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잖아도 유월 모임이 이사람 저사람 사정으로 캔슬되어 모임을 갖지 못하던 차에
며칠 전 한 친구가 갑자기"친구들에게 밥 한 번 사고 싶다" 하여 의논 끝에 날짜를 6월 하순으로 정했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 약속을 못지키겠다"하고, 7월 정모날은 본인에게 다른 일이 생겨
겨우 겨우 날짜 맞추다 오늘로 결정되어 만나고 보니 5명만 참석, (두 P씨, S 여사 등 세 명 불참)
지난 초봄(2월) 친구 집에서 만나던 날로 남겼던 회비 다 없애고, 앞으로는 더치페이 하자고 했는데
그 더치페이를 오늘 사십 여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해 보니 참 생소하게 느껴진다.
맛있게 식사 나누고 새로 생긴지 얼마 되지않은 신림선 꼬마 전철 타고 관악산 입구로 향했다.
신림선 개통일은 한 달 여 지난 5월 28일, 폭이 좁은 3칸 짜리 경전철 이다.
전철 2호선에 있는 역 중 '서울대입구역'은 서울대와 거리가 멀어 버스를 또 한 번 타야 하는데
관악산역이 생기고 나서는 훨씬 편해졌다.
능소화가 지는 법
복효근
능소화는 그 절정에서
제 몸을 던진다
머물렀던 허공을 허공으로 돌려주고
그 너머를 기억하지 않는다
왔다 가는 것에 무슨 주석이냐는 듯
씨앗도 남기지 않는 결벽
알리바이를 아예 두지 않는 결백
떨어진 꽃 몇 개 주워
물항아리에 띄어보지만
그 표정 모독이라는 것 같다
꽃의 데스마스크
폭염의 한 낮을 다만 피었다 진다
왔던 길 되짚어가고 싶지 않다는 듯
수직으로 진다
딱 거기까지만이라고 말하는 듯
연명치료 거부하고 지장을 찍듯
그 화인 붉다
death mask : 사람이 죽은 직후 그 얼굴을 직접 본떠서 만든 상
火印 : 불에 달구어 찍는 쇠로 만든 도장. 또는 그것으로 찍은 표지.
많이 걷기엔 덥고 힘들어 숲 속 나무 그늘 쉼터 의자에 자리잡고 앉아
수다떨고 다시 꼬마전철 이용하며 각자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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