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글

이 효녕 - 비가 내리면 추억이 젖어도 좋다.

opal* 2007. 9. 6. 14:13

 

 


늦더위와 늦 장마가 열흘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E. com, golf  모임.

비가 내려  cancel 되었다며

'모네 수련전'(시립 미술관) 이나 가자고 연락이 온다.

짧은 시간을 요구 하기에 여유가 없을 것 같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비가 내리면 추억이 젖어도 좋다

 

                                     이 효녕

 

사랑하는 사람 그리워 할 수록

창 밖에 비가 내려도 좋다

 

연초록 잎사귀 빗물에 찢겨

빨래줄에 나란히 걸어두고

간이역을 떠난 안개

 

풀 숲을 더듬거리며 깔리고

강도 바다도 경계가 지어진 밤

밀물이 내 추억을 씻어도 좋다

 

내 사랑의 추억은 접혔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빗소리 가슴을 적시는데

사랑하는 사람 그리워 할 수록

창 밖에 비가 내려도 좋다

 

동그랗게 맺힌 그리움의 홀씨

가슴에서 추억이 자라게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