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만산은 천황, 재약, 신불, 영취, 가지, 운문, 고현산 등 1000m 가 넘는 아름다운 고봉인 영남 알프스의 유명세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은 산, 운문산과 가까운 거리에 있고, 개인적으로는 산행 10여년만에 처음 가는 산이다.
계곡물이 맑고 좋다 하여 원래는 8월에 가기로 계획했던 산인데 태풍과 푹우 예보로 연기되어 이제서야 가게되었다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하고 한낮의 햇살은 아직 뜨거워 일교차가 10~15도나 된다,
완연한 가을날씨라 산행하기엔 더없이 좋은 쾌청한 날이다.
구만산(785m)은 경상남도 밀양시의 동북쪽 산내면 북쪽에 위치한다.
고속도로 밀양 IC를 지나 지방도로 달리며 보니 도로 주변 과수원 단지엔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전에는 밀양 얼음사과를 무척 맞있게 먹었었는데 요즘은 입맛이 변한건지, 사과 맛이 변한건지 예전과 다르게 느껴진다.
전 같으면 한 시간 일찍 출발 했을텐데... 평소와 같은 06시에 출발하니 11시가 지나 들머리 도착.
주차장에 버스가 서자마자 남자 한 분이 달려와 주차비 10,000원 이라며 독촉을 하신다. 개인소유지 인가 보다.
산행할 사람들 내리고 차는 바로 돌아 나가 다른 곳에서 기다릴거라고 했더니 그러면 사람들 다 도로 올라타고 다른곳에 가서 내리란다.
거리가 멀어 불참한 사람들이 많다. 단체 인증샷 남기고 바로 산행 시작.
06시에 출발하여 길에서 5시간을 보내고 늦은 시간에 산행 시작하려니 꾀가 난다.
뒤에서 걷던 창ㄱ님, "잠깐 서서 뒤돌아 보세요~"
갈림길에서 잠시 서서 이곳에 있는 안내판에 있는 지도를 본 산행 대장님,
아침에 나누어준 산행 개념도와는 다르게 봉의 저수지 쪽으로 하산하겠다던 코스를 원점회귀로 바꾼다고 한다.
버스기사에게도 다른 곳으로 가지말고 그냥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전한다.
갈림길에 있는 표지목을 보니 구만산 정상까지 우측길은 4.5Km, 좌측길은 3.36Km로 1Km 이상 차이가 난다.
"2진으로 짧게 타실 분들은 좌측길로 구만폭포까지만 다녀 오시면 됩니다." 1진은 능선 코스이고, 2진은 계곡길 코스가 된다.
7월에 중국 여행 다녀온 후 폭염날씨 여름이라 7주 연속 짧은 산행을 했기에 오늘도 2진으로 나섰다.
능선길 걸으며 멋진 조망 감상하고 싶지만 마음과 몸이 따로 놀고 싶어하기에 어쩔 수 없이 짧은 길을 택했다.
속도 느린 사람들끼리 쉬엄쉬엄 폭포까지 가는길 이라지만, 거리도 멀고, 처음 와본 산이라
폭포까지만 다녀오기엔 아쉬움이 클 것 같아 정상까지 다녀올 셈으로 앞서서 먼저 걸었다.
요즘 몇 주, 뒤에서 여유있게 같이 다녔던 유진 할미 김여사도 정상엘 안간다기에 혼자서 걸었다.
높은곳에서 굴러 떨어지다만 커다란 바위들이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고, 등산로는 그 돌들 사이로 나있다.
돌들이 오래되어 부식된것 같은 느낌을 준다.
완전히 돌로 이루어진 경사 심한 계곡에 나무 계단을 설치하여 오르내리기 편하게 되어 있다.
만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한 발 한 발 올려 딛는다.
계곡 옆으로 있는 바위에서도 물이 흘러 내리며 계단까지 적신다.
어떤이들은 이곳까지만 와서 사진을 남기고 돌아서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쪽 지역분들 같다.
바위 생김새나 거친 질감이 다른곳과 조금 다르게 보인다.
2km가 넘는 골짜기 안에 온갖 비경들을 간직하고 벼락듬이, 아들바위, 상여바위, 병풍바위 등
천태만상의 기암이 산재해 있다는데 처음 찾은 나로써는 구별하기가 힘들다.
돌틈으로난 길을 따라 걷다보니 후드득 후드득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가을산행의 또 다른 맛이다.
등산로는 일정하게 한 쪽으로만 나있지않고,계곡을 이리 건너고 저리 건너야 한다.
구만산 남쪽의 구만계곡은 2㎞정도의 바위계곡인데 골짜기가 좁고 길어서 일명 '통수골'이라고도 한다.
물이 너무 깨끗하고 투명하여 손담그기 조차 아까운 생각이 든다. 하산길이라면 들어가 앉아 있음직도 해 보련만...
계곡에 있는 바위에는 표지석 대신 화살표를 그려 등산로를 안내하고 있다.
수량은 많지 않지만 계곡물이 있는 그늘인데다 아직까지는 경사가 심하지 않은 완만한 길이라 이곳까지는 걷기에 그다지 힘들지 않다.
정상까지의 거리 표시목이 곳곳에 서있어 도움이 된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돌들.
계곡 건너편으로 높은 곳의 바위가 보이니 갑자기 주왕산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며 바위 모습이 머릿속에 오버랩 된다.
산에서 흘러내린 돌들로 너덜길을 이루니 걷기가 불편해진다.
계곡 건너 높은 곳의 바위를 당겨거 찍어 보았다.
구만폭포.
통(桶) 같이 생긴 통수골에는 구만폭포가 있고, 폭포 양편에는 수직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폭포 길이는 30m 정도? 아래에는 못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번 여름에는 이쪽이 가믐이 심해 그런지 수량이 풍부하지가 않다.
폭포 앞에서 기념도 남기고.
2진으로 뒤에서 걷는 분들이 너무 느려 같이 못걷겠다며 한 분이 부지런히 따라와 같이 찍고 찍힌다.
이곳까지 왔다가 그냥 내려가기엔 여러가지로 아쉬워 정상까지 갈 생각이다.
폭포 감상 후 등산로 따라 오르니 금방 급경사로 변하며 길도 좁고 암벽에 매어놓은 줄을 잡고 오르기도 하는 위험한 길로 바뀐다.
잔 돌이나 도토리를 잘못 밟으면 미끄러지기도 한다.
폭포 윗쪽으로 난 등산로는 폭포쪽이 절벽으로 된 상태라 위험하다.
이정표를 보면 그다지 멀진 않지만 길 상태가 어떨런지... 아무튼 지나온 거리보다는 숫자가 적으니 안심 된다.
계곡 건너 암산으로 이루어진 봉우리, 저 능선 어디선가 우리팀 1진들이 걷고 있으리라 ...
멋진 나무와 바위가 조화를 이루며 절경을 이룬다.
위험한 절벽 방향엔 기둥을 만들고 밧줄을 매어 안전하게 만들어 놓았다. 우측 아래에 폭포가 위치한다.
계곡을 벗어나며 오를수록 경사는 더 급해지고 그늘도 없이 뙤약볕이 내리쬔다.
등산로는 바위로 이루어져 더 뜨겁고, 땀은 뻘뻘, 아래에서는 한 모금도 안마시던 얼음물을 계속 벌컥 벌컥 마시게 된다.
같이 걷는 일행은 시장기가 느껴진다며 배고파 노래가 나오기 시작한다.
워낙 늦은 시간에 시작한 산행이라 많이 참고 올라오기도 했다.
우리가 올라온 통수골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바위 전망대에서.
구만계곡(통수골) 골짜기.
조망이 참 시원해 보이기는 하나 방향이 달라 영남 알프스 고봉들은 이쪽에서는 안보인다.
구만계곡(통수골) 우측으로 보이는 조망 사진 두 장을 이어 보았다.
하늘이 시원해 보이기도 하지만 능선에 오르니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게 불어 오던지...
옷을 적시던 땀줄기가 바람에 잠시 멈추고 맥을 못춘다.
산행하기 딱좋은 계절이 되니 기분좋게 힐링도 잘된다.
능선 코스 선택한 1진 보다 먼저 도착한 구만산 정상.
구만산은 임진왜란 당시 구만 명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전화를 피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해발높이 785m. 폭포까지는 비교적 수월하게 오를 수 있고, 폭포를 지난 후 급경사인 곳이 많다.
얼른 기념 남기고 정상 한 쪽에서 식사 나누고 있는 중 능선코스를 택했던 1진 일행들이 들이닥치며 정상 기념들을 남긴다.
1진 일행은 배가 고파 이미 먹고 올라왔다고 한다.
같이 식사 나눈 일행은 1진 쫓아 간다며 부랴부랴 뒤좇기에 덩달아 서둘러 짐을 챙겼다.
전에 같이 백두대간 종주 하셨던 교장 선생님(올해 79세), 타지역으로 떠나시어 7년만에 참석, 오를 땐 1진과 함께 하시고,
하산 길에 둘이서 같이 여유있게 걸으며 얘기를 나누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듯 10년 세월이 어제 같기만 하다.
아직도 예전처럼 건강하신 모습으로 산행 하시니 보는이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 해주시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위 사진은 능선 코스를 택한 지기님이 촬영, 원래는 저 계곡을 따라 내려가 저수지쪽으로 하산할 예정이었었다.
영남 알프스를 바라보고 싶어 능선 코스를 걷고 싶었지만 .... (사진 속 봉우리 이름은 본인이 적어 넣음)
운문산에서 하늘금을 이루는 능선을 따라 우측으로 더 지나면 천황산이 보이는데 사진에는 나오지를 않았다.
계곡길로 올라가며 사진을 다 찍었기에 같은 길 하산때는 사진 찍을 일이 없을것 같아 카메라도 휴대폰도 신경 안썼다.
폭포 위 쯤 내려오다 갑자기 휴대폰 생각이 나서 잠시 쉬며 찾아보니 안보인다. 배낭 속 물건들, 옷 주머니 모두 뒤져보았지만 ...
같이 걷던 김선생님 휴대폰으로 번호를 눌러보니 아예 불통, 오지 산 속이라 통화 불가능 지역이다.
어쩐다?
폭포에 내려와 우리팀 젊은사람 있으면 배낭 맡기고 다시 올라갔다 올까 생각하고 내려와 보니 우리팀은 다 내려가고 모르는 사람들 몇 명만.
오호 통재라... 체념하고 하산길을 책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점심 먹을 때 옆 사람이 시간을 물어 보기에 얼른 꺼내 본 후(오후 1:40)
식탁보처럼 펴놓은 천이 바람에 날리기에 돌 대신 휴대폰으로 한 쪽을 눌러 놓았던 기억만 있다. 그 후에는 전혀 생각이 안난다.
1진 쫓아 내려간다고 서두르는 바람에 정신줄을 놓았나보다.
거의 다 내려와 계곡물에 발 담그고 땀 닦는 재ㅅ씨에게 휴대폰 좀 달래서 번호 눌러보니 벨은 울리는데 받지를 않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름난 산이 아니라 산행객도 많지않고, 지금 쯤은 하산 시간이라 누가 줏어가지도 않았을 것 같은 생각만 든다.
귀가행 버스에 올라서도 이사람 저사람이 걸어보니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라는 소리만 들린다고.
새로 구입하여 사용한지가 3년 2개월이나 되었으니 배터리 수명이 많이 짧아져 산행 후엔 배터리를 바꾸어 사용하곤 했었다.
기기에 대한 애착과 그 안에 담긴 정보 등이 조금은 아깝단 생각 들지만 어쩌랴, 그냥 체념하고 맘 편히 지내기로 최면술을...
요즘은 휴대폰을 주우면 돌려 주기는 커녕 정보를 빼내 악용하거나 팔아버린다며 오히려 주위분들이 더 걱정을 해주신다.
달리는 차창을 통해 바라본 일몰.
밀양에 있는 산에서 휴대폰 분실은 징크스일까?
7 년전(2008.11) 구만산 옆 운문산 산행 땐 어두워진 시간에 하산 중 전화기가 떨어진 것을 모르고 그냥 온 일이 있었다.
그런데 며칠 후 울산에 사는 사람이라며 줏었다고 보내준 적이 있었다.
아마 이번에도 누가 줏으면 보내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휴대폰도 구 모델(갤럭시 노트 원)이라 값도 안나가지만
평소에 그 높은 산까지 오르내리는 고행자라면 줏었다고 냉큼 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주말이나 지나고 다음 화욜까지는 휴대폰에 얽매이지 않고 힐링하는 마음으로 조용히 지내볼 생각이다.
소식이나 안부전해주는 사람에게는 바로 답신을 못해 미안하지만 나중에 여차저차 얘기하면 이해해 주리라...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거리가 멀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저녁까지 해결했다.
산행 시간을 제외한 길에서만 오고가는 왕복 시간만해도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다,
북유럽 여행 다녀오신 김 사장님께서 한 턱 쏘셨다.
값이 비싸 그런지 평소에 먹던 우동과는 달리 재료가 많이 들어가 보기에도 고급지고 맛이 훨씬 차이 난다.
따뜻한 음식 식지않게 담아주는 그릇부터 차별화 되어있다.
감사 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휴대폰을 분실한 아쉬움은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가기 힘든 곳을 정상까지 다녀와 매우 흡족한 산행이 되었다,
즐거운 마음과 건강한 체력에 오늘도 감사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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