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2014년 첫산행, 태백산(1567m)

opal* 2014. 1. 7. 21:40

 

(태백산에서 함백산 배경, 백두대간 마루금인 함백산(1573m) 우측으로 금대봉, 매봉산이 이어져 있다.)

 

지난해(2013년) 첫산행에 이어 올 첫산행도 또 태백산(1989. 5. 13 道立公園 지정)을 다녀왔다.  

태백산(太白山, 해발 1,567m))은 강원도 영월군, 태백시와 경북 봉화군의 경계에 있으며 

오랫동안 ‘천(天), 지(地), 인(人)’,  하늘과 땅과 조상을 숭배해온 고대 신앙의 성지 이다.

산 정상엔 예로부터 하늘에 제사하였다는 천제단(天祭壇, 중요민속자료 228과 장군단, 하단 등이 있다.

매년 개천절이면 이곳에서 태백제를 열고, 천제를 지낸다.

 

산엘 자주 다니지는 못했지만 산악회라는 곳에 처음 발 들여놓고 산행 시작하던 때가 2004년, 그때는

필름 카메라가 있었지만 산행에는 무거워서 지참않고, 디카 구입 전이라 사진이 없고, 기록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태백산 첫산행 기억은 뚜렷, 유일사 입구에서 산행 시작하여 태백산 정상으로 올랐었다.

 

당골이 하산 지점인데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정상에 사람들이 많아 어떤이가 우리팀인지를 몰라하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 

반재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쌓인 눈은 많고, 경사가 급해 눈썰매 타며 내려가던 일이 10년 전인데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20005. 2.1. 산행은 입김으로 머리카락에 고드름이 달리고, 속눈섭까지 하얗게 얼었던 겨울 산행 중 가장 추웠던 기억이 있다. 

태백산 세 번째 산행인 이때 부터는 화방재에서 산행시작하여 문수봉 쪽으로 긴 코스를 택해서 다니기 시작 했다, 

그리고 2006년 1월이 네번째, 같은해(2006) 4월엔 백두대간 종주하느라 태백산 정상을 밟았고,

 2007, 2008. 연거퍼 두 해는 화방재에서 사길령을 거쳐 소문수봉 쪽으로 가장 긴 코스를 걸었다.

지난해 1월이 여덟번 째, 이번이 어홉 번째 산행이다. 10년 동안 아홉 번이면 거의 매년 찾았다고 할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번엔 하산하여 단체로 떡국을 먹을 것이니 짧은 코스로 산행하고, 일찍 하산 해주기를 부탹해 온다.  

유일사 입구에서 산행 시작하여 당골로 하산 하는데 문수봉으로 가지말고 10년 전과 똑같은 코스인 반재쪽으로 하산 하란다.

 

겨울 날씨 치고는 따뜻하나 해발높이 1500m가  넘는 능선에선 바람이 세차 손 발이 시리고 뺨이 얼어 온다.

전에 없었던 장군봉 정상석은 작년에 처음 보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기념을 남기려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찬 바람 맞으며 순서 기다려 기념 남기고, 천제단으로 가니 간단하게 제를 지내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태백산 정상석 주변 역시 많은 사람들이 서로 먼저 사진 찍히기 위해 아우성, 전엔 정상석 옆에 붙어 찍혔으나

이번엔 많은 사람들 속에 묻혀 정상석 앞에서 대충 찍히고 하산을 서둘렀다.

 

북사면에 잔뜩쌓인 눈으로 나란히 깊게 파인 발자국 따라 잠시 가파르게 500m 정도 내려 딛으니

아래로 망경사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작은 건물인 단종비각(端宗碑閣)이 서있다.

 

다른 사람들 처럼 건물이나 찍을까 하고 서있으니 잠긴 비각 문을 여는 사람이 보인다. 

재촉하던 걸음 잠시 멈추고 기다리니 비각 문이 열리고 한 분이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나도 한 장 찍을까하여 다가가 뒤에 서서 기다리니 열린 문을 가로막고 서서 비켜줄 생각을 않는다.  

 

열린 문 옆으로 발을 옮겨 비석 모습을 한 장 찍으니 "사진 찍으면 보내 줄 수 있겠느냐"며 의사를 타진해온다.   

"그러겠다"고 대답하니 그때서야 자리를 비켜 준다. 정면 앞에서 똑바로 한 장 찍으니 비석 뒤의 비문 찍기를 요구한다.

뒤로 가보니 어둡기도 하거니와 장소가 워낙 혐소하여 비석에 쓰인 비문 전체를 담기가 힘들다.

밖으로 나와 건물 뒤로 가 굵은 나무창살 사이로 찍으려니 꽃무늬가 정면을 막고 있어 그것도 힘들어 옆 모습만 겨우 담았다.

사진을 대강 찍고나서 메일 주소 가르쳐 달라며 이야기 나누니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정암사 주지 스님 이셨다. 

 

 

정면 3칸·측면 2칸 규모로 단청된 단종비각(端宗碑閣)은

조선(朝鮮)제 6대 임금인 단종(端宗)이 영월에 유배되자 고을 추 익한(秋益漢) 전(前) 한성부윤(漢城府尹)이

태백산의 머루 다래를 따서 자주 진상하였는데 어느날 꿈에 산과를 진상차 영월로 가는 도중

곤룡포(袞龍袍) 차림으로 백마를 타고 태백산으로 오는 단종을 만나게 되었다.

행선지를 물었더니 태백산(太白山)으로 가는 길이라고 답하였다

추 익한이 이상히 여겨 영월 땅에 도착해 보니 단종이 그날 세상을 떠난 것이다.

 

서기 1457년 영월에서 승하한 뒤 단종의 영혼이 태백산 산신령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지금도 무속 신앙을 믿는 사람들은
태백산 정상 부근과 태백산 아래 춘양면 석벽리 등지에 단종의 비각 또는 화폭을 걸어놓고 단종의 신령을 섬긴다.

그 후 주민들이 의논하여 단종의 영혼을 위로하며 산신령으로 모시기로 하여 매년 음력 9월 3일 제(祭)를 재내고 있다.

 

비각 안에 보호되어 있는 비석은 망경사에서 지내던 김진정행이라는 보살이 세웠다.

어느날 김보살이 꿈을 꾸었는데 단종이 나타나 “내가 태백산에 와 있는데 그 표식이 없으니 네가 비석을 하나 세우라”고 했다 한다.
비석 앞면에는 ‘조선국 태백산 단종대왕지비(朝鮮國 太白山 端宗大王之碑)’라 새겨져 안치되어 있다

"지금의 비각은 서기 1955년 망경사(望鏡寺) 박 묵암 스님이 건립하였다"고 비각 옆 안내판에 쓰여있다.   

 

비문(碑文)과 현판(懸板) 글씨는 오대산 월정사 탄허스님의 친필(친필)이다.

탄허(呑虛 1913년 음력 1월 15일~1983년)는 어려서 사서삼경과 노장사상을 두루 섭렵한 후

1934년 오대산 상원사에서 한암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여 일찌감치 학승으로 명성을 떨쳤다.  

월정사(月精寺) 조실(祖室), 오대산연수원 원장으로서 승려들을 지도했고, 1964년부터 1971년까지 동국대학교 대학선원 원장을 역임했다.

 

그렇게 여러번을 왔었도 이 비석을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자세히 알게되어 얼마나 기쁜지... 

일부러 겨울 산행지로 선택하여 왔건만 날씨가 며칠동안 따뜻하여 상고대를 못봐 서운하고,  

문수봉으로 가지못한 짧은 코스 또한 아쉬워했는데 그 아쉬운 마음을 채워주심인가 오히려 더 흡촉한 산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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