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산행지로 알맞은 방태산, 출사와 산행으로 여러번 다녀온 산이다.
구룡덕봉의 꽃사진 비박 출사, 어두운 새벽길 혼자 달린 2단 폭포 출사, 멋진 설악 조망되는 주억봉 산행 등 등...
구룡덕봉, 주억봉, 푯대봉 개인산 등 몇 봉우리 전체를 일컬어 방태산이라 하지만 정작 방태산이란 정상석은 없다.
산이 깊어 계곡도 무수히 많은 산이다.
삼복더위로 힘든 때인데 태풍영향으로 구름많고 오늘 내일 중부 지방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비가 오면 폭우로 변해 계곡물 불어날까 걱정도 된다.
전에는 종주하던 코스를 이번엔 일부러 짧게 잡아 5시간 정도, 원점 회귀 코스인 계곡으로 하산하도록 했다.
차창 통해 멀리 보이는 강원도의 시퍼렇게 보이는 높은 산 허리 구름들이 한 폭 산수화를 연상 시킨다.
들머리 도착(09:45) 하도록 구름만 많아 잔뜩 흐린 날씨에 비는 아직 내리지 않는다.
짧은 산행을 위해 2진(총 45명 중 12명) 코스 택해 아스팔트 길 오르다 1진과 헤어져(10:05) 계곡으로 향하니
울창한 숲과 계곡물 소리, 원시림을 방불케하는 숲은 더위를 싹 가시게 서늘하여 나오던 땀이 도로 스며든다.
완만한 경사에 너덜 길, 돌에는 이끼가 많이 끼었다. 숲이 울창하여 맑은 날에도 햇살 보기 힘들겠다.
계곡물 따라 오르며 한 계곡을 이리 건너고 저리 건너며 일곱 번까지 센 후 잊어 버렸다.
오랜 세월 동안 어느 곳은 길이 계곡으로 변해 물에 잠긴 곳은 가파른 산으로 올라 돌아야 한다.
작은 폭포들도 곳곳에 많아 어느 폭포 앞에선 냉장고 문을 열고 서 있듯 서늘한 바람이 냉기를 느끼게 한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삼복 더위에 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 순간들 인지...
심호흡으로 음이온 청정한 공기를 폐 깊숙히 들이 마시며 한 발자국씩 떼어 놓을 때마다 감사 드린다.
서두르지않는 걸음으로 좋은 공기 맘껏 마시며 삼삼오오 일행들과의 담소로 지루한 줄 모르고 오른다.
오르다 힘들면 잠시 쉬며 맛있는 간식 나누어 먹고 마시고, 사진도 찍고... 여유있는 산행이 즐겁다.
산행 출발 두 시간 조금 더 지나니 나뭇잎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들린다, 정상은 조금 더 가야 하는데..
아무리 여유있게 걷는다지만 1진이 정상 도착하기 전에 먼저 가야 한다며 오르고 있는 참이다.
2진 코스 깃대봉 정상까지 전체 7km 중 6km를 넘게 올랐다. 조금만 더오르면 조망 좋은 정상이다.
나뭇잎에 먼저 떨어진 빗방울들이 모여 다시 떨어지는 빗물이 굵고, 나뭇잎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점점 커 진다.
맨 뒤에서 사진 찍으며 오르고 있는 중인데 2진 선두에 가던 산님 뒤돌아 내려온다.
"아니 왜 벌써 내려오세요?"
"비가 많이 와 계곡물 불어나면 큰일 나요, 비 내리는게 심상치 않아요."
"다른 사람들은 요?"
"다 내려와요, 그냥 돌아 서세요."
"그래요, 그러면 같이 가요."
심산의 깊은 계곡, 폭우가 염려되어 할 수 없이 정상엘 못가고 돌아 선다.
꼴지로 가던 사람 돌아서니 첫째가 되었다. 시계보니 12시 반.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숲은 점점 어두워 진다.
두 시간 반 이상 올라섰으니 그대로 내려가도 산행시간 4시간 이상은 된다, 여름 산행으론 알맞은 시간이다.
빗물에 젖은 바위가 미끄러워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한 발 한 발 내려 딛으며 심호흡 한다.
이렇게 숲 냄새 가득찬 싱싱한 맑은 공기를 언제 어디서 또 마셔보나, 아쉬운 마음 가득하여 말 수도 줄여가며 조심 조심 걷는다.
배낭 커버만 씌우고 걷다 비에 젖어 저체온증 올까 걱정되어 가벼운 우비로 무장, 뒤에 올 1진들이 걱정된다.
카메라와 전화기 물 안 닿게 포장하여 가방에 넣고 사진 찍는 일 자제 한다.
설악산 산행 때 카메라에 비 맞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었다.
거의다 내려와 1진과 헤어져 오르던 아스팔트 도로 도착하여 오를 때 보았던 음식점으로 들어섰다.
비가 내리는 바람에 점심 식사를 못했다, 간식으로 초벌 요기를 한 덕에 배고픔을 잊고 내려왔다.
일단 낙지와 전복 넣은 닭백숙 하나 시켜 놓고 일행들 내려오는 대로 더 시키니 닭은 새로 잡아야 하고
1시간 이상 걸린다며 민물 생선 매운탕을 권한다. 준비했다 못 먹은 배낭 속 도시락 꺼내 함께 입맛 즐긴다.
2진 식사 끝날 무렵, 비 맞으며 산위에서 식사했다는 1진들도 무사히 도착하여 매운탕 더 시켜 넓은 식당에서
간단하게 막걸리와 소주로 하산주 파티? 후, 하산 약속 시간 지켜 귀가행 차에 오른다.
서울에서는 폭우가 내려 산행 걱정 된다는 저마다의 식구들과 연락으로 즐거운 표정들이다.
늘 행복할 수 있도록 건강 주신 부모님과 식구들, 주위 여러분과 자연에게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