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한 달 내내 따뜻하여 봄날씨 같더니 새해 들어선 요즘은 기온이 많이 내려갔다.
백운산 아침기온 -12도, 그래도 차갑고 거센 바람이 불어오지 않아 견딜만하다. 겨울날씨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광덕고개(廣德峴, 620m)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백운산(白雲山,903m)은 강원 화천과 경기 포천의 경계에 위치한다.
광덕고개는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백운동에서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예전에는 '캐러멜 고개'라고 불렸다.
6·25 전쟁 당시 이 지역을 관할하던 사단장이 급경사로 굽이도는 광덕 고개를 오를 때마다 차량 운전병들에게 졸지 말라고
캐러멜을 주었다는 데서 이런 이름이 유래했다. 또 굽이굽이 돌아가는 광덕 고개의 생김새가 낙타의 등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미군들이 ‘캐멀(Camel)’이라고 부르던 것이, 음이 비슷한 캐러멜로 변하게 되었다고도 한다.
날씨는 쾌청하여 하늘빛은 한없이 푸르고 가시거리도 길지만 잡목으로 이루어진 숲에서의 조망은 나뭇가지 사이로 조망되어 별로다.
아침에 달려온 계곡과 나란히 하는 372번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광덕산(廣德山, 1046m)과 박달봉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장쾌하다.
광덕산에서 백운산으로 그리고 국방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은 중부 지방 내륙에 위치하여 해발 1,000m급의 높은 산으로 연결된다.
광덕산 정상엔 하얀 구조물의 천문대(1,010m)가 있어 금방 눈에 띈다. 일명 '조경철 천문대',
그 사모님과 잠시 함께 공부한 인연으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조경철 기상학자를 전에 병원에서 뵌 모습이 떠오른다.
처음부터 가파르게 치고 오르는 거친 돌길과 봉우리 몇 개를 오르내리는 급경사 비탈길은 낙엽 밑에 숨은 얼음이 복병이다.
오르막에 속도가 늦어져 두 사람만 백운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2진 코스를 택하기로 하고, 선두 그룹은 먼저가라 보냈다.
봉우리들이 뽀죽하니 다 오르고나면 뒤로 다른 봉우리가 보이기를 몇 차례, 속고 속으며 오르고 또 오른다.
날씨는 상큼해서 좋으나 오를 수록 찬 바람이 스치며 기온이 내려가 뺨이 시리다. 그렇게 서너 봉우리를 오르내린 후 정상 도착,
선두 그룹은 이미 도마치봉을 향해 이미 떠났고, 두 사람만 남아 서로 정상 기념 인증 끽고 찍힌다.
백운산 첫산행(2008.1.3)과 두 번째 산행(2014.9.16)은 백운산에서 도마치봉 거쳐 향적봉에서 흥룡사로 하산하는 긴 코스었으나
세 번째 산행인 오늘은 정상에서 흥룡사로 직접 하산하는 코스를 택하니 이 등산로는 처음 걸어본다.
다행히도 정상 부근에서만 기온이 차갑고, 조금 내려서니 바람이 잦아져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 나누는데
장갑을 벗어도 의외로 손이 시리지 않더니 밥을 다 먹고나니 바람이 살살 일며 추워진다.
올라갈 때 가파르듯 내려 딛는 능선도 엄청 급경사, 등산로엔 밧줄이 계속 이어지며 매어져 있다.
오르막엔 낙엽과 다져진 눈과 얼음이, 하산길엔 왕사가 발걸음을 긴장시키며 움츠러들게 만든다.
가파른 길 내려와 임도를 만나고, 계곡물이 하얗게 얼어붙은 계곡 위로 백운 1,2교를 건너니 부도 3기가 보이며 흥룡사가 나타난다.
흥룡사(興龍寺)는 신라 말기에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6·25전쟁 때 건물이 많이 소실되어 지금은 대웅전과 요사채만 남아 있다
하산 종점 백운동 주차장 도착하니 기사님은 점심 식사하러 먼 곳으로 이동, 계곡 주변에 음식점 상호는 즐비하나 문을 연 가게가 없다.
백운산 정상에서 도마치봉 거쳐 향적봉까지 돌아 하산한 선두 그룹 기다린 후 들으니
역시 마찬가지로 하산길이 너무 가파르고 거칠어 힘들었다며 1진 일행들도 입을 모은다.
거리나 시간으로 보아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4시간 반 정도의 여유있는 산행이 적당하게 느껴진 하루,
산행지 거리가 가깝고 외곽도로 이용하니 귀가 시간도 일러 집에 빨리 올 수 있었다.
쾌청한 날씨에 맑은 공기 실컷 마시며 온몸을 움직인 하루에 오늘도 감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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