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를 하루에 다녀 왔듯 달마산도 당일 산행이라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른 05:00 출발.
군산 휴게소 도착(07;45)하도록 부족한 잠 메꾸고, 시간 절약을 위해 차 안에서 아침식사.
고속도로 종점 목포를 지나고, 웰컴 땅끝 해남 땅을 달린다.
송천리를 들머리 잡아 1진은 달마산 정상을 거쳐 도솔봉까지 종주, 2진은 달마산 정상에서 미황사로 하산.
대밭 삼거리에서 하산한 ★표는 본인 산행 표시.
차에서 내린 시간이 10:55, 들머리 입구 농로까지 거의 6시간 소요, 먼 거리를 하루에 다닐 수 있음에 더 즐겁다.
송천리 들머리에 세워진 안내판.
농로부터 숲까지는 산우님들 틈에 섞여 룰루 랄라.
남쪽 지역이라 상록수가 우거져 있어 공기가 한층 더 상큼하다.
임도에서 불선봉 방향으로 오르니 처음엔 잠시 우거진 숲 사이로 걸었으나 바로 가파른 너덜지대가 이어진다.
가장 힘들게 오르는 너덜지대, 돌틈 사잇길은 수로인지 등산로인지 물이 졸졸졸...
앞서 걷던 걸음이 오르막에서 자꾸 뒤로 쳐진다.
드디어 능선에 오르니 12:10, 남쪽으로 바다 건너 완도가 조망된다.
앞에 보이는 바위 봉우리 뒤쪽 멀리 정상이 보인다.
시원스레 조망되는 완도 앞 바다.
뒤돌아 걸어온 길 바라보니 능선에서 이쪽으로 따라 오는 일행들이 보인다.
높은 곳에서 돌아보니 두륜산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보인다.
가깝게만 보이던 정상 봉우리는 높은 바위봉에 오르니 다시 저만치 앞으로 도망가 있는 듯 멀기만 하다.
발 아래로는 미황사가 조망되고, 머리 위로 드디어 정상 케룬 윗 부분이 보인다.
암봉으로 된 몇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걸어와 뒤돌아 본 모습. 처음 오르던 가파른 너덜길 오르막이 제일 힘들다.
사진 몇 장을 이은 파노라마, 달마산에서 바라본 두륜산에서 완도까지.
달마산 정상 13:00 도착, 산행시작 2시간 소요, 너덜지대에서 힘을 너무 뺐는지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
1진 일행들 모두 앞서 가고, 2진은 너무 뒤에 처지고... 개인으로 온 사람이 있어 겨우 정상 기념 한 장 남긴다.
정상에서 도솔봉 방향의 암릉 조망, 멀리 땅끝 전망대가 조망되기도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능선에서 바라본 미황사 방향의 조망, 날씨가 좋을 때는 멀리 진도가 조망되나 오늘은 가시거리가 짧다.
달마봉 정상에서 바라본 완도.
2진 그룹은 정상 도착 전인데 1진은 정상 아래에서 점심 식사 후 도망? 준비, ㅎㅎ
2진 따라 미황사로 하산 할까 하다 좀 더 걷고 싶어 밥도 안먹고 부지런히 1진 뒤를 따라 나섰다.
정상까지는 무사히 걸었으나 앞으로 갈 수록 등산로가 험해진다. 밧줄잡고 오르는 선두 그룹.
가파르게 내려서기도 하고 바위틈을 비집고 지나가기도 하며 앞으로 앞으로.
능선에서 조망되는 모습은 아름다우나 마냥 감상만 할 수가 없다.
능선에 올라 앞 방향으로 보이던 미황사가 잠시 옆으로 보이더니 이젠 뒷쪽으로 물러나 있어 돌아서서 찍는다.
대밭 삼거리 도착하니 오후 2시 20분, 도솔봉까지 거리는 3.6Km, 4Km를 넘게 달려온 거리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
날머리 마봉리까지 하산 약속시간이 16:00, 거리가 너무 멀고 암릉이라 빨리 걸을 수 없어 시간이 애매하다.
'힘들게 쫓아가느니 이쯤해서 하산하자.' 도솔봉 가기를 포기하고 혼자 스스로 하산 결정.
서울까지 거리가 멀어 일찍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하산 약속시간 지켜야 하고,
워낙 빠른 1진 속도에 맞추려면 오버페이스를 해야 하는데 바위 길이라 그럴 수도 없다.
바위능선 이리저리 우회하며 1진 뒤따르던 산우에게 얘기하고, 잠시 휴식 취한 후 방향을 돌려 혼자 내려 섰다.
나무아래 떨어져 뒹구는 예쁜 동백꽃도 찍어가며 사브작 사브작 혼자 내려딛는 발걸음은 여유가 있어 좋다.
조금만 더 가면 떡봉, 도솔봉, 도솔암 모두 만날 수 있는데 못보고 내려서려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다음에 또 올 기회가 있다면 도솔봉부터 산행을 하리라 마음으로 다짐해 본다.
대밭 삼거리에서 하산하니 너덜지대 없이 호젓한 오솔길,
한참 내려 딛으니 이곳도 등산로인지 물길인지 구별이 안되도록 많은 물이 길로 흐르고 있다.
물길을 내려딛다 여러 모양의 많은 기가 있는 넓은 부도전과 부도암을 만났다.
부도밭엔 고찰임을 입증하듯 많은 부도들이 달마봉 바위를 배경으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부도암엔 특이하게 관모에 구멍이 있는 비석이 암반을 기단으로 석축 안 깊숙히 서있다. 마당을 높인 모양이다.
부도암과 부도전 뒤로 보이는 바위 능선.
호젓한 분위기의 오솔길은 잠시, 여기저기 파 헤치고 넓은 임도로 이어진다.
부도전부터 임도로 된 길 따라 내려딛으니 미황사로 이어진다.
미황사 도착하니 오후 3시 20분, 산행 소요시간 4시간 반.
봄 날씨 산행시간 치고 긴 시간은 아니지만 암릉이라 빨리 걷기엔 힘드니 네겐 족하다.
단청이 거의 보이지 않는 미황사 대웅보전. 보물 제 947호
미황사 사적비에 의하면 신라 경덕왕 때
인도 국왕이 한 척의 배에 법화경과 화엄경, 비로자나 및 여러 불상과 불화를 가득 싣고
달마산 아래 사자포에 들어와 이를 의조(義照)스님이 옮겨 봉안하게 되면서 창건 되었다고 전해진다.
사진 위 우측 응진전은 보물 제 1183호.
미황사는 이번이 세 번째 방문, 대웅보전 앞 마당에 있던 물이 담긴 커다란 석조 우물은 축대 아래로 옮겨졌다.
따끈한 대추차 한 잔 마시며 창을 통해 내다본 뜨락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키 큰 동백나무엔 꽃이 만발.
염불보다는 잿밥?ㅎㅎ 2진으로 짧은 산행을 한 산우님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나물 뜯기에 여념이 없다.
차 한잔 마시며 여유를 부리니 중간에 혼자 탈출하기를 참 잘한 것 같다.
도솔봉까지 간 1진은 미황사에 들릴 시간 없이 바로 귀가를 해야한다.
미황사 입구에 있는 안내판 지도를 보며 도중에서 탈출하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혼자 미소를 짓기도 했다.
어쩌다 한 번씩 산행에 참석하는 여인, "여기를 두 번 왔다 갔는데 미황사를 한 번도 못가봤어요." 한다.
"나는 도솔봉을 못 가봤다" 했더니 "오늘도 도솔봉 먼저 오르면 미황사로 내려올 생각으로 참석을 했는데
도솔봉에서 하산을 하니 오늘도 다 틀렸네요." 한다.
도솔봉까지 간 1진 기다리며 미황사에서 시간 보내다 마을로 내려서니 파프리카를 심어논 커다란 온실이 보인다.
서정저수지 위로 보이는 바위가 병풍같은 달마산.
1진 종주팀 기다리는 동안 미황사 입구 허술한 가게 마당에 앉아 맥주 한 잔씩 나누다 선두대장에게 전화하니
"다 내려왔는데 아직 후미 두 사람이 안내려 왔다" 한다.
'필경 뒤에서 나와 걷던 산우 이리라'. 힘들게 쫓아다니느라 얼마나 혼나고 있을까? 머리 속에 그려진다.
날머리 하산 약속시간이 오후 4시인데 종주팀 태운 차는 한 시간 늦은 오후 5시 반 경 미황사 입구에 도착했다.
버스에 오르니, 능선에서 같이 걷다 대밭 삼거리에서 헤어진 산우가 한 마디 한다.
"언니, 먼저 내려가길 얼마나 잘했는지, 언니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
맨 뒤에서 혼자 걸으며 '나도 언니따라 내려갈 걸 괜히 1진 따라 왔구나' 하며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이건 극기 훈련도 아니고 완전히 초죽음이야, 나 오늘 달마산에서 죽는 줄 알았어."
"수고했어 힘들었지? 오죽하면 내가 중간에서 탈출 했겠어."
"너무 힘드니까 바다고 뭐고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다 내려와서 떨어진 동백 두 송이 밖에 본 것이 없어~." 하하하하, 남은 힘들어 죽겠다며 열변을 토하는데 2진 팀들은 얼마나 배꼽들을 쥐고 웃어 대는지...
미황사로 먼저 하산한 2진 중 총무도 옆에서 한 마디 거든다.
"그래 언니야 거기 쫓아갔으면 언니는 내려오지도 못했을꺼야, 언니는 점심도 안먹고 쫓아 갔었잖아."
오후 7시 반에 함평 휴게소, 밤 9시 45분에 홍성 휴게소 들러 집 도착하니 자정이 다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원거리 산행은 차에서 왕복 12시간, 산행 6시간, 하루 18시간을 각오해야 한다.
몇 시간이 걸리던 긴 시간 지루한 줄 모르고 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어 매사에 감사 드린다.
사량도는 뱃삯 포함 \26,000. 오늘 비용은 \20,000. 장거리를 제외한 산행은 보통 \15,000.
늘 이렇게 더불어 저렴한 가격에 다닐 수 있는 산우님들께도 서로 서로 감사하고 행복한 하루.
.
'山行 寫眞'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악산 남대봉 (0) | 2010.05.04 |
---|---|
달성(達城),청도(淸道). 비슬산(琵瑟山1,083.6m),조화봉(照華峰,1058m) (0) | 2010.04.27 |
김제(金堤), 완주(完州) . 모악산(母岳山:793.5m) 산행 (0) | 2010.04.13 |
관악산 산행 (0) | 2010.04.10 |
부안(扶寧) 내변산(內邊山) 산행 (0) | 2010.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