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청포도, 관악산 공원

opal* 2022. 7. 4. 22:22

그러잖아도 유월 모임이 이사람 저사람 사정으로 캔슬되어 모임을 갖지 못하던 차에

며칠 전 한 친구가 갑자기"친구들에게 밥 한 번 사고 싶다" 하여 의논 끝에 날짜를 6월 하순으로 정했는데

"갑자기 사정이 생겨 약속을 못지키겠다"하고, 7월 정모날은 본인에게 다른 일이 생겨

겨우 겨우 날짜 맞추다 오늘로 결정되어 만나고 보니 5명만 참석, (두 P씨, S 여사 등 세 명 불참) 

지난 초봄(2월) 친구 집에서 만나던 날로 남겼던 회비 다 없애고, 앞으로는 더치페이 하자고 했는데 

그 더치페이를 오늘 사십 여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해 보니 참 생소하게 느껴진다.  

 

맛있게 식사 나누고 새로 생긴지 얼마 되지않은 신림선 꼬마 전철 타고 관악산 입구로 향했다. 

신림선 개통일은 한 달 여 지난 5월 28일, 폭이 좁은  3칸 짜리 경전철 이다. 

 

관악산 역에서 나오면 바로 관악산 공원 입구가 된다. 또한 서울대학교 정문과도 가까워 학생들 이용하기도 편해졌다.

전철 2호선에 있는 역 중 '서울대입구역'은 서울대와 거리가 멀어 버스를 또 한 번 타야 하는데

관악산역이 생기고 나서는 훨씬 편해졌다. 

 

좀작살 나무

능소화가 지는 법 

 

                                            복효근

능소화는 그 절정에서

제 몸을 던진다

머물렀던 허공을 허공으로 돌려주고

그 너머를 기억하지 않는다

왔다 가는 것에 무슨 주석이냐는 듯

씨앗도 남기지 않는 결벽

알리바이를 아예 두지 않는 결백

떨어진 꽃 몇 개 주워

물항아리에 띄어보지만

그 표정 모독이라는 것 같다

꽃의 데스마스크

폭염의 한 낮을 다만 피었다 진다

왔던 길 되짚어가고 싶지 않다는 듯

수직으로 진다

딱 거기까지만이라고 말하는 듯

연명치료 거부하고 지장을 찍듯

그 화인 붉다

 

                                  death mask : 사람이 죽은 직후 그 얼굴을 직접 본떠서 만든 상
                                 火印 : 불에 달구어 찍는 쇠로 만든 도장. 또는 그것으로 찍은 표지. 

 

많이 걷기엔 덥고 힘들어 숲 속 나무 그늘 쉼터 의자에 자리잡고 앉아

수다떨고 다시 꼬마전철 이용하며 각자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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