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강진 덕룡산(德龍山, 432.9m)

opal* 2016. 4. 11. 19:57

 

지난 토욜(9일) 승봉도 가려다 짙은 안개로 배가 출항을 못해 대신 실미도와 소무의도 등 무의도를 한 바퀴 돌고 왔다.

인천 연안부두까지 일찍 가야하는 무게감으로 잠을 설친데다 미세먼지 섞인 짙은 안개 속에서 하루를 보냈더니 몸이 피곤한데다 

오늘도 산행지가 멀어 다른 날 보다 일찍 출발해야하는 압박감으로 잠을 설쳤더니 몸 컨디션이 영 좋지 않다. 몸이 안좋아도

쉴 수 없는 이유가 있으니 덕룡산은 전부터 본인이 가보고 싶어 추천한 산으로 진달래 필 때를 기다리다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7년 전 주작산 산행 때(2009.04.19) 주작산과 이어진 멋진 바위 능선을 바라보며 반했던 산이다.

거리가 멀고 산이 험해 힘들다며 불참자가 많아 작은차 한 대로 7명이 출발,  늘 이용하던 대형 버스를 쉬게 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덕룡산(德龍山, 432.9m)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봉황리 ~ 신전면 수양리에 위치하며 해발 높이에 비해 산세는 1,000m급 산에 견줄 만큼 웅장하다.
창끝처럼 솟구친 험한 암봉이 이어지며 진달래 군락이 많다. 산을 오르는 내내 바다를 볼 수 있는 것도 이 산을 오르는 묘미이다.

위 지도에 보이듯 위로는 만덕산, 아래로는 주작산, 두륜산과 바위 능선이 이어지는 산이다. 

위 지도에 보이는 마량항이나 가우도가 있는 강진만은 다녀온지 얼마 안된다.  

덕룡산은 오늘이 첫 산행,   7년 전 주작산 암릉 걸으며 와보고 싶어 했던 산이다.

 

어두운 새벽 집 나서며 05:30 출발하는 첫 전철을 타러가며 만난 목련은 마치 겨울 밤에 눈이 내리며 소복소복 쌓인듯한 느낌을 준다.  

 

부족한 잠 보충하며 달리다 군산 휴게소 들려 아침 식사(08:10) 후 다시 출발.

 

산벚꽃 만발한 고속도로 주변의 야산.

 

나주 부근 지나며 만난 배꽃도 소금을 흩뿌린듯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 같다.

 

나주가 고향이라 고속도로를 자주 다나며 길을 잘 아는 분이 운전을 하니 어디로 가던 도로 걱정은 끝.

 

시원한 길 달리며 바라본 월출산, 지나다니며 몇 번 본 모습이지만 그래도 반갑고 웅장한 모습에 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겨우내 삭막했던 산이 꽃들로 채워지니 여기저기서 꽃끼리 이야기 나누는 둣 아기자기 재미있다. 

 

강진을 나타내는 고려청자 모습은 반갑기는 한데 나무를 훼손하며 만들어 놓은 모습은 눈에 거슬린다. 

 

 

몇 번은 지나다녔던 고개인데 다리가 새로 놓여지고 있다.

 

이 다리가 완성되면 재미있겠는데 건너볼 기회는 있을까?

 

덕룡산 입구인 도암면 석문리 도암 초등학교에서 봉황천을 따라 약 1㎞를 가면 석문산 남쪽의 협곡에 이른다.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엄청 심하게 불어온다.


협곡이 굽어 도는 지점의 개울을 건너 산행이 시작되는 들머리인 소석문, 도로 따라 더 달려 넘어가면 석문 저수지가 있다.

 

새벽 집 나선지 여섯 시간만에 산행 시작(11:10), 편도 시간만 해도 웬만한 산 산행하는 시간과 맞먹는다.

오고 가는 길에 낭비되는 시간이 많아 원거리 산행은 자주하기 어렵다. 

 

바람은 심해도 가파르게 치고 오르기 시작하니 금방 땀이 쏟아진다.

 

 

 

오르다 말고 잠시 뒤돌아보니 우리가 차에서 내렸던 소석문 지점이 보이고 위로는 바위로 이루어진 석문산이 반긴다.

 

밧줄을 잡고 올라야하는 바위 절벽. 손잡이 겸 발판이 박혀 있어 오르기에 훨씬 수월하지만

그래도 힘드는걸 보면 체력과 무관하지만은 않은듯, 가뜩이나 오늘은 감기 기운으로 컨디션이 영 안좋은 날이라 더 힘들다.   

 

밧줄 잡고 올라 돌아본 소석문엔 대형버스 한 대가 등산객을 쏟아내고, 바위를 오르던 일행들은 다시 바위를 다시내려 딛는다.

 

거친 바위 오르막엔 어김없이 손잡이겸 발판이 달려 있다.

 

시원스런 조망이 금방 펼쳐지며 우측 아래로 보이는 석문 저수지.

 

오르던 길 뒤돌아보면 멀리 강진만 바다가 보이고, 군데 군데 활짝핀 진달래들도 환영을 한다. 

 

돌아본 석문산, 뒤로 멀리 만덕산이 보이니 백련사와 다산 초당을 다녀온 추억도 떠오른다. 

 

재작년(2014.12.28) 남도 여행 땐 지나치기만 하고, 작년 년말(2015.12.24) 다녀 왔던 가우도를 줌으로 당겨 보았다.

가는 곳 마다 추억어린 곳들이 반겨주는 것 같아 마음은 몇 배 더 즐겁다.

 

시원하게 조망되는 푸른 들판과 강진만 바다.

 

선두 일행은 벌써 앞 봉우리에 올라 있는데 나는 언제 저 곳을 오를꼬?

보기엔 멀지 않으나 바위틈 비집고 오르기가 수월치 않다.

 

 

바위 봉우리에 올라 동봉일까 하고 오르면 또 아니고.. 또 아니기를 몇 번.

 

바위 봉우리 오를 때마다 시원스런 조망이 좋아 자꾸 둘러 보게 된다.

능선따라 걷다보니 석문 저수지가 꽤 넓다.

 

날카로운 바위 봉우리들이 사람을 기죽게 만드는건 그만큼 힘들다는 애기 일까?. 얼마나 더 걸어야 저 높은 곳에 도착할 수 있을까?

 

바위봉우리들을 오르고 내리고

 

 

밧줄잡고 올랐던 바위에서 뒤돌아 보았을 때 소석문 도착했떤 다른 팀 등산객들이 벌써 쫓아와 추월을 한다. 

몇 명 되지않는 우리팀 중 다섯명은 앞에서 달리고, 뒤에선 둘이 마냥 사진 찍으며 꼼지락 대고 있다.

 

암봉 오르내리기 연속, 갈 곳은 아직도 멀기만 하고.

 

진달래가 군락으로 피어 눈을 호사시켜주니 힘들어하던 몸이 잠시 편안해진다. 

 

같은 산이라도 계절에 따라 눈이 더 호강 할 때가 가끔 있다. 

 

 

선두그룹은 앞 봉우리 올라 달려 가는데 둘이선 맨 뒤에 가며 사진 찍기 여념 없으니...

 

 

밧줄 잡고 오르기.

 

바위 봉우리를 연속 오르내려도 갈길은 멀기만 하다. 암릉이라 힘든데다 오늘 컨디션이 안좋아 더 힘들다. 

주작산 산행 때도 속고 속으며 6시간 넘게 걸었던 기억이 있다. 산행 끝내고 서울 향해 출발한 시각이 오후 6시, 집 도착이 자정이었다.

 

다시 치고 올라야 하는 길목,  쓰러져 있는 이정표엔 동봉이 아직도 0.86Kn,

우측으로 우회로가 있어 방향을 잡고, 아예 식사하고 가자며 꼴찌 둘이서 퍼질러 앉았다(13:00)

서봉 정상에 가서 점심식사 한다는 선두에게 우리는 이곳에서 식사하고 가겠노라고 연락도 해주었다. 우린 아직 동봉도 못 올랐는데...

 

점심 식사 마친 후 우회로에서 다시 능선으로 오르니 다른팀 등산객들이 바위능선 따라 걷고 있다.

 

흔하게 보이던 날카로운 바위와는 질감이 다른 입석 바위가 눈길을 끈다.

 

올려다 보니 이 봉우리도 동봉은 아닌듯 싶다.

 

바위 봉우리 하나 올랐다 내려 딛기 계속 반복,

 

다시 봉우리를 향한 오르막.

 

 

바위봉우리를 올라서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참 많이도 왔다. 그래도 아직 동봉 만나기 전이다.

 

다른지역에서 온 팀들이 또 추월을... 만덕공업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보인다. 그러나 힘들다고 여기서 탈출 할 수는 없는 노릇.

 

정상을 오르는 길은 험난하기 짝이 없다.

 

 

오르다 말고 다시 뒤돌아보고.

시원스런 조망이 좋아 다시 또 한 번.

 

산행 시작 2시간 50분 만에 드디어 동봉 도착(13;50).   선두가 지나간건 한참 전이고 꼴찌 둘이서 걸린 시간이다.

 

동봉에서 앞으로 더 가야할 길을 바라본 거칠고 험난한 암릉.

 

벼르고 벼르던 산이라 희열감은 몇 배로 느낀다. 검은 바위에 음각으로 써 놓은 글씨가 흐릿해 사진에 희게 써 넣었다.

 

동봉에서 서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암릉 좁은 바위틈 사이로 지나기도.

 

가야할 서봉에서 우리팀 일행들이 손짓한다. 우린 이제 동봉에 올랐는데 저길 언제 갈꼬? 점심은 먹었으되 체력은 고갈 되어 가는데...

컨디션이 않좋으니 이쯤해서 하산하고 싶기도 하지만 탈출로도 없다.

 

동봉에서 서봉으로 가기위해 날카로운 바위틈 비집고 내려가기.

 

바위 사이를 오르고 내리고 돌아서 가고.

 

진달래가 피기를 몇 해를 기다리다 찾아온 덕룡산.

 

올라가는가 하면 다시 내려딛고.

 

방금 전 힘들게 올랐던 동봉을 내려 딛으며 돌아본 모습.

 

동봉을 다 내려와 돌아본 모습. 다시 오를 거면 내려보내지나 말던지...

더 높은 서봉을 또 올라가야 하는데 이렇게 많이도 내려보낸다.

 

서봉 꼭대긴 아직도 요원하기만한 것인가? 우리팀 선두는 다 가고 다른팀 사람들이 서봉에서 즐기고 있다.

 

동봉과 서봉 사이 암릉을 오르 내려딛는 곳에 밧줄과 디딤판이 설치되어 있다.

 

 

 

 

서봉을 오르기 위해 밧줄과 손잡이 잡고 내려딛기.

 

바위틈을 비집으며 내려딛다 다시 서봉을 향해 오르는 산객들.

 

거친 숨소리와 함께 '에고 힘들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

 

 

안전 딛음판이 너무 높게 설치되어 있어 다리 올려 놓기가 어려워 다리길이 짧은이들은 이리저리 궁리를 해가며 올라야 한다.

이왕 만드는 것 아래에 하나만 더 만들어 주었어도 수월 하련만... 가뜩이나 고갈되는 체력에 젖먹던 힘까지 써가며 올랐다.

정상 해발높이는 고작 433m에 불과하지만 높이에 비해 꽤 많은 힘을 요구한다. 완전 네 발로 기어다니는 기분이다.

 

 

드디어 정상(14:20), 산행 시작 3시간 20분 걸렸다. 꼴찌가 동봉 올랐을 때 1진은 이곳에 있었으니 선두는 이미 다 내려갔겠지.  

그래도 해냈다는 성취감에 기분은 한층 업.

 

서봉 정상에서 돌아본 동봉, 가까이 보이는 동봉에서 이곳까지 오기를 30분이 걸렸으나 힘은 몇 배로 들어 서너시간 걸린 기분이다. 

동봉과 서봉, 쌍봉으로 이루어진 이 산은 웅장하면서도 창끝처럼 날카롭게 솟구친 암릉이 아름다움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정상에 오른 충족감은 힘듦의 몇 배로 느껴져 기분은 이미 하늘을 날고 있다.  

 

주작봉을 거쳐 두륜산까지 이어지는 암봉들이 줄지어 서있다.   마음은 이미 두륜산까지 가 있다.

7년 전에 저 두륜산 아래 오소재에서 시작된 주작산 암릉을 걸으며 

이쪽의 암릉을 바라보고 걸어보고 싶었던 순간의 꿈이 오늘에 이루어진 것이니 어느때이건 꿈은 꾸고 볼 일이다.  

 

정상에서 월출산과 수인산, 제암산, 천관산 및 완도의 상황봉까지 다 보인다고 했으나

내 능력으론 저 앞애 보이는 해남군 삼산면에 있는 두륜산의 노승봉과 백운봉 등이 조망될 뿐이다. 

 

오르는 동안 내내 자꾸 바라보던 강진만 바다와 석문 저수지, 산행 내내 눈을 호사 시카준 진달래를 다시 한 번 눈에 담으며 서봉을 내려 딛는다.

 

내려딛기 아쉽지만 서봉에서 하산 시작(14:30).

 

서봉을 내려딛는 길도 결코 만만치 않아 밧줄의 힘을 빌려야 한다.

 

 

발 아래로 먼저 내려딛은 다른팀 일행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서봉을 내려딛으며 돌아본 모습.

 

내려딛다 말고 방금전 올랐던 서봉을 배경으로.  다른팀 사람들이 찍다 말고 한 컷 눌러 주었으니 고맙다는 인사는 필수.

 

 

서봉에서 내려와 주작봉쪽을 향해 오르는 길목.

 

다른팀 일행들 일부는 주작봉을 향해 가고 몇 명은 탈출로로 하산하고 있다.

 

우리팀 선두는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꼴찌 두 사람은 수양마을로 가는 갈림길에서 하산 하기로 결정하며 잠시 휴식.

지금시각이 오후 세 시이니 서울까지 가려면 지금 떠나도 밤 9시가 되는데 마을까지 하산 하는 시간은 또 얼마나 걸릴라나....  

 

주작봉 쪽으로 가는 바위 봉우리. 몸은 지쳤어도 마음은 더달려 주작봉까지 가고 싶다.

 

주작봉 쪽으로 더 가다 수양관광 농원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지만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더 산행하기에는 몸은 이미 지쳐 있다. 

 

동봉과 서봉 암릉 산행을 마친 후 수양리로 내려가는 코스따라 하산 시작하니 원시림 같은 동백 숲을 만난다.

 

네 발로 기어다닌 암릉도 힘들지만 가파르게 내려딛는 돌길도 이젠 다리가 아프다.

 

가파르게 내려딛다 평지인듯한 꽃길도 걷고,

 

조릿대 군락지인 대나무 숲도 지난다.

 

타박 타박 내려 딛어 어느덧 산기슭 도착. 전원주택을 지으려는지 넓은 땅이 파헤쳐지고있다.

 

걸었던 암릉을 뒤돌아 보기도 하고, 전에 걸었던 (남)주작산을 올려다 보기도 하며.

 

꽃잔디가 우난히 관심을 달란다.

 

 

벌판 사이로 난 마을길 걸으며 걸었던 암릉을 올려다 보니 성취감에 뿌듯하다. 저렇게 험한 곳을 내 두 발로 누볐다니?

주거지 근처에선 아직 못보는 녹색이 아름다워 그 속에 한 번 묻혀 보았다. 이 짙은 녹색이 서울까지 오려면 얼마나 걸릴까?

 

푸른들판 위로 우뚝 솟은 덕룡산의 웅잠함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하루 종일 걸었던 긴 암릉을 보고 또 보고. 앞으로 언제 또 올 수 있을라나? 온다 한들 걸을 수는 있을라나? 

생애 첫산행이자 마지막 산행이 될 것 같아 주작봉까지 가지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마음을 즐겁기만 하다.

 

풀 조차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남쪽의 봄날 하루가 기울고 있다. 

 

오랫만에 접하는 보리밭 풍경.

 

따뜻한 남쪽의 봄색갈이 싱그러워 눈에 담고 카메라에 담고... 

 

산에서 내려와 길이 엇갈려 일행 만나기가 수월치 않았다. 마을에 도착하여 일행 만나니 오후 4시 20분.

수양리 마을회관 앞에서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하산주 타임, 몸이 피곤한 날은 맥주 한 잔 조차 몸이 거부하여 물만 마셔댔다.  

 

토종 동백이 꽤 싱싱하다.

 

소석문에서 11시 시작하여 5시간 반 소요된 산행 마치고, 잠시 휴식 취한 후 오후 4시 40분 서울 향해 출발.

 

 

새벽부터 달려왔던 길 되돌아 서울을 향해 달리고 또 달린다. 피곤한 몸은 졸음으로 시간 보낸다.

 

함평 휴게소 거쳐 서산 휴게소 도착한 시간이 오후 7시 반, 서산 휴게소에서 저녁식사 마치고 집 도착하니 11시가 넘었다.

새벽 5시에 집 나서 18시간 만에 귀가. 멀고도 긴 산행 무사히 마친 하루에 감사하고, 함께한 이들에게 감사하고, 버티어준 체력에 감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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