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k 5. 산행 3일 째, Horombo Hut 주변에서 고소 적응 하는 날
호롬보 헛(3720m)에서 얼룩발 바위 거쳐 마웬지봉 갈림길(4200m)까지 올랐다가 다시 호롬보 헛으로 내려온다.
호롬보 헛에서 첫 밤을 지내고 일어나니 해는 이미 떠 올랐다,
밤에 화장실 드나드느라 잠을 설치기도 했지만, 오늘은 고소 적응을 위해 산장 주변을 오르내리는 날이라 마음이 편하다.
수시로 바뀌어가며 아침 햇살에 붉게 물드는 구름의 모습들.
밤에 잠시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키보봉과 마웬지봉이 설산으로 변했다.
아래 우측 사진은 가끔씩 생기는 고산증 환자 이송용 리어카 이다, 들것처럼 생기고 아래에 바퀴하나,
양 옆에 가이드 세 사람씩 6명이 잡고 키보봉에서 이곳으로 줄달음질로 급히 뛰어 내려온다.
한 번 사용하게 되면 가이드 한 사람 당 20$씩, 모두 120$의 비용이 든다.
설산으로 변한 Kibo봉. 사랑하는 사람 말없이 멀리서 바라보듯 매일 바라보기만 하고 있다.ㅎㅎㅎ
현재 날씨 쾌청하고, 바람 한 점 없이 좋다. 종일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며칠 지내며 보니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비가 내린다.
오늘 아침 메뉴는 미역국, 우리가 준비해간 재료로 여자 대원이 쿡들과 같이 식사준비를 했다.
설은 밥이 싫기도 하거니와 기름기 많은 음식을 속에서 거부하기에 속 달래느라 따뜻한 미역국에 단단한 누룽지를 넣어 간단히 먹었다.
사진 아래는 세면대, 양치질이나 세수는 괜찮지만 광물질이 많이 섞여있어 음수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아침 저녁 기온이 낮고 물이 차가워 세수 하기도 겁나 산장 안에서 화장 지우고 물휴지로 얼굴을 닦는다.
먼지나 공해가 없어 깨끗하기 때문에 괜찮다, 감기 걸리지 않도록 최대한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
목 둘레에 흰 무늬가 있는 이곳 까마귀도 사람 음식에 길들여졌는지 산장 주변에서 어슬렁 거린다,
산장 위로 오솔길을 오르면 갈림길이 나타난다, 좌측은 키보봉, 우측은 마웬지봉 가는 길(우측으로 키보봉을 갈 수도 있다).
오늘은 고소 적응을 위한 날이라 우측으로 오른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걷지만 말이 산책이지 고도가 높아 걷기도 힘들다. 제브라 록은 3.4km. 마웬지 언덕까지 다녀오게 되므로 거리가 길고 내려올 땐 왼쪽 길로 온다.
관목 사이로 난 돌 길을 천천히 오르며 고도를 서서히 높여간다.
언덕을 오르며 우측으로 바라본 Mawenzi 봉(5149m). 아래 늪지에 무리지은 시네시아(Scinecia)가 보인다.
첫날은 밀림, 어제는 관목, 오늘 걷는 주변은 키 작은 나무와 용암으로 되어있다. 고도가 높아지는 대로 구분이 뚜렷하다.
사진 가운데 노란 바지가 선두 가이드, 본인 앞에 나서면 절대로 못가게 막는데,
앞에 먼저 가서 사진 찍는다며 잠깐 추월하면 봐준다.ㅎㅎㅎ 용암지대를 오르는 가이드들과 대원들.
언덕을 올랐다 내려서니 이런 늪지가 있다. 풀을 밟는데도 잘못 딛으면 신이 젖는다. Scinecia가 넓게 군락을 이루며 살고 있다. 키가 5m까지 자란단다.
늪지를 지나 오르막, 그렇게 쾌청하고 좋던 날씨가 금방 구름이 몰려 온다.
얼룩말 같이 생겼다하여 '얼룩말 바위'
Zebra Rocks.(computer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단어에 마우스 올리면 해석이)
대장님이 "힘들면 가이드에게 배낭 맡겨도 된다"기에 가이드 한 사람에게 물어보니 "도와 주겠다" 한다.
"내일도, 모레도 괜찮다"며 도와줄 수 있으니 부탁 하란다. 내 배낭을 메고 있는 가이드 Sinai.
제브라 록에서 기념 남기고 다시 행군, 아래로 내려 갔다가 앞에 보이는 언덕으로 다시 올라서야 한다.
Everlasting Flower(영원의 꽃)라 불리는 흰 꽃과 용암으로 덮힌 지대.
관목지대에서 용암지대로 바뀌고 더 오르면 사막화 되어가는 황토흙 지대를 만나게 된다.
저~ 아래 파란 지붕이 보여 물어보니 화장실 이란다.
내일 가서 쉬게 될 '키보 헛'이 보인다기에 앞에 보이는 Kibo봉을 Zoom in 해봤다,
육안으로 빤히 보이는 걸로 봐서는 금방 갈 수 있을 것 같기만 하다.
오늘 가야할 곳은 마웬지봉 갈림길. 길도 없는 곳에서 돌을 밟고 다니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앞에서 내려서며 뒤따라 오는 일행들 찰칵, 내 배낭을 멘 가이드는 카메라만 들이대면 있는 폼 없는 폼 다 낸다.
얼룩말 바위까지 오른 후 다시 쉼터가 있는 곳까지 아래를 향하여.
키보봉 가는 도중 마지막 습지. 식탁과 화장실이 있는 걸로 보아 식사하며 쉴 수 있는 쉼터지만 그냥 지나친다.
마지막 물을 만난 습지와 쉼터. 화장실 내부도 한 컷.
점심 식사는 하산하여 호롬보 헛에 가서 먹어야 하므로 그대로 지나쳐 다시 오르막을 오르니 또 숨이 차다.
마웬지 갈림길 (해발 4114.8m)이 가는 동안 구름이 요술을 많이 부린다.(1ft=0.3048m, 13500×0.3048=4114.8m)
드디어 마웬지 능선 갈림길(Mawenzi Ridge, 해발 4,115m). 내일 가야할 키보 헛(Kibo hut) 높이는 4700m이다.
현재 이곳 해발 높이가 말레지아 키나바루 정상 로우 픽 보다 20여 m 더 높다. 역시 숨차고 힘들다.
마웬지봉 갈림길 능선에 도착하니 구름이 잔뜩 몰려와 키보봉을 감춘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만 잠깐 볼 수 있었다.
잠시 기다렸다가 구름 살짝 물러난 후에 인사 나누고 뒤돌아 하산.
아침 식사량이 적은데다 점심 시간이 기우니 하산 길엔 배가 고프다. 빤히 보이는 길 이건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내일 이 길을 또 걸어 올라야 한다.
오르던 곳이 아닌 키보봉 하산 길로 내려오며 만난 습지. 적은 양의 물이 흐르고 있다.
이곳엔 더 많은 시네시아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일부러 잘 가꾸어놓은 화원 같다. 자연 그대로의 예술!
마웬지 능선에서 구름에 가려진 키보봉과 인사 나누고 내려오며 위에서 바라본 호롬보 헛,
움브웨(Umbwe)루트의 바랑코 캠프나 , 정상까지 직선으로 뻗어 가장 가파른 무웨카(Mweka)루트의 바라프 헛으로 가는 갈림길 이정표.
방갈로 건물들은 태양열을 이용하여 전기를 사용한다.
아침 08시에 출발하여 오후 1시 도착, 예상보다 더 걸린 5시간 산행. 늦은 식사에 허겁 지겁.
오늘 아침엔 침낭을 개지 않고 어제 밤에 잤던 침상을 그대로 사용하니 편하다.
아침마다 덩치 큰 침낭(거위털 1.5kg)을 개어 작은 주머니에 넣기 힘들어 옆 침상의 남자분한테 부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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