"전.번이 바뀌어 알립니다. ♬ 변함없이 잘 지내고 계시죠? or 날씨도 더운데 몸보신 한 번 해야죠?" 등 등.

 

사흘 전, 번호가 바뀌었다는 공통 공지글 뒤에 그룹 별로 다른 내용의 사족 붙여 문자 보냈더니

바로 답신이 오는가 하면, 전화를 걸어오는 이도 있어 지루하지 않게 작업할 수 있었다. 

목적은 '바뀐 번호 알림'인데 사족이 달라 그런가 어쩌다 오는 답신이 다양하다.

 

"양반은 확실히 못됨~ㅎㅎㅎ"

"내 얘기? 흉이라도 보고 있던 중?"

"엉~ 대충, 흉 절대 아님! 지금 보충 수업 있으니 나중에 다시 할께요~"

 

"다음 주엔 일이 있어 싸이판엘 갑니다, 다녀온 후에 연락 드릴께요." 

 

"몇 글자 더 누르면 알기가 쉽지요 잉~"

"바뀐 번호야 자동으로 떴을테고, 한 두사람도 아니고 새 전화기라 서툴기도 하고."

 

"지금 명동에 나와 있어요, 나중에 다시 연락 할께요."

 

"공짜폰여? 내 블러그에서 백두산 스크랩 해가시라는 문자는 보신겨? 메일이 안들어 가던데."

'공짜는 아니고, 어제 산행이 있어 아직 못봤어, 있다가 볼께. 오늘 첨 만지는 낯선 기기라 아직 문자도 서툴러."

 

<#### 번호변경>

- 000  ×××  ××××번은  000  ××××  ××××번으로 변경됐습니다.-

 

나도 모르는 바뀐 번호를 알려주는 몇 개의 답신이 있는가 하면

문자 보내다 말고 걸려오는 전화 받다 시간을 많이 보내기도 하니 내용 전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자동으로 알려주는 서비스 따라 가만히 있어도 될 일이지만 자주 통화하지 않는이도 있어 일부러 알렸다.

어떤 번호는 만난지가 오래되고 연락도 없으니 알려야 되나 말아야 하나 선별 해야하는 번호도 있다. 

 

"언제?" 작업 다 끝낸 후 다른 일 하는 중 늦게 문자오니 느닷없고 쌩뚱맞아 뵌다. 한참을 생각하다

"이번 주엔 시간 되는뎅~ 넘 덥다. 어젠 산에서 추워 혼났는데 ♪♪♣"

"내일도 모레도 오후 2시 이후에나 자유로운데, 어쩐다?"

"토욜은? 2시 이후엔 산에 가기 힘들라나? 시간 될 때 ☎주셈."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낼 둬시 넘어 갈만한 산이나 아니면 들판 또는 바다...  없을라나?"

 

그리고 그 다음 날인 오늘,  집에서 점심 식사 마치고 두어 시가 지나  조우,  들판을 달려 산도 있고 바다도 있는 곳으로...

 

청량산 아래 맥아더 기념관은 몇 번 갔어도 산행은 전에 한 번 했던 곳, 동네 뒷산 정도로 많이 높진 않다.

이번에는 들머리를 바꾸어 박물관 앞에서 오르니 전에 오를 때보다 조망이 꽤 좋다.

등산로도 큰 바위 군으로 되어 있어 곳곳이 전망대 노릇을 하니 산행 맛이 훨씬 다르다.  

아직 건설 단계인 송도 신도시와 바다 위로 길게 뻗은 인천 대교가 새롭게 등장하여 명물 노릇을 한다. 

 

바위 전망대가 정상 가까이까지 이어지니 조망 좋은 바닷바람 쏘이며 산행하는 맛이 기분을 Up 시킨다. 

정상에 있는 정자에 오르니 몇 년 전 이곳에 와 시산제 올리던 일이 떠오른다.

기념 한 장 남기고, 문학산으로 종주 할까하고 반대편으로 하산하며 보니 넓은 도로를 가로 질러야 되고,  

큰 도로와 아파트 사이를 헤치고 가야 되는 불편함이 있어 뒤돌아 다른 방향으로 하산 했다, 

산행 거리가 짧아 차 세워둔 곳까지 일부러 걷기위해 다른 방향으로 내려딛어 날머리 도착하니 

전에 올랐던 들머리, 지인 댁이 가까이 보인다. 그냥 지나치기 뭣해 전화 번호 찾아 누르니 금방 달려 나오신다. 

 

이런 저런 얘기 나누고 "밥 먹고 가라"는걸 그대로 인사하고 헤어져 차 갖고 다시 연경산으로 향한다. 

문학산엘 가기위해 전에도 한 번 고속도로 아래에 뚫린 토끼 굴을 몇 번 들락거렸는데

이번에도 한 번 실수 후 제대로 찾아 삼호현에 섰다. 

 

출발도 워낙 늦은데다 구름 잔뜩 낀 날씨라 일단 연경산부터 오른다. 

높지도 않은 산에서 길을 잃어 깜깜한 시간까지 헤메던 기억을 떠올리며 나무계단을 올랐다.

정상에 자리한 정자에 올라 얼음에 잠긴 시원한 수박과 얼음물로 목 축이며 흘린 땀 보충한다. 

 

하산 길, 전에 도깨비 홀려? 다니던 길들 중 한 곳을 택해 일부러 다시 들어섰다. 끝까지 내려가 보니 고속도로 위가 된다. 

가파른 통나무 나무계단을 다시 오르며 세어보니 나무 계단만 약 700여 계단이다.

두 사람을 만나 길 물어 보던 곳은 어느 길인지 지금도 분간이 안된다.

다시 한 번 땀 쭉 흘리며 올라서서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 취한 후 하산하니 몸이 개운하다.

 

삼호현으로 내려와 문학산 마저 오를까 하다 시간도 늦고 날도 어두워 생략,  연경산 통나무 계단으로 대신한다. 

바다 구경 가기엔 시간이 너무 늦어 산에서 바라본 인천대교로 대신하고,

집 향해 고속도로 찾아 달리니 러쉬아워 차량이 많다.

약식으로 산 바다 접하고, 집 근처로 와 중복 날 먹거리 이벤트로 개운하게 땀 흘린, 즐겁고 행복한 하루 감사 드린다.

 

일기를 다 쓴 후  전에 다녀온 생각이 나  뒤져보니... 어쩜 이럴 수가...

다녀온 지는 두 해 전, 똑 같은 날자에 같은 장소를~!!!  전혀 생각지 않고 갔는데... 우연의 일치일까, 필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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