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산 (八峰山, 327m)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있는 산으로 홍천강이 산의 삼면을 둘러싸고 있다.
강 남쪽 연안을 따라 여덟 개의 봉우리가 길게 뻗어 있다.
산 높이가 아주 높진 않지만 바위와 암벽이 많고 능선이 험하여 산행시간이 많이 걸린다.
봉우리가 여덟 개라 하여 붙여진 이름인 이 산은 대부분 암릉으로 되어 있어 전에는 로프를 잡고 올랐는데
지금은 수직에 가까운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전에 두 번(2005 2009)의 산행이 있었고, 이번이 세 번째 산행이다.
월초 3월 한 달 산행지를 물어오는 지인이 있었다. 작년 5월(2015.05.31) 보길도 격자봉 산행때 보고 못 본 여인이다.
매주 어느어느 산과 세 번째(15일, 오늘)는 시산제가 있다는 것까지 알려주었더니 어제 저녁에 문자가 왔다.
"언니 낼 시산제가 있다고해서 가려고 시간 만들어 놨는데 한 주 연기 되었다면서요?"
"맞아요, 주관하시는 대장님이 낼 교육이 있어 불가피하게 요일을 바꾸었어요.. 어짜피 시간 내었으면 참석해서 함께 걸어요."
"그런데 언니, 내가 산행을 자주 안해서 산에는 못올라가고, 강변 트레킹이나 할까 하는데요"
"일단 나와요, 매주 다니는 나도 힘들어서 일행들 빨리 못쫓아 다니고 혼자 뒤에서 마냥 걸어요,
지난주에도 도락산 갔다가 힘들어서 혼났어요, 강변을 걷던 봉우리에 오르던 함께 해요"
거리도 가깝거니와 전에는 주차장에서 내려 걸어 왔는데 오늘은 기사님이 입구까지 태워다 주어 일찍 도착했다.
산행은 팔봉산 유원지에 있는 팔봉교 매표소를 지나면서 시작된다
일행들은 1봉부터 오른다고 직진하며 개울 작은 다리를 건너고 두 사람만 2진으로 우측 강변길을 택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봉우리에 올라보면 어떨까? 날씨도 좋은데 멋진 조망은 한 번 봐야 하지 않을까?"
여덟개의 봉우리를 다 걷기에 자신이 없다기에 중간에 올라 중간에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전에 왔을 때는 두 번 다 1봉에서 8봉까지 종주한 후 하산 했지만 오늘은 지인을 위한 특별산행 이다.
입장료를 내며 "두 사람은 2봉과 3봉 사이에 있는 등산로로 오를 것이다" 했더니 평일이라 허락해 준다고 한다.
"공휴일엔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아 오를 사람은 1봉으로 올라 그쪽으로 내려오게 한다"고 한다.
날시가 많이 따뜻해진것 같은데도 강원도 이름값을 하는지 고속도로 휴게소 부터 쌀쌀하게 느껴지더니
산에 오르기 시작하니 봄날씨에 녹아 흘러내리던 물이 도로 얼어 고드름을 연출 시키고, 돌밑 그늘엔 얼음이 숨어 있다
강변길을 걷다 2봉, 3봉 사이 이정표에서 오르기 시작, 바위덩이들 사이로 돌꼐단이 간혹 보이는데 무척 가파르고 좁다.
휴일이면 허락 안하겠다던 안내인의 말이 이해된다.
2봉과 3봉 사이의 골짜기는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잎이 무성한 계절엔 오르기가 더 힘들게 생겼다.
둘이서만 걸으니 이런 저런 얘기 나누고 사진 찍어가며 걸음속도 맞추니 딱 자기 스타일이라 좋단다.
순전히 바위로만 이루어진 가파른 곳이라 빨리 걸을 수도 없어 여유부리니 옷이 땀에 젖지않아 좋다.
고드름을 보니 더 춥게 느껴진다.
나무의 행위 예술?
바위에 이끼가 많고, 나뭇가지가 얽히고 설킨 모습을 보니 더운 계절엔 습하여 뱀이 있을 것 같아 이 등산로는 다니기 힘들겠다.
쉼터 위로 샘터가 보인이고, 누군가가 불상을 갖다 놓았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어 그런지 바위틈에 끼워 놓았다.
<팔봉산 약수터 전설>
10 여년전 까지만 해도 이 약수터를 지키는 노인이 있었으며 이 약수는 영험하고 까다로워
부정한 사람이 오르면 뱀이 길을 막곤하여 가던 사람도 되돌아오곤 하였다고 전한다. 설령 억지로 가서 물을 마시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입으로 물을 마실 수 없어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 약수는 속병, 관절염 등 각종 질병에 효험이 있어 지금도 아는 분은 이곳을 찾아 정성을 드리고 약수물을 마시며
효험을 얻는고 한다. 이곳 약수터에 녀려오는 좁쌉 이야기는 좀 더 재미 있다.
한 노인이 이곳에 올라 밤새 기도를 하여 약수의 효험을 바라면서 부정한 사람을 받지 말고 벌을 내려서
영험한 신령님의 뜻을 전하려고 기도 하던 중 비몽사몽간에 계시를 받았는데 약수 보살님이
"이 미련한 중생아 지금 그런 부정한 중생을 벌주다 보면 하루에 벌 받는 사람 수를 헤아릴 수 없을 텐데..."
하면서 좁쌀 한 줌을 주시며 그 수를 세어보라고 하시는 말씀에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려보니 날이 밝아오고있었고 한다. (팔봉산 안내 책에서)
능선에 오르니 1진 일행은 이미 다 지나갔고, 후미 두 명이 3봉에 놓인 철계단을 오르고 있다.
당집이 있는 2봉에서 바라본 팔봉산 정상 3봉
3봉 오르는 철계단.
3봉을 오르며.
8봉 중 3봉이 팔봉산의 정상이다. 높이는 300여m밖에 되지 않지만 강물 높이에서 시작 되고 가파라서 힘이 든다.
3봉에서의 홍천강 조망
정상에 올라 셔텨 누르기를 주고 받으며 인증 남긴다.
정상 3봉에서 바라본 2봉.
2봉 꼭대기에 당집이 있는데 원래는 8봉에 있었다고 한다. 그 시절에는 뗏목을 타고 강을 거슬러 물건을 운반하곤 하였는데
사람들이 뗏목 위에서 옷을 벗고 산을 향해 소변을 보니 삼부인이 보기 싫어서 2봉으로 옮겼다고 한다.
2봉에 있는 삼부인당(三婦人堂)에는 3부인신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삼 부인이누구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팔봉리 마을에서 이읏 혼인을 하여 살다가 사후에 신봉이 되었다는 설과
하늘의 신, 땅의 신, 물의 신을 의미하는 상징적인 인물일 가능성도 있다.
三婦人은 시어머니 李氏, 딸 金氏, 며느리 洪氏神이며 이씨 부인은 마음이 인자하였고,
김씨부인은 마음이 더욱 인자하였는데 홍씨 부인은 너그럽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당굿을 할 때 이씨가 강신하면 풍년이 들고, 김씨가 내면 대풍이며 홍씨가 내리면 휴년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김씨 부인신이 내려주기를 빌었다고 한다. 이렇게 삼부인 신을 모시며
가내의 태평과 농경사회의 순풍을 기원한 것은 샤머니즘 신앙의 일부라 할 수있다.
3부인당은 인근 주민들의 안녕과 질병이나 재액, 풍년과 흉년을 주재하는 세 여신을 모시는 것이다.
이 지역 사람들은 400여 년 전부터 매년 3월과 9월 보름에 당굿을 벌여왔다.
3월 굿이 크며 삼부인신과 칠성신을 기리는 세 마당 굿을 사흘 동안 한다고 한다.
팔봉산 당굿의 과정은 보통 세 마당으로이루어지고 있다.
제 1마당은 팔봉산 제 2봉에 모셔있는 칠성칠군과 후토신령에게 축원을 드리는 제사이며
제 2 마당은 3부인 신놀이로 이씨, 김씨, 홍씨 부인을 달래는 놀이 이다. 제 3 마당은 무속인들의 만신 굿놀이가 전개 된다.
세부적인 과정을 살펴보면 삼월 보름 이른 아침 삼부인전에 기도를 올리고 신목을 정지하여 하산한다.
이어 팔봉산 아래 제례상를 차리고 부정굿, 서낭굿, 산신굿, 칠성굿, 장수굿, 작두굿, 동자굿, 용신굿, 뒷점굿이 이어진다.
3봉에서 바라본 4봉.
3봉에서 내려와 4봉을 오르려면 전에는 해산굴을 통과 하며 바위 위로 올라갔었으나 지금은 다리가 놓여져 굴을 통하지 않고 직접 다닐 수 있다.
좌측 아래로 내려가면 해산굴을 통과하여 4봉을 오르게 되고, 우측 다리로 가면 4봉으로 직접 연결 된다.
4봉에서 바라본 3봉. 일행이 눌러준 셔터에 정상에 있는 본인이 찍혔다.
4봉에 있는 해산굴. (○ 안으로 아래가 보인다.)
배낭을 메고 올라오긴 힘들다. 전에는 두 번 다 이 통로로 올라 왔는데 아래에서는 받쳐주고 위에서는 잡아 주어야 오를 수 있었다.
이 바위를 일명 자식바위라고도 한다. 아들을 못가진 사람이 이곳에 와서 삼신을 빌고
밥을 가지고 와 먹으면 아들을 얻는다고 해서 정성을 들이려 다녀갔다고 한다.
힘들게 통과하는 바위라 그런지 일명 장수굴이라고도 한다. 전설에 의하면 한 번 통과시마다 10년 젊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둘이서 구멍으로 통과 하기엔 너무 힘들 것 같아 오늘은 옆에 있는 철계단을 처음으로 이용해 4봉엘 올랐다.
위 사진 중 위 왼쪽 사진은 해산굴을 가까이서 들여다 본 모습. 통로가 좁고 구멍이 작아 오르기가 힘들다. .
4봉 내려딛기.
5봉 오르는 계단.
5봉 기념 인증.
5봉에서 바라본 4봉.
멀리 B B D 스키장이 보인다.
5봉에서 줌으로 바라본 스키장, Slope가 하얀 눈으로 덮여 있어 금방 눈에 띤다.
지난 주엔 다른 스키장이 폐장이라 다녀오고, 이번 주말엔 저 스키장이 폐장이라 갈 예정 이란 소리를 아들에게 들었다.
5봉에서 조망되는 6~8봉.
일행이 찍은 7봉과 8봉 정상석, 2진 두 명은 가지 않고 5.6봉 사이에 있는 탈출로로 하산 하았다.
2진 두 명은 5봉에서 과일 멱으며 놀고 있는 동안 1진 일행들은 멀리 7봉 꼭대기에 보인다.
5봉에서 6봉 쪽으로 내려딛는 곳. 위에서 내려다 보기엔 가히 위협적이다.
5봉 내려딛는 지그재그 철계단.
6봉 오르는 철계단.
6봉.
6봉에서.
8봉까지 종주하지 않겠다는 동행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5봉과 6봉 사이의 계곡으로 하산 히작.
하산길도 2봉과 3봉 사이 계곡으로 오를 때나 마찬가지로 돌과 이끼 뿐.
강가로 다 내려 딛으니 동행 여인 왈
"언니 저 물 좀 보세요, 우리 학교 다닐 때 교련복 무늬 같지 않아요?"
"아, ㅅㅎ 씨 교련복 세대에요?"
"하하 네 언니~ "
팔봉교. 주차장으로 가려면 저 다리를 건너 돌아 가야 한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7 ,8 봉 하산로 쪽으로 이동하여 흔들다리도 건너고.
커다란 바위 아래 설치한 발판도 딛어 본다.
첫 번째(2005년)는 물론이고, 두 번째(2009년) 왔을 때도 발판이 좁고, 난간이 없어 바위에 매어 놓은 줄을 잡고 다녔었다.
바위 밑 그늘엔 아직도 얼음이 있고, 양지쪽엔 버들강아지가 봄을 알린다.
팔봉교를 건너며 돌아본 팔봉산.
팔봉교 건너 주차장 가는 길에 냉이 한 포기가가 눈에 띄기에 뽑아 냉이 향내 맡으며 발을 옮긴다.
매화나 노루귀 등은 진작에 남쪽으로 부터 소식 들었고, 북쪽에선 4월이나 되어야 피는 얼레지나 목련까지
활짝 핀 모습까지 연일 올라오는데 이곳은 이제서야 민들레가 핀다. 그것도 양지쪽에서 겨우 한 두 송이 정도.
다른 산악회는 오늘 시산제를 지냈다며 먹어보라고 음식물을 나눠준다.
7, 8봉 배경.
하산하여 주차장에서 바라본 1봉(좌측 동쪽)에서 8봉(우측, 서쪽) 까지.
짧은 산행이었지만 룰루랄라 여유부리며 이른 봄 날씨에 푹 빠져 지낸 하루에 감사 한다.
산행 전 오전이나 오후 귀가 행 버스 안에서 평소 TV 시청을 잘 안하는데 오늘의 관심사가 있어 TV를 켰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마지막 대국인데 집 오도록 끝이 안났다. 총 5회 중 4회 대국에서 이세돌 승, 오늘 결과는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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