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을 계속해서 다니다 보니 계절에 따라 산행지 잡기도 참 힘들다.
봄 가을엔 산불 조심 기간이 있어 아무산이나 갈 수가 없고, 겨울엔 해 길이가 짧으니 산행 시간도 짧아야 좋다.
여름엔 날씨가 너무 더워 가급적이면 계곡이 있는 산을 택해 짧은 산행을 하고, 계곡에서 땀을 식히곤 했다.
이번엔 산행이라기 보다는 가볍게 트레킹으로 계획을 세워 강원도 바우길을 걷기로 하고,
1진은 바우길 1구간과 2구간 모두 걷고, 2진은 1구간의 선자령을 제외한 대관령에서 국사성황당까지 오르고 반정으로 내려가 2구간을 걷는다.
강원도 바우길 1구간: 대관령~양떼목장~선자령~국사성황당길~반정.
이른 아침 동쪽을 향해 올림픽 대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강원도 바우길 1구간(대관령~양떼목장~선자령~국사성황당길~반정)과 2 구간(반정~대관령 옛길~대관령 박물관).
폭염 주의보가 내리도록 날씨는 덥고, 여기 저기 계곡을 찾아 다니는 여름산행, 오늘은 트레킹으로 나섰다.
대관령 옛 도로 휴게소 도착(09:30)하여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시원하다. 늘 추운 겨울에만 찾아 오던 곳이다.
고개마루 옛 대관령 휴게소(하행선)에는 이정표 대신 큼지막한 풍력발전기가 한 대 세워져 있다.
대관령에서 선자령을 오르는데 전에 오르던 길이 아닌 양떼목장 옆, 숲 속길로 오르게 된다.
등산로 입구.
숲으로 들어서서 실개천을 건너고 돌계단을 오른다.
푹푹찌는 무더위라지만 숲 속 그늘은 시원하기만 하다.
양떼목장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오르며 곁눈질로 목장 구경을 한다.
양떼목장 아래로 보이는 전경.
양떼목장의 양들.
사진작가들의 새벽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피사체 양떼목장 건물.
강원도 바우길 표시기.
강릉 단오제와 관련 깊은 국사 성황당을 들려 둘어 보고 싶지만 코스 일정에 넣지릉 않아 혼자 갈 수도 없고...
바우길의 특징인 숲길은 고도가 높아 한여름에도 더운줄 모르고 시원하다.
숲 속에서 조잘대며 흐르는 작은 계곡물은 숲을 한층 더 시원하게 해준다.
숲에서 밖으로 탈출하니 푸른하늘을 배경으로 줄지은 선자령의 풍력발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선자령에 즐비하게 늘어선 풍력발전기들.
풍력발전기들을 보니 하얀 눈 속에 빠져가며 선자령에서 곤신봉을 지나 매봉, 황병산으로 걷던 겨울의 추억이 떠올라 한층 더 시원하다.
숲에서 나와 그늘이 없는 임도를 걷지만 바람이 시원하여 땀이 나오는 대로 마른다.
대관령에서 바로 들었던 숲에서 한 동안을 걷다 빠져나와 넓은 임도를 만나고 다시 숲으로 들어서서 선자령 정상으로 향한다.
선자령에서 곤신봉으로 이어지는 풍경.
선자령 정상 도착. 백두대간 마루금에 또다시 올라서니 반갑기 그지없다.
백두대간임을 표알려주는 표지석 뒷면엔 우리나라 산경포가 그려져 있다.
백두대간 산행 때도 그랬고, 주로 흰 눈속에서 겨울 산행을 즐기던 선자령을 이번엔 여름에 찾아오니 색다른 즐거움이 있다.
백두대간 선자령 큰 글씨아래 백두산에서 선자령을 거쳐 지리산까지의 거리가 1400Km 라고 적혀 있다.
선자령 높이 해발 1157m.
선자령에서 턴하여 다시 대관령을 향하는데 전에 대관령에서 선자령을 오르던 길로 하산한다.
선자령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이용해 날개를 돌려 전기를 일으카는 풍력 발전기들.
겨울이면 모진 바람을 안고 오르던 설원, 초원으로 변한 시원한 길을 반대로 내려 딛는다.
눈밭에서 뒹굴듯 풀밭에 눕기도, 뒹굴기도 하며 즐거워하는 산님들.
초원을 내려딛다말고 돌아서서 전에 오르던 생각을 하며 한 컷. 남자 산우님들도 풀밭에 누워 사진을 찍고 찍힌다.
골프장 페어웨이 같은 초원의 풀들은 겨울이면 바람부는 방향대로 누워 눈을 덮고 설원을 만드는 백두대간 마루금 이다.
사진 찍는다는 핑계로 괜시리 풀밭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다.
빨리 지나치기엔 너무 아쉬워 풀밭에 털썩 주저앉기도 한다.
초원을 지나 숲 속으로 난 길을 걷다 나와 전망대 도착. 대관령 지나 남쪽으로 보이는 대간길 마루금 능경봉 조망.
고속국도를 지나 멀리 동해가 조망되는 전망대에서. 한참을 바라보고 섰노라면 동해의 푸른 물과 파도가 이곳까지 말려 올것만 같다.
동해가 보이는 전망대에서.
대관령에서 올라오며 만나던 통신사의 철 구조물을 이번에 반대 방향에서 오며 만났지만
반정으로 가기위해 대관령휴게소 쪽으로 가지 않고 다시 숲 길로 들어서서 내려가게 된다.
시원한 그늘에 모여 앉아 점심 식사. 예전에 이 길을 걸었던 김시습 님의 시비가 보인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나귀나 노새를 타고 이 길을 넘어 다녔지만 김 병연(김삿갓), 택리지를 쓴 이 중환, 매월당 김 시습은 걸어다녔다고 한다.
과거 시험을 보러 관동 대로를 걸어 다녔던 사람들의 애환을 어떠 했을까?
매월당 김 시습 詩.
대관령 구름이 처음 걷히니
꼭대기의 눈이 아직도 남아 있네
양장처럼 산길은 험난도 한데
조도 같은 역정은 멀기도 하네
늙은 나무 신당을 에워싸고
맑은 안게 바다 산에 접했구나
높이 올라 글을 지으니
풍경이 사람의 흥을 돋우네
들머리 대관령으로 가지않고 숲 길을 따라 반정으로 향한다.
대관령 옛길 입구인 고속도로 옆 반정 도착. 대관령에서 선자령을 다녀오면 이곳까지가 바우길 1구간이 된다.
사진이 많은 관계로 1구간은 여기서 끝내고 2 구간으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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