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나절
사위 퇴근 시간 늦으니 저녁 같이 하자며 아가들 앞 세우고 딸이 왔다.
"이번엔 어느 산에 가시나요?"
"선유도 간다고 예약 했는데 비가 온다는 구나"
"엄마 선유도에 다녀 오시지 않았나요? "
"가신다고는 하셨었지요" 옆에서 며늘이 거든다.
선유도와는 인연이 없는 걸까?
선유도만 가려면 날씨가 훼방을 논다. 몇 번째다.
지금이야 여름철이라 그렇다지만 어느핸가는 봄에도 아침 일찍 배 타려고
군산까지 갔다가 갑자기 풍랑이 일어 배가 못 뜬다하여 선운산 산행을 한 적이 있다.
청산도는 비 바람 속에서도 다녀왔고, 홍도는 1박 후 오전에 풍랑으로 나올 수 없어 저녁에 나오고
위도에선 안개로 출항을 못해 하루 더 자고 다음날 나왔었다. 유별나게 선유도만 가려면 일이 생겨 근처엔 얼씬도 못한다.
오후에 ***에 전화를 걸었었다.
"뉴스에 나오는 일기에보 들으니 '7호 갈매기' 태풍이 오고 비가 많이 온다니 어쩌죠?"
"그래도 우리는 가야해요"
"네에???"
"거기다 전화 해보니 지금은 바닷물이 잔잔하대요."
"지금이야 물론 잔잔하지요, 그러나 내일보다 모레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우린 가야해요, 계속해서 전화 해보고 있는 중이에요."
"내일은 흐린다니 산행을 할 수있다치고 모레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으로 비가 더 많이 온다는데
유람선도 못타고 섬에서 나오지도 못할텐데요?"
"거기다 계약금을 줬단 말이예요"
띵~ 이 기분 어떻게 표현 한다? 한 대 얻어 맞으면 이럴까?
계약금 때문에 폭풍우를 무릅쓰고 가야한다?
밤 열시, 총무에게서 전화가 온다.
"형님 내일 안 가기로 했어요.
거기서 연락이 왔는데 계약금 돌려 주겠대요
그러니까 내일 나오지 마세요"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