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白頭大幹) 이란 한반도의 뼈대를 이루는 산줄기 이다.
백두산에서 남으로 맥을 뻗어 낭림산·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을 거쳐 태백산에 이른 뒤 다시
남서쪽으로 소백산· 월악산· 속리산· 덕유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는 한국 산의 큰 줄기를 망라한 산맥이다.
우리나라 국토를 상징하는 산줄기로서 함경도· 평안도·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에 걸쳐 있다.>
백두산까지 걸어갈 수 없어 남한 진부령에서 지리산까지 걷는다. 2005년 6월, 생애 처음으로 지리산의 넓은 품에 안겼었다.
매월 격주로 '화요산행' 만 고집하며 다니다 빨리 가보고 싶은 욕심에 '토요산행'에 참석하여 미리 찾았었다.
'화요산행' 산행 계획이 이제 이루어져 다시 걷게 되었으니 대간 종주 시작한지 햇수로 만 2년이 되었다.
남한의 진부령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도상거리는 약 690km라고 한다. 정해진 백두대간 마루금 거리야 누가 걷건 똑 같지만,
구간을 어떻게 나누어 걷느냐에 따라 능선까지 오르내리는 접속거리까지 합치면 걷는이에 따라 걷는 양(量)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지리산 구간 산행 시 무박으로 한 번에 능선만 걷다 내려서는 사람과
짧은 코스로 몇 번에 나누어 계곡마다 걸어 오르내리는 경우, 시간과 걷는 양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번 코스도 전과 같이 지리산을 세 구간으로 나누어, 무박산행 하루를 포함하여 5회에 걸쳐 종주하게 된다.
능선에 한 번 올라 후딱 자나치지 않고 계곡마다 골고루 맛보며 다닐 수 있게 계획함에 감사 드린다.
육신이 힘들고 고생스러워하면서도 다시 찾는 걸 보면 느끼는 감흥에 중독이 된 모양이다.
“지리산에 방목한 곰이 동면의 시기이므로 조용히 다니라” 주의를 주는 대장님의 멘트가 듣기에 새롭다.
어느 산에서나 조용히 다녀야 한다는 말은 언제나 강조해도 좋으리라. 더군다나 지리산은 전쟁 통에 이념의 차이로
죽은 이들이 많은 곳이니 그 영혼들을 위해서라도 숙연하진 못하더라도 조용히 다녔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 본다.
중산리 매표소에 도착(09:30)하니 처음 왔을 때와 달리 어제(2007.1.1.)부터 입장료를 안 받는 매표소는
‘시인 마을’이라 써 놓았고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1월 1일부터 국립공원은 국민의 것입니다.’라고 쓰인 프랭카드가 걸려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해가 1967년이니 불혹의 나이인 40년 만의 일이다.
떡국 한 그릇 더 먹고 와 그럴까? 오를수록 힘들다. 방한복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와 눈길을 걸으니 생각보다
날씨가 포근해 금방 땀이 줄줄 흘러 한 겹 한 겹 벗으며 오른다. 전에 보았던 칼바위 옆의 안내판이 없어지고 안 보인다.
이번엔 법계사를 들리지않고 그대로 올라서서 1700m고지인 개선문을 통과하니 구름이 모여든다.
1915m의 천왕봉 정상에선(13:30) 안개가 모두 가려놓고 보여주기를 거부한다. 이 산에는 무슨 비밀이 많아 올 때마다
감추려 드는 걸까? 우리 현대사에서 비극적인 사건의 현장의 한 부분이기도 하며 6, 25전쟁을 전후해 암약했던
빨치산과 군경 토벌대 간의 피로 얼룩진 민족상잔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라 슬픈 역사의 현실이 부끄러워서 일까?
천혜의 자연환경과 비극의 역사 현장인 골짜기들을 오래도록 구석구석 누벼 보고 싶다. 가까운 곳에 보이는 아름다운
상고대가 아쉬운 마음을 달래준다. 추운 날씨 관계로 도시락 준비를 하지않아 간식만 먹고 대간 길을 걷기 시작한다.
1808m 제석봉(14:20)을 눈길 따라 걷다보니 고사목 군락지에 얽힌 내력을 써 놓았던 안내판에
“30년 전에는 숲이 울창하여 대낮에도 어두울 정도의...”라고 써있더니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50년 전"으로 바뀌었다.
드문드문 서있는 고사목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작은 나무들이 빨리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1653m의 장터목(14:30)은 산청군 시천면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과 물건을 사고팔던 곳에서 유래 되었단다.
날씨가 좋으면 덕평봉, 노고단, 반야봉, 만복대, 고리봉, 바래봉 등 모두 보일 텐데 세차게 날아오는 눈(雪)이 내려
가까운 곳만 보이니 아쉽다. 백운산, 고남산, 봉화산에서 지리산 능선을 바라볼 땐 작은 흥분마저 일었는데,
이쪽에서 바라보니 먹구름이 오락가락하며 약을 올린다. 다음에 또 오라는 뜻인가 보다.
산행경력 없이 처음 왔을 때 보다 느끼는 감회가 많이 다르다.
백무동 계곡으로 하산 할 계획이었으나 해가 짧고 북사면에 쌓인 눈을 고려하여 다시 중산리로 원점회귀 하산한다.
내려딛는 돌길은 눈과 물에 젖어 빨리 걸을 수도 없고 얼마나 미끄럽던지 엉덩방아를 두 번이나 찧었다.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17:00. 산행 소요시간 7시간 30분이 걸렸다.
2007년 1월 2일(火) 지리산 1-1구간을 다시 걸어보다.
(중산리-천왕봉~장터목 대피소-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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