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23 첫 산행, 계양산

opal* 2023. 1. 1. 20:32

오늘은 두 달 전('22.11.26) 내려 딨었던 가파른 계단길을 택해 오르기 시작,
겨울 북풍을 온몸에 받으며 산성길로 힘들게 올랐다 하느재 쉼터로 내려 딛기 보다는
찬바람 막아주는 아늑한 골짜기 길을 택했기에 처음부터 정상까지 계단길 연속 이다.

오르막 계단에 내려 딛던 이가 하는 말 "오빠, 꼭 미니어쳐 같다 그치?
또 다른 한 커플은 "여기는 완전 계단지옥 이네?"
그말 들으니 '나도 오늘은 완전 계단지옥을 걷고 있으며 내려 딛을 땐 많은 미니어쳐들을 보게 될 것이다.'

정상에서 어제 갔었던 정서진 바라보니 미세먼지가 심해 영종대교 조차 잘 안보인다.

정상 딛은 후 내리막 계단길에 만난 일가족,
엄마 손 잡고 몇 계단 위에 서 있는 너댓 살 꼬마 아가씨
"아빠보다 내가 더 크다"
내려딛다 말고 옆에서 참견 좀 했다
"그러게 할머니가 보기에도
예쁜 애기가 아빠보다 훨씬 더 크네?" 네 식구와 함께 깔깔 웃었다.
너댓 살 정도와 예닐곱 쯤 된 두 딸과 아내를 거느린 가장은
어깨에 멘 가방 무게 만큼 힘들어 하며 묻는다.
"정상까지는 아직 멀었나요?"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니 힘 내세요."
조금 남았단 소리에 애들은 좋다고 웃고, 어른은 으례 하는 말 인줄 알기에 같이 웃는다.

몇 발작 더 내려 딛으니 한 계단씩 차지하고 가장자리에 조르륵 나란히 앉은 청년들
모습이 재밌는데 그들 나누는 한 마디가 갸우뚱하게 한다.
맨 아래 계단에 앉은 청년 "아 인제 술 먹지 말아야지"
오르막에 힘들다고 앉아 쉬는 젊은이들 모습이 웬지 안어울린다 했더니
'엇저녁 망년회 하며 술을 마신게로군' 그러나 그 말이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

계단 오르다 말고 잠깐씩 서서 숨 돌리긴 했어도 철퍼덕 앉지 않았고,
정상에서 조차 쉬지 않고 빙 둘러보며 사진만 찍고 내려와 시간이 많이 단축 되었는데
미니어처 처럼 수많은 건물들이 내려다 보이는 쉼터에서 잠시 편히 앉아 쉬었다.
계양산 산행 몇 번 중 가장 짧은 시간이 소요된 것은
어제의 장봉도와 정서진 다녀온 걸음이 밑천이리라

내일 잘 걷기 위해
오늘 걷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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