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日記

멀고도 먼 광양 백운산

opal* 2009. 3. 17. 19:08

 

 .

멀고도 먼 광양 백운산,

지난해 다녀온 날이 3월 16일, 오늘이 3월 17일이니 만 1년만에 다시 찾은 셈이다.

 

평소와 같은 오전 6시 출발, 보통 때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한 번 들렸으나 오늘은 두 번 쉰다.

 5시간 반이 넘게 걸려 오전 11시 40분 들머리 도착.

 

걷는 속도가 늦으므로 남들 준비운동하는 동안 사진 찍으며 먼저 앞에서 올라섰다. 매화 마을까지의 일정이 길기 때문이다.

굽이 굽이 흐르는 섬진강과 매화마을을 둘러 볼 수 있는 점이 백운산 산행의 매력이기도 하다.

논실마을에서 시작하여 신선대를 거쳐 백운산 정상, 진틀마을로 하산하는 산행 코스는 작년과 똑같다.

 

지난주에 힘들어 하며 중간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았던 일행들, 오늘은 괜찮으냐 묻는다.

어제 계단 오르내린 워밍업 도움일까? 지난주보다 힘 덜들고 컨디션이 좋아 거뜬하다.

한재를 피해 오르는 길이 불분명한 너덜을 지나 능선을 오르는 오르막은 무척 가파른 급경사다.

지역이 남쪽이기도 하지만 날씨가 갑자기 여름으로 바뀐 듯 땀이 줄줄 흐른다. 

너나 할 것 없이 아직 두꺼운 티셔츠를 못벗고 있어 부담스럽단다. 

 

종일 황사로 뿌옇던 어제의 여파일까? 신선대에 오르면 한 일자로 시원스레 보이던

지리산 주 능선이 연무煙霧로 가려져, 인사도 못나누고 헤어져 아쉬움이 크다.

 

부지런히 걸었더니 산행 시간이 조금 단축 되었다.

한 사람의 낙오자 없이 약속 시간안에 날머리 도착하는걸 보면 역시 프로들 이다.

산 위에서 식사까지 하고 내려와 산행 마친 시간이 오후 4시 반이니 산행 소요시간 5시간 걸렸다.

 

지난해에 매화마을에 갈 때는 휴일이라 많이 정체되어 차에서 내려 차라리 걸어서 가기도 했었다. 

매화 마을에 도착 했을 때는 이미 해가 넘어가 어두워져 꽃구경 보다는 먹는 일에 신경썼으나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지난 토요일부터 매화 축제기간인데도 정체 현상이 없어 한 시간 정도 걸렸다.

토끼꼬리 만큼 남아있던 햇살에 청매실 항아리까지 둘러 보는 동안 태양 빛이 사라졌다. 

 

매화마을로 이동하여 구경하며 사진찍는데만 한 시간이 후딱 지났다.

만개 상태의 그윽한 매화향은 섬진강 주변을 무릉매원으로 산수화를 연출하고 있다. 

산자락을 휘감은 매화의 무리 속에서 섬진강을 바라 보고 있자니 꽃구름 위 신선된 기분. 

매화의 종류도 다양하여 순백의 백매, 푸른기가 도는 청매, 붉은 빛이 도는 홍매...

산행 후 해넘이 시간에 봐도 아름다우니, 맑은 날 이른 아침 시간 푸른 하늘 흰 구름 배경이면 가히 환상적이겠다. 

 

약속 시간 오후 6시 반, 서울을 향해 출발,

돌아오는 차 안, 다섯 시간을 넘게 차에 앉아 있어 몸이 뒤틀린다며 지루해 하면서도

한 사람도 떠드는 사람 없이 조용히 다니는 걸 보면 진정한 山 Mania ,

멋진 산꾼들임에는 틀림없는 이들에게 박수 보내며 더불어 보낸 하루에 감사 드린다.

집 도착하니 한 치의 오차 없는 자정.

 

갈 때 5시간 반 + 산행 5시간 + 이동 1시간 + 매화감상 1시간 + 올 때 5시간 반.

오늘 일정 다시 한 번 돌아보니 하루 24시간 중 18시간 동안을 밖에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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