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모임에 나가며 손목시계를 보니 집 시계 시간과 다르다. 어떻게 된거야 하며 자세히 보니 바늘이 멎어 있다.
양재역 근처에서 점심 모임 끝내고 청량리로 가는 길에 여유가 있어 종로 3가 역에서 내렸다.
쥬얼리 쇼핑센터가 즐비한 골목으로 들어가 시계 고치는 집을 찾았다.
손목에 있는 시계를 풀어 보여주며 "시계가 멈춘 줄도 모르고 차고 나왔는데 좀 봐주세요." 했다.
시계 뒷면을 열더니 "이 시계 한 번 열었었네요." 한다.
"아니요, 한 번도 안 열어 봤는데요?."
"열어본 흔적이 있는데요?"
"아닌데, 몇 년 전에 사서 차고 처음 있는 일 이에요."
"아줌마가 우기시니까 할 말은 없는데... " 어쩌구 저쩌구 하며 배터리를 빼내곤 책상 위에 있는 배터리를 넣는다.
주인이 그렇다면 그런가보다 하고 고쳐주면 될 일을 나더러 우긴다며 언성을 높이니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
바꿔 넣었던 배터리를 도로 빼내며 퉁명 스럽게 한마디 던진다. "이 시계 안 가요."
"배터리가 다 되어 멎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요?"
"예, 배터리 넣어 봤잖아요, 안가요."
"그럼 뭐가 고장 났을까요?"
"부속이 고장 났어요. 부속 다 꺼내서 만져봐야 알아요."
"그럼 금방은 안되겠지요?"
"예, 맡겨놓고 가야 되요."
"그럼 오늘은 그냥 갖고가고 다음에 다시 올께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첫마디부터 우긴다고 시비? 걸며, 배터리도 새 것을 넣은 것도 아니고 책상 위에 뒹구는 것 넣고는
시계가 안간다고 하길래 내심 언짢았던 참이라 오히려 잘 되었다 싶어 그대로 들고 나왔다 .
* * *
손목에 시계가 없어도 큰 불편 없이 지낼 수 있어 그대로 방치하다 다른 볼 일이 있어 동네에 나가며 들고 나갔다.
"이 시계 좀 봐주실래요? 배터리가 다 되었는지 바늘이 멎었어요"
"어디 줘 보세요." 하며 건네 받더니 새 배터리로 갈아 끼운다.
"배터리가 다 되었네요, 되었어요, 이젠 잘 갈꺼에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얼마죠?"
"삼 천원 입니다."
"감사 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짧은 시간에 적은 액수로 고칠수 있는 것을, 많은 시간과 교통비 들여가며
고장난 것도 아닌 것을 큰 돈 주고 고칠 뻔 했으니... 그대로 갖고 오길 얼마나 잘 한 일인지...
산에 다니며 돌에 부딪치기도 하고 비 오는 날도 차고 다니며 아끼지 않고 마구 대했으니 고장이 날 만도 하다.
2년 전 5월 지리산 산행 땐 노고단 대피소에서 1박하며 화장실 세면대에 두고 왔다가 나중에 찾은 일도 있었다.
이 시계는 몇 년전인지 지금은 기억이 흐릿한데, 제주도 다녀오며 공항 면세점이 새로 생겨 구입을 했다.
그날로 바로 차고 다니며 바늘이 멎은 일은 처음있는 일인데 나더러 열어 봤다며 우기다니, 나 원~ 차~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