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산책길에 만난 미루나무

opal* 2020. 6. 6. 22:27

우리네 어렸을 적엔 아름다운 버드나무란 뜻으로 ‘미류(美柳)나무’라고 부르던 것이

국어 맞춤법 표기에 맞추어 ‘미루나무’(Populus deltoides)가 되었다.

미루나무는 전국에 분포되어 있고, 활엽 교목으로 길이는 30m, 나무 둘레는 한 아름 이상 자랄 수 있다.
생장이 빨라 나무는 연하고 약하여 힘 받는 곳에는 쓸 수 없고,
주로 성냥개비, 나무젓가락, 가벼운 상자, 펄프원료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어릴 때 많이 보고 자란 나무 이지만, 미루나무 하면 떠오르는 생각이 또 있다.

1976년 여름, 광복절이 지난 8월 18일,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합군 초소 부근에서 미군과 한국군은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다.
그때 감독하고 있던 미군 장교 두 명이 북한군 50~60명에게 도끼로 무참하게 살해 당한 사건이 있기도 했다. 

 

미루나무는 자체가 약해 종족을 많이 퍼트리고 싶어서 일까? 

꽃 지고난 후 솜털에 쌓인 씨는 온통 주변 지표면을 모두 덮었다.

 

미루나무 덩치는 풍성하고 화려하지만 뿌리는 튼튼하지 않아 심한 태풍에 쓰러지기도 한다.

그러나 보기에 엉성한 대나무는 뿌리가 촘촘하고 튼튼하여 쓰러지지 않고 휘기만 한다. 
사람도 겉으로 화려하게 보이는 사람 보다는 뿌리(근본)가 튼튼한 사람이 낫지 않을까 싶다.   

 

▲ 작고 가벼운 씨는 멀리 날아가기 위함일까? 솜털에 쌓인 미루나무 씨.

 

비가 오려나?  아주 작고 붉은 개미들이 이사를 가는지 더 높은 곳으로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쥐똥나무의 하얗고 자잘한 꽃은 크기는 작지만 코를 자극하는 힘은 커 

짙은 향기를 멀리멀리 날려 보내며 숲 속을 온통 진동시킨다.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어 지난해 봄 조금 낮은 곳에 정상석을 세우더니 올해부터는 행사를 하려나보다.

 

노린재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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