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오늘도 계단 걷기,
7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 18계단을 오르면 2층, 2층부터 16층 옥상까지는 16계단씩.
모두 합하면 242계단, 왕복이면 484계단, 이 계단을 10회 왕복하면 4840계단이 된다.
여름엔 두 번만 올라도 옷이 흠뻑 젖으므로 두건이나 머리띠는 필수,
한 손에 1Kg짜리 아령을 들고 걸으니 가능하면 면 장갑,
목에도 수건을 걸치는게 도움 된다. 낮은 운동화에 양말은 두꺼운 것을 신는다.
밖에서 혼자 걸을 땐 가능하면 빠른 속도로 걷는다. 어젠 거리가 좀 있는 미용실에 빠른 걸음으로 다녀왔다.
그제 많이 걸은 후유증인지 왼쪽 종아리가 찢어지듯 아프더니 올 때도 마찬가지다.
오늘도 통증이 오면 어쩌나 걱정하며 걸어보니 처음에 내려 딛을 때만 통증이 오더니 이내 괜찮아졌다.
전에는 내려 딛은 후 2층에서 오를 때와 10층 지나 오를 때의 힘듦의 차이가 컸었다.
1회 땐 2층에 오를 때나 15층에서 옥상으로 오를 때 별 차이 없더니 다섯 번쯤 오르고 나니 속도 차이가 난다.
'양손에 쥔 아령만 없어도 덜 힘들 것 같은데...' 요령 피워보고 싶지만 어림 없는 생각,
두 팔과 어깨에 더 무거운 짐 안 진 것만을 다행으로 여기며 오른다.
일곱 번 오른 후 거친 숨 내쉴 겸 창 밖 하늘 올려다 보니, 소나기 한줄기 시원스레 쏟아부은 낮은 먹구름,
하늘에 멋진 무늬 그리며 바람에 쫓겨난다.
행주대교 교각 위 난간 꼭대기 시설물이 뒷동산 나뭇가지 사이에서 숨바꼭질 하잔다.
잠시 고개를 뒤로 젖혀 하늘을 보는 순간은 왜 이리 행복감이 느껴지는지,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건만 하늘 쳐다보는 일 없이 사는 날이 너무 많다.
건강한 육신으로 큰 욕심 없이 하고픈 일 하고 사는게 제일 행복이려니...
얼마 남지 않은 미래의 삶은 오늘을 어떻게 지내느냐에 달렸음이다.
옆에 섰는 15층 짜리 건물 바라보며 머리 속으로 10여동을 위로 이어 붙여 봤다.
상상이 안가는 높이를 올라갔다 내려오고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행복이 느껴진다.
한층 높이가 대략 2.5m이면 15층×2.5=37.5m , 37.5m×10번= 375m,
그러나 산 높이로 치면 별 것 아니게 느껴진다. 직선과 사선의 차이 이리라.
열 번째 올랐다. 두 번 쯤 더 오를까 생각했는데 몸에서 거부를 한다. 욕심은 금물.
그래 오늘은 내가 졌다, 다음엔 더 많은 횟수로 이겨 줄테다. ㅎㅎ
오늘도 한 시간 반짜리 행복을 중얼대며 계단을 내려 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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