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죽마고우, 서울대공원

opal* 2021. 10. 26. 19:32

열 이틀만에 다시 찾은 서울대공원, 

코로나도 코로나지만 전부터 어쩌다 한 번씩 만나자과 연락이 와도 시간이 맞질 않아

몇 년을 만나질 못한게 너무 미안하여 며칠 전 통화 끝에 바로 만나자고 약속, 

가을 단풍 감상 위해 일부러 가까운 대공원에서 셋이서 만났다.  

 

간식 즐기느라 잠시 마스크를 벗고, 

옛날에 먹던 추억의 쑥개떡, 일부러 만들어준 친구에게 감사. 

 

고향땅 한 마을에 살다 결혼하며 뿔뿔히 흩어졌으니 50년 전의 일,

그 시절 다닌 국민학교가 달라 어려서 같이 놀지 못하다 다 커서

4H(知德勞體) 구락분가 뭔가 같이 활동하자기에 만나기 시작 했다. 

 

동네 친구들은 옆동네에 있는 국민학교 다니다 졸업 후 하나같이 직업전선에 뛰어들어

지금의 SK 전신인 선경직물에 다니다 결혼하는 것이 공식화 되었었다.     

공무원이셨던 부친께서 시내에 있는 국민학교에 입학시키는 바람에

어려서부터 친구도 없이 혼자 시오리 벌판길을 걸어 다녔고,

중 고교 시절엔 등 하교 시간에 마을 친구들을 마주치게 된다. 

 

얇은 제복 주머니에 쪽가위 하나 넣고 밤새 일하다 퇴근하는 핼쓱하게 야윈 얼굴들, 

그들은 "어려선 모르고 재냈는데 교복에 하얀 카라 달고 아침 햇살 받으며

등교하는 모습이 세상 그 누구보다 부러웠노라" 고 훗날 말하곤 헸다.  

 

이렇게 살았던, 저렇게 살았던 아직까지 건강하고, 자식들도 다 가정 이루며

풍족하게 잘 살고 있으니 이만하면 우린 좋은 세상에 복받아 잘 살고 있는거라며

서로 서로 치켜 세우고 위로하고 위로 받는다.    

몇 달 전에도 운명을 달리한 친구가 있었고, 몇 몇 친구들은 건강이 좋지않아 

걸음 조차 걷기 힘들다 하니 그래도 우린 복 많은 거라며 웃음꽃을 피웠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 위해 일부러 리프트 타고 호수 위에서 둘레 둘레 단풍 감상하고,
미술관 건물내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 맛나게 나눈 후 밖으로 나와

둘레길 걷다 벤취 만나는 곳곳에서 수다떨고 각자 준비해온 과일, 커피, 떡, 전 등 간식 펼치고

쉬어가며 다 돌고 나와 일부러 동심으로 돌아가 코끼리 열차 타고 한바퀴 돌기도... ...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기분좋게 보낸 하루에 감사한다. 

 

귀갓길에 카톡음 들려 열어보니 오래된 지인 단톡방, 

반가운 마음에 답신하니 한 집은 아들 결혼식 있다 연락 오고,

또 한 집은 시모님 별세 소식 들린다.

인간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塞翁之馬,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

(옛날에 중국 북쪽 변방에 사는 노인이 기르던 말이 오랑캐 땅으로 달아나 낙심하였는데, 
얼마 뒤에 그 말이 한 필의 준마를 데리고 와서 노인이 좋아하였다. 
이후 그 노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말에서 떨어져 절름발이가 되어 다시 낙담하지만, 
그 일 때문에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않고 목숨을 구하게 되어 노인이 다시 기뻐하였다는 고사(故事)에서 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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