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으로 X-mas와 년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서울 명동의 오후, 이른 저녁식사 맛있게 나눈 후 예술극장으로 발을 옮겼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리어왕, 맥베드, 오셀로, 햄릿) 중 하나인' 햄릿'이 명동 예술극장에서 어제(12.4~29)부터 공연되고 있다.
연출 - 오 경택
셰익스피어가 1601년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비극 <햄릿>은 선왕의 원수를 되갚으려는 덴마크 왕자 햄릿(정 보석)의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햄릿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유령에게서 삼촌인 클로디어스(남 명렬)에 의해 독살당했다는 말을 듣고 복수를 다짐한다.
그는 재상 폴로니어스(김 학철)를 클로디어스로 착각해 살해하면서 폴로니어스의 딸이자 사랑하는 여인인 오필리아(전 경수)를 잃는다.
또 그가 오필리아의 오빠 레어티즈(박 완규)와 결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그의 어머니이자 클로디어스와 재혼한 거트루드(서 주희)도 햄릿이 마실 독배를 들이키고 죽음을 맞이한다.
주연 햄릿 역 정 보석.
출연 클로디어스(햄리 숙부) 역 - 남 명렬 거트루드(햄릿 어머니)역 - 서 주희,
폴로니어스(오필리아 아버지) 역 - 김 학철
레이터즈 역 - 박 완규 햄릿 연인 오필리어 역 - 전 경수,
줄거리
덴마크의 왕자 햄릿은 부왕이 갑자기 돌아가신 후 우울증에 걸리고 말았다.
두 달도 채 못 되어 삼촌인 클로디아스가 왕위에 올랐고, 어머니 가르트루드는 그 삼촌과 재혼한 것이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니라"라고 햄릿은 어머니의 수치스러운 행동을 원망함과 아울러
삼촌이 아버지를 독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씻어 버릴 수 없었다.
추운 겨울밤 호화로운 덴마크 궁궐을 지키는 보초병들은 선왕의 유령을 보게 된다.
이 소식이 호레이쇼를 통해 햄릿에게 전해지자 햄릿은 왕의 유령을 직접 만나게 된다.
선왕의 유령은 동생 클라디우스가 자신의 귀에 독을 넣어 살해 했다고 말하면서 복수를 부탁한다.
선왕의 유령은 직접 말을 할 수 없고, 호레이쇼의 몸을 빌려 전해준다.
햄릿은 아버지의 유령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기회를 얻기 위해 미친척 하기로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유령의 말이 모두 사실인지에 대해 의심하는 마음이 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왕의 정치 고문관 포로니어스의 딸 오필리아를 향한 사랑 때문에 미친 것으로 여겼다.
왕과 왕비는 햄릿 왕자의 행동거지가 이상해지자 원인을 찾기 위해 로젠크란츠와 길든스턴을 햄릿에게 보낸다.
햄릿은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지만, 그들이 클라우디우스가 보낸 정탐꾼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고 미친척한다.
바로 그 즈음에 극단이 이 왕궁에 찾아왔다. 이를 본 햄릿은 '태공(太公) 곤자고 학살'이란 연극을 공연하도록 부탁했다.
곤자고 태공이 친척인 루시아나스라는 악한에게 살해되고, 루시아나스는 태공의 자리와 그 아내를 빼앗는 내용이었다.
왕은 그 극을 보다가 중도에 퇴장해 버리고 말았다. 더 의심할 나위가 없었다. 햄릿은 어머니에게 사실을 말하라고 따지고 들었다.
그때, 막 뒤에서 누군가 엿듣는 듯한 인기척을 느낀 햄릿은 그를 왕이라 짐작하고 칼로 찔렀다. 그러나, 그것은 포로니어스였다.
왕은 그 사건을 구실로 햄릿을 영국에 보내려고 했다. 거기서 죽일 생각이었다. 그러나, 햄릿은 해적들의 도움을 받아 다시 귀국할 수 있었다.
한편, 포로니어스의 아들 레아티즈는 햄릿에게 복수를 맹세하게 되고, 오필리아는 미쳐서 돌아다니다가 강에 빠져 죽고 만다.
햄릿이 돌아온 날은 마침 오필리아의 장례식 날이었다. 왕은 햄릿과 레아티즈의 검도 시합을 명하고, 비겁하게도 레아티즈의 칼 끝에
독을 발라 놓았다. 그러나, 시합이 치열해지자 칼을 떨어뜨리게 되고, 무의식 중에 칼을 바꾸어 들고 시합하게 되었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던 왕비는 햄릿을 죽이려고 독을 넣은 음료수를 마시고 죽게된다.
결국 레아티즈는 자기 칼에 찔려 독이 몸에 퍼지자 모든 것이 클라우디우스의 계략임을 알게 되어 헴릿에게 알린다.
분노한 햄릿은 단칼에 왕을 찔러 복수를 이루지만, 자기도 그 칼에 부상당했던 터라 결국 죽고 말았다.
그리고 왕위는 노르웨이 왕자에게로 돌아간다
막이 내리지며 이 대사가 흘러 나온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햄릿(정 보석)과 연인 오필리아(전 경수)
클라이디우스의 재상인 폴로니우스에게는 아들 레어테즈와 딸 오필리어가 있다.
레어데즈는 얼마전 다시 프랑스로 유학을 갔고 오필리어는 햄릿과 교제한다.
아버지와 오빠는 오필리어가 햄릿과 교제하는 것을 반대하며 헤어지길 종용하나 오필리어는 햄릿을 사랑한다.
오필리어는 햄릿을 비밀스럽게 만나지만 햄릿은 오필리어에게 마저 미친듯한 행동을 보인다.
깜짝놀란 오필리어는 아버지와 오빠에게 이상해진 햄릿의 행동을 말하며 상심에 빠진다.
폴로니우스는 햄릿이 환각제를 탐닉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이를 클라이디우스와 거트루드에게 알린다. 한편,
다시 오필리어를 만난 햄릿은 오필리어를 천박한 것이라 욕하며 수녀원으로 갈 것을 종용한다.
햄릿은 귀신이 한 말을 여전히 반신반의하며 진실을 밝힐 수단을 찾는다.
마침 떠돌이 극단이 왕성 엘시노르에 도착하자 햄릿은 이들을 이용해보기로 한다.
햄릿은 귀신이 말한 장면을 연극으로 꾸며 클라디우스와 거트루드의 반응을 살핀다.
극중극은 독살의 장면을 보이고 귀에 독을 넣는 장면이 시작되자 클라디우스는 갑자기 일어나 그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햄릿은 귀신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확신하게 된다. 클라우디우스는 햄릿을 영국으로 추방하면서 햄릿을 죽이라는 밀서를 함께 보낸다.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니라"라고 햄릿은 어머니의 수치스러운 행동을 원망함과 아울러
삼촌이 아버지를 독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씻어 버릴 수 없었다.
어머니 거투르드의 입가에 묻히는 검은 가루는 죽은 아버지의 육체로 오버랩 된다.
남편이 죽은 지 두 달 만에 시동생과 결혼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어머니의 입에, 죽은 아버지의 육체를 상기하게 만드는
검은가루를 칠하는 이 부분은 거투르드의 입을 정죄하는 것이자 동시에 그의 죄의식을 상기케 만들어 준다.
또한 가발을 벗기고, 겉옷을 빼앗아 속 옷만 걸치게 하는 것은 그동안 어머니에게 순종만 해오던 햄릿이
이제는 반대로 그의 사고관을 어머니에게 덧입히겠다는 의미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 클로디어스(남 명렬)의 뒤에서 칼을 겨누는 분노에 찬 햄릿(정 보석).
어머니의 방으로 가는 도중 그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기도하고 있는 왕을 보게 된다.
그러나 구원의 가능성이 전혀 없을 때를 택해서 그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복수를 지연한다.
2막에서 햄릿의 숙부가 바라보는 거울은 형을 죽인 동생의 '카인 콤플렉스'를 되새기게 만드는 소품이기도 하다.
거트루드는 어찌된 영문인지 알기 위해 아들인 햄릿을 자신의 방으로 부른다.
어머니의 방으로 가던 햄릿은 자신의 방에서 기도중인 클라우디우스를 발견하나 죄인을 기도중에 죽여 천국에 보낼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죽이기를 주저한다. 거트루드의 방에서 햄릿은 말다툼을 하다가 벽걸이 융단 뒤에 인기척이 있음을 느끼고
클라이디우스가 방에 숨어들었다고 생각한다. 융단을 힘껏 찌른 햄릿은 융단뒤에 숨은 사람이 오필리어의 아버지인
폴로니우스임을 알게 된다. 이때 햄릿은 다시 귀신을 보게 된다. 아들이 허공에 대고 말하는 것을 본 거트루드는
햄릿이 진짜 미친 것이라 생각한다. 햄릿은 폴로니우스의 시체를 숨긴다.
묘지에서는 오필리어의 무덤이 준비되고 있고 햄릿은 호레이쇼와 함께 오필리어의 장례를 보기위해 묘지에 왔다가
오필리어의 무덤에서 자신의 어린시절 궁정 광대였던 요릭의 두개골을 보게 된다.
오필리어의 장례행렬이 당도하고 햄릿을 발견한 레어티즈는 격분한다. 레어티즈는 결투를 요청하고 햄릿은 이를 수락한다.
죽은 오필리어의 시신을 관에서 부둥켜안는 햄릿의 모습은,
앞으로 햄릿의 운명 역시 죽은 오필리어와 가까이 맞닿아 있음을 암시하게 만들어주는 장면이다
선왕의 유령을 보았다는 말을 전해준 호레이쇼, 그는 늘 햄릿의 편에 서서 도와준다.
레어티스(박완규)와 운명의 검술 시합을 벌이는 햄릿(정보석)
햄릿을 실은 배는 영국으로 향했으나 해적에게 붙들리게 되고 햄릿은 포로가 되어 다시 덴마크로 돌아오게 된다.
한편,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오필리어는 미치고 만다.
프랑스에서 돌아온 레어티즈는 아버지의 죽음과 동생의 실성에 격분하고 클라우디우스는 모든 것이 햄릿 때문이라 설득한다.
클라우디우스는 레어티즈에게 복수의 기회를 주겠다고하며 몰래 칼날에 독을 뿌린후 펜싱대회를 개최할 것이니 이 칼로
햄릿을 죽이라고 한다. 클라우디우스는 레어티즈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독이든 음료수를 준비한다.
이때 거트루드가 들어와 오필리어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식을 알린다.
intermission까지 합하여 거의 세 시간을 앉아있다 일어나니 궁금증이 생긴다.
출연진도 화려하지만 정 보석씨는 그 많은 대사를 어떻게 다 외웠을까?
정보석씨는 “햄릿은 미친 척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미치기 직전까지 가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풀이했다.
“저는 현대사에서 가장 부침이 심했던 80년도에 대학에 다녔습니다. 운동에 앞장선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그러나
앞에 나가기는 두렵고, 그러면서도 가만히 있지는 못하고 그 친구들을 따라다니며 자신을 위로하고, 그 순간이 창피하기도 하고….
그러한 모습들이 햄릿을 떠올리게 했어요. 햄릿은 결국 자립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을 때,
혹은 무언가 행동해야 하는 시기가 왔을 때의 두려움과 그래도 극복해야 한다는 압박감, 마음처럼 되지 않는
사회현실 속에서의 좌절을 모두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새익스피어가 작품을 쓸 당시에는 형수와의 재혼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시대일까?
동생에게 살해당한 햄릿의 아버지는 유령으로 나타나나 아들과 직접 말을 나눌 수 없어 다른사람의 몸을 빌려 표현하고 있다.
연인 오필리언은 실의로 물에 빠져 죽었지만 자살로 볼 수 없게 나타내었고,
어머니 거트루드가 스스로 독배를 마신, 죽음에 대한 심리상태들을 잘 나타내었다.
거투르드는 여자 혹은 어머니로서 사는데 대한 갈등을 지닌 인물이다.
선왕이 죽자 그의 동생인 클로디어스와 재혼해 아들인 햄릿과의 사이가 더 멀어지는 캐릭터다.
형을 죽이고 왕좌를 차지한 인물과 재혼하고 아들의 불행까지 방관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선왕이 어떤 남편이며, 어떤 왕이었는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정보석 햄릿은 1막에서는 허허실실, 겉으로는 미친 척하며 웃지만 혼자 있을 때는 고뇌에 찬 연기를 보여 준다.
2막으로 넘어가며 복수의 대립각이 나타난다. 햄릿은 어머니 거투르드에게 죄의식을 상기하도록 만들어준다
죽은 오필리어의 시신을 관에서 꺼내어 부둥켜안는 햄릿의 모습은
앞으로 햄릿의 운명 역시 죽은 오필리어와 가까이 맞닿아 있음을 암시하게 만들어 준다.
무대 뒷쪽에 설치한 문?이나 막을 얇은 금속 재질로 만들어 놓아 배우들이 드나들 때 금속성 소리가 효과음으로 울린다.
이 금속성 소리는 부친이 살해 되었음에도 삼촌에게 복수하지 못한다는 햄릿의 죄의식, 또는
남편이 죽은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시동생과 결혼하는 거투르드의 죄의식을 상기하게 만들어 준다.
공연을 끝낸 출연진들, 머리 숙여 인사하는 배우는 선왕(햄릿 부친) 역으로 유령이라 얼굴은 나오지 않고 희뿌연 신체 모습만 보였었다.
공연 중엔 촬영을 할 수가 없어 늘 끝부분만 겨우 한 두컷 찍게 된다. (▲ 위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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