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트레킹

trekking 2, 힐레~티케둥가~울레리~고라파니

opal* 2012. 3. 4. 23:00

 

 

 (2012-03-04 ) 트레킹 둘쨋날 일정

 힐레(1,430m)에서 조식 후 트레킹 시작.
티케둥가(1,480m)-울레리(1,960m)를 지나 고라파니(2,860m)까지 트레킹.

안나푸르나 남봉(7,219m)과 히운출리(6,441m), 마차푸차레(6,993m) 조망.

 

"Good morning~ 차 드세요" 일어나야할 시간이 되면 

느릿하고 굵은 목소리의 보조 가이더들이 방문 앞에 와 모닝콜 대신 보온병과 잔을 들고 다니며 차를 따라준다.

방과 방사이의 벽은 나무판자 두께로 옆방에서 이야기하는 소리, 코고는 소리, 방문 여닫는 소리 모두 여과없이 들려 깊은잠 자기가 힘들다.

 

자고 일어나면 포터들에게 짐 보따리를 먼저 내줘야하기에 침낭부터 접어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가 않다. 부피를 작게하기 위해

길이로 접어 돌돌 말아가며 공기를 모두 빼어내고 주머니에 넣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기운이 몽땅 빠진다.ㅎㅎㅎ

그래도 고도가 낮은 이런 곳에선 덜하다, 산소가 부족한 높은 곳에선 그것도 내겐 일이 되는지 엄청 더 힘들다. 

오늘 아침 메뉴는 미역국, 산에서 생일을 맞은듯 하다. 밥은 우선 덜어내고 국도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을 남겼다. 

 

아침 식사 후 창을 통해 내다본 힐레 마을 풍경이다. 산골짜기 마을이라 먼 산부터 햇빛이 들고 골짜기를 따라 오늘도 또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출발 준비 중인데 어디서 자고 오는지 B팀이 우리팀보다 먼저 간다. 좁은 길에 등에 짐 실은 조랑말이 보이면 얼른 옆으로 비켜 준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맨 앞에서 선두대장 썬딥과 얘기 나누며 걷는다. 모르는 것은 묻고 우리말도 자꾸 가르쳐 주면서.

 

힐레마을의 돌계단. 어제나 별다름 없는 계단 오르막이다.

 

포터들은 일찌감치 먼저 출발 했고, 우리에게 아침식사를 준비해준 쿠커들은 설겆이를 끝낸 후 무거운 짐을 지고 우리를 추월을 한다.

Chandra lodge를 지나면 좁은 쳘닌간 다리가 있다. 티케둥가(1,480m) 마을이다.

다리 건너 앞에서 오지 말라는 소리가 들리기에 기다리니 조랑말들이 먼저 발을 내딛으며 건너오고 있다. 

 

 

작은 계곡에 폭포가 있고, 오늘 저녁에 묵어야할 마을 고라파니 이정표도 보인다. 돌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

 

마을 어귀마다 모양이 조금씩 다른 구조물이 보인다,  고도를 높이니 아침햇살에 계곡 건너편 마을이 아름답다. 

학교 건물 같은 모습이 산 중턱에 보인다.

 

 

오전 햇살 사광(斜光)이 좋아 한 컷.

 

또다른 마을 어귀 부처님 말씀을 새긴 마니석을 지나 고도를 높인다.

 

고도를 높이며 다른 마을에 올라서니 양쪽으로 겹쳐진 산골짜기 사이 멀리 설산이 보인다. 

 

마을 돌담 틈 사이에 키 작은 노랑꽃들이 앙증맞다, 3월 초 우리나라는 아직 삭막하여 꽃보기가 힘든데 이곳엔 꽃이 흔하다. 

 

설산 배경으로.

 

골짜기 위로 보이는 설산을 Zoom in~ 안나푸르나 남봉이다.

 

설산 아래는 구름이 모여들고, 계단으로 이루어진 좁은 다랑이 밭에서 남자는 쟁기질하고 여자는 씨를 뿌리고 있다.

 

네팔 國花 Laligurans(랄리그라스). 고산에서 자라며 철쭉과 식물로 네팔과 히말라야를 대표하는 꽃이다.

 

울레리 쉼터에서 잠시 휴식 중 장작불을 때며 증류주 술 만드는 것과 아기 재우는 모습을 보았다. 대바구니 안에 아기를 넣어 흔들며 재운다. 

 

 

현위치는 울레리, 힐레를 출발하여 2시간 반이 걸렸다. 반탄티에서 점심식사 하는데 45분을 더 가야하고, 반탄티~낭게탄티가 1시간 45분,

안내도의 표시 대로라면 오늘의 종점인 고라피니까지 앞으로 5시간 반을 더 걸어야 한다.  그러면 오늘 하루는 8시간?

 

우리 작은 아들보다 어린 인솔자와 함께. 

 

딸들에게  사주고 싶다며 가는곳 마다 토산품에 관심이 많은 꽃다지님. 차 한 잔 마시며 잠시 쉬고 다시 출발.

 

멀리서 볼때 꽃 모양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모감주 나무처럼 생겼으나 가까이 보면 잎이 호랑가시처럼 거치가 있다

 

우리나라도 예전에 베를 직접 손으로 짰듯, 여기서도 손으로 천을 만들고 있다.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니 원색지붕의 건물이 보인다. 대문안으로 들어서서 벽에 그려진 지도를 보며 담소를 나눈다.

고도에 적응하느라 가다 쉬고, 또 가다 쉬고, 세상만사 다 잊고 눈에 보이는 것만 느끼며... 이런 맛에 매력을 느껴 트레킹을  다니나 보다.  

고소 적응도 적응이지만  우리 식사 후에  설겆이하여 무거운 짐 지고 다시 부지런히 달려가 다음끼 준비할 쿠커들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벽에 그린 안내그림 전체.

▼ 아래는 큰 그림을 상하 좌우 나누어 보았다.

안나푸르나 남봉 주변의 고봉들 모습이다. 사진 맨 오른쪽 마차푸차레봉 아래로 안나푸르나 2봉이 보인다.

별표는 며칠뒤 우리가 묵을 숙소가 있는 곳이다.  ※. 사진을 클릭하면 조금 더 크게 볼 수 있다.

등로만 확대해서 찍어 보았다. 오늘아침 힐레에서 출발하여 울레리를 거쳐 현재 반탄티 마을에 와 있다. 

 

바라하시카르봉을 중심으로 좌우 두 부분으로 나누어 찍어 보았다. 먼저 좌측,

 

우측.

 

조금 더 확대해 본 좌측 모습.

 

우측.

 

갈 길은 먼데  아직 요기 밖에 못왔다. 오늘 저녁엔 고라파니에서 자게 된다.

 

현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출발하며 돌계단을 또 오른다.

 

우리가 쉴 집은 아니지만 지나다니는 길손을 위해 꽃 한송이 탁자에 꽂아놓는 센스있는 마음 씀씀이에 감동 받으며 주인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리가 보는 외형으로는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고 고달파보여 마음이 안스럽지만 저들은 저들 나름대로의 만족과 행복함이 있으리라.

 

식사 전 휴식을 취하며.  우리 밥 먹은 다음 설겆이하여 부지런히 달려 다음 장소에서 또 먹을 것을 준비해야하는 쿠커들은 얼마나 바쁠까?

선두대장이 옆으로 난 길로 안내하기에 따라가보니 마당에 빨간 파라솔이 있고, 조망좋고 건물 실내도 넓은 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게 된다. 

 

"언니 나도 같이 찍어요," "나두~" "나두~" 빨간 파라솔 아래가 멋져 보인다며 모여든다.  

 

모자 위 방향 멀리 산 능선 뒤로 마차푸차레 봉우리가 조망되어야 하는데 오후로 접어드니 구름이 모여들어 눈쌓인 설산이 보이질 않는다.

 

롯지 겸 여러가지 잡화를 파는 가게에 한글도  보인다. 우리가 점심식사를 한 집은 마차푸차레 롯지이다.

 

넓은 실내에서 편히 앉아 먹는 오늘 점심 메뉴는 카레, 참 골고루도 해준다. 김치 깍뚜기는 계속 나오지만 메인 메뉴는 끼니마다 늘 다르다. 

 

점심 식사 후 밀림지대 통과, 면양들을 데리고 다니며 방목시키고 있다.

 

친황경적인 사육방식이라 튼튼하게 잘 자랄 수 있겠다. 개쳇수도 자연스럽게 늘어나지 않을까?

 

계곡물이 흐르는 원시림 사이도 지나고. 

 

다리를 건너 롯지에서  잠시 휴식.

 

 

랄리그라스 고목들이 많이 보인다.

 

나무그늘에 앉아 쉬려니 아내와 함께 참석하신 일행이 랄리구라스 나무 배경이 좋다고 셔터 한 번 눌러주고 싶다며 카메라를 달라고 하신다.

 

마을 어귀의 구조물을 특이한 돌로 만들어놓았다.  

눈 녹은 물이 흘러내려 그럴까, 계곡이 있어서일까 식수로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어딜가나 물은 풍부해 뵌다.

처음 며칠은 돈 주고 구입한 생수 마시고, 식사 전에는 늘 차를 주지만, 우리가 마시는 식수는 저녁이나 아침에 끓여주는 물을 마신다. 

 

다시 돌계단을 오르고 울창한 나무들 사이 고개를 넘으니

 

집 몇 채가 보이는데 큰 건물은 롯지로 폐가가 되어 있다. 

 

고개를 넘으며.

 

다시 또 돌계단. 오후가 되니 오르막엔 힘이 들며 지쳐온다.  

 

Nangethanti 마을에 자리잡은 랄리구란스(Laligurans) 롯지에서 잠시 휴식. 실내도 넓지만 밖에 있는 탁자 위에 꽃을 꽃아 장식해 놓았다.  

 

 랄리그라스가 소복하게 피어 있는 이 '랄리구란스 롯지'에선 메인 가이드가 우리에게 대접 차원에서 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롯지에서는 음료수 값을 받지 않으니 모두 한 잔씩 마시라" 며 밀크로 된 차를 갖다준다. 다른 롯지에선 50루피씩 지불하며 사서 마셨다.

 

고도를 높이는 고개를 넘으며 또 잠시 휴식. 아침에 출발한 힐레(Hille)는 고도 1,430m, 우리나라 소백산(1440m) 보다 10m 낮은 곳에서

오늘 저녁 숙소가 있는 고라파니(Ghorepani)는 2,860m로 백두산(2744m)보다 높다. 하루에 1430m의 고도를 높이며 걷고 있는 중 이다.

 

나무가 울창한 곳을 지나 하늘이 보이니 "내일 새벽에 가야할 푼힐 전망대는 저기 보이는 산 위로 가야한다"며 왼쪽을 가르쳐 준다.

돌계단 고개를 넘어 고라파니 마을에 도착.

 

 

마을 건물 사이 돌계단 위로 한글이 쓰여있는 롯지가 보인다. '이젠 다 왔겠구나' 싶어 물어보니 더  가야 한단다. 

 

고라파니라고 해서 다온 줄 알았는데 돌계단 고개를 또 넘어야 한다고 하니 맥이 빠진다. 

 

 

돌계단을 오르며 뒤로 본 고라파니 아랫마을 모습과 앞으로 보이는 언덕 위의 마을 모습, 이곳엔 경찰과 체크 포스트도 있다.  

 

푼힐 전망대에 오는 관광객이 많아 그런지 경찰이 있는 고라파니는 다른 마을에 비해 조금 번화하다.  가이드가 가서 체크인 하고 온다.

 

고라파니 마을에서 제일 높은 고개, 첫 날 카트만두에 도착하여 관람했던 불탑 보우드넛(Bodhnath)과 같은 모양의 탑이 이곳에도 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좌측 계단이 푼힐로 오르는 입구이며, 빨간 지붕의 이층 벽돌 구조물은 불탑신과 같다. 

 

앞이 훤하게 보이는 고개를 넘어 내려가야 우리가 묵을 숙소가 있다.

 

 

숙소 앞 도착하는 본인을 뒤에서 찰칵.

 

힐레(1,430m) 출발, 티케둥가(1,480m), 울레리(1,960m)를 지나 반탄티에서 점심 식사, 도중에 간간히 휴식, 낭게탄티에서 차를 마시고, 

고라파니(2,860m)까지 오는데 고도 1430m를 높이며  8시간 반을 걸었다.  아마도 이 집에선 둑체 봉우리가 잘 보이는 모양이다.

 

 

이층으로 된 건물 둑체롯지 도착, 걸을 땐 몸에서 열이 나지만  이젠 고도가 높아 숙소에 도착하면 겉옷부터 챙겨 입어 추위를 방지해야 한다.

 

2층은 숙소, 1층 넓은 홀에 들어서니 팝콘과 차 부터 준다. 팝콘은 직접 튀겨주는 것이라고 한다. . 청밖으로 보이는 조망이 시원스럽다.

 

숙소는 조망이 좋은데 배터리 충전은 한 시간에 100루피씩, 샤워할 더운물도 다른 곳의 두 배인 200루피. 2층 화장실은 그나마 물도 안나온다.

배터리는 한 시간 가지고 부족하여 돈을 더 주고 충전하니 완전 바가지 요금이다.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이라 그럴까? 

 

창밖으로 보이는 랄리그라스 나무에 기우는 저녁 햇살이 가득하다.  서쪽으로 기우는 햇살로 보아 방향을 알 수 있다.

 

전망 좋은 곳에 앉아 무심코 내다본 산은 처음엔 위에 구름이 있어 더 높은 봉우리가 있는 줄을 몰랐다.

 

자세히 보니 구름 모양이 변하며 그 사이로 봉우리들이 보인다. 

 

짐을 들고 2층 방으로 올라오니 전망이 더 좋다. 짐 정리는 제쳐두고 셔터부터 눌러댔다. 기우는 햇살이 얼마 남지않았기 때문이다.

 

랄리그라스 나무와 위로 보이는 모습을 유리창을 통해 찍다가 구름이 자꾸 변하며 봉우리가 보이기에 아예 창을 열고 기다렸다.

 

랄리구란스 나무 위로 멀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구름 속에서 숨바꼭질하는 산봉우리들, Zoom in~.

 

안나푸르나 남봉 하나만 당겨보니 너무 장엄하고, 꼭대기엔 눈이 날리고 있다. 안나푸르나는 주봉인 1봉을 비롯하여 남봉, 2,3,4봉 등이 있다. 

 

혹시나 구름이 물러갈까하여 기다려보지만 오후의 날씨라 오히려 구름이 점점 더 많아지고 없어지지를 않는다.

 

저녁노을에 점점 붉게 물드는 구름과 설산.

 

가운데 봉우리 왼쪽으로 능선이 보이며 좌측으로도 닐기리 높은 봉우리가 보인다.

 

충전요금이나 더운물 요금은 비싸지만 많은 집  중 여행사에서 숙소 하나는 잘 선택했구나 하는 생각이드니 매사에 감사함을 느낀다.

 

바라하시카르봉과  안나푸르나 남봉, 구름에 가려진 모습만 보고 샤워하러간 룸메이트 카메라까지 들고 번갈아 가며 셔터를 눌러댔다.

 

안나푸르나 남봉 왼쪽으로보이는 닐기리봉을 Zoom in.

 

구름이 잠깜만이라도 비켜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이정도만 보여주는 것도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바뀐다.

 

닐기리 봉에서 남봉까지 모두 넣어 보았다.

 

오늘은 이 정도 보여줬으니 내일 푼힐 전망대에선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우선 날씨가 좋아야 할텐데...

행여 내일 날이 흐려 일출과 조망을 못보더라도 이 정도만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지... 너무 멋진 모습에 마음을 다스려 본다.

 

 

오늘 저녁메뉴는 백숙, 찰쌀과 여러가지를 넣어 맛있게 준비해준 여행사와 쿠커들에게 감사.

킬리만자로산에 갔을 때 고도 3000m 이상에선 밥이 설어 끼니 때마다 제대로 먹질 못했다.

저녁식사 후 공지사항" 내일은 4시 기상, 스프 먹고 바로 5시에 푼힐로 출발 합니다. 아침은 푼힐에 다녀와서 먹게 됩니다."

 

잠자리가 불편해 그런지 잠이 얼른 오지않아 어제는 새벽녘에 두어시간 밖에 잘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제대로 잘 수 있을런지...

가뜩이나 내일은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