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설우음(曉雪偶吟) (눈 내리는 새벽에 우연히 읊다)
이식(李植)
凍水鳴何細(동수명하세) 얼음장 밑으로 쫄쫄 물이 흐르는
深宵靜不風(심소정불풍)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고요한 이 밤
忽聞山木響(홀문산목향) 툭툭 가지 꺾어지는 소리 들려와
知是雪花濛(지시설화몽) 눈이 펑펑 내린 것을 알 수 있었네
卷幔窓全白(권만창전백) 휘장을 걷고 보니 창밖이 환한데
開爐火失紅(개로화실홍) 화롯불을 쑤석여도 불씨를 살릴 수 없네
會看晴旭動(회간청욱동) 날이 개고 아침 해가 솟아오르면
千嶂玉朧朧(천장옥롱롱) 천산이 희뿌연 옥빛으로 변해 있으리
택당집(澤堂集)에서.
택당(澤堂, 1584~1647)-조선 중기의 대표적 학자, 한문사대가 중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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