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산 공룡능선을 다녀와서 글쓴이; 조 현숙
2009년4월19일(일)전남 강진 주작산482m 날씨좋고 최고기온 24도 40명이 하루를 보내고
멀리 남도 끝자락 땅끝마을을 이웃한 강진을 향하여 이른새벽 갈길을 서둔다.
주작공룡에 관심이 많은 님들의 행보가 새벽길을 더욱 바쁘게 재촉하고.....
오늘은 산매니아가 대거 동원이다.
그만큼 입과입을 통하여 멋진산임에 틀림없음을 알고 오셨을테고....기대를 잔뜩안고 출발이다.
부상입은지 수년이 지났지만 한번 상한 무릎은 완전치유가 어려움을 알기에 약간의 두려움에
후미지원을 대장께 요청한다.
"총무님!씩씩하게 오십시요.반달곰이 후미에서 근접경호 들어갈것입니다.ㅎㅎ"
무릎에 이상이 오면 바위산 타기가 여간 신경쓰이는것이 아니다.
그래도 주작공룡은 꼭 타고싶었다.
열흘전부터 산행을 위해 각별히 체중감량에 들어갔다.절반의 성공이 있었다.ㅎㅎㅎㅎ
주작산은 풍수지리에 아주 성서로운산이라 소개가 된다.
(좌 청룡,우 백호,후 현무,전 주작)이란다.
주작의 정상은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나는 형상이라고 하니 함 가볼까?
오늘날씨가 매우 덥다니 아예 얇은옷으로 무장을 한다.
휴게소에서 두차례 짧은휴식을 취하고 멀고도 먼 강진 오소재 산행들머리 도착이다.(오전11시30분)
오소재를 사이에 두고 왼쪽으론 해남의 두륜산이 모습을 내보이고 우리는 반대쪽으로 몸을 튼다.
총대장의 짧은 주의사항과 함께 촉박한 시간으로 단체사진 한장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산속으로 몸을
숨기기 바쁘다.(오전11시40분)
등로초입에서 우릴 반기는 제비꽃과 각시붓꽃 양지꽃이 아름답다.
지난주 만개했던 진달래는 이미 운명을 달리하고 철쭉이 고개를 들고 일어난다.
하아얀 솜털같은 쇠물푸레나무가 바람따라 잎을 사방으로 흔들어댄다.
산행시작 10분도 되지않아 나무계단이 모습을보이고 계단끝을 오르자마자 턱 버티고있는 첫번째 로프구간이다.
강진이 고향인 폰지마눌님이 정체가 되니 옆으로 빠진다.
"이쪽이 옛날길이여~~~"
첫번째 로프구간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얼마되지않아 아침이슬님이 힘드시다며 쳐지기 시작한다.
가다서다를 반복하고..."아리아리 아침이슬님~~~~"
"네,먼저가세요."
"쉼터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하루에 한번이상은 사고가 난다는 주작산....공룡의 살을 발라낸 앙상한 뼈의 형상으로 그모습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나름대로 긴장이 되면서 앞으로 눈앞에 다가올 모양새를 그려본다.
오르고 내리고가 연속 이어지더니 총대장으로부터 무전이 날라온다.
"총무님!적당한 장소에서 식사하도록 하겠습니다.부지런히 오십시요."
"네,먼저 드십시요.아침이슬님이 조금 늦으시는데 만나서 함께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침이슬님 만나 보폭을 맞추며 이동하고...머지않아 식사중인 님들을 만난다.
눈앞에 들이대는 눈에 익은 잔이다. ㅎㅎㅎ
대장께서 시원한 막걸리를 건네주시고....나는 잔을 채워달라며 투정?한번 부려보고.
"살수가 없어요.ㅎㅎ"
"총무님!술 잔을 들지않으시니 안어울리십니다.ㅎㅎㅎ"
멋째이님의 빈 술잔 잡고 한 폼 잡는다.(절대 빈 잔임에 틀림없읍니다.바위섬님 입증)
반달곰님의 보온도시락에서 제육볶음이 쏟아져나오고...폰지님 배낭에서 산미나리,당귀,상추가 나오고
역시 산에서는 쌈이 최고야~~~~ 제육볶음을 쌈에 싸서...으흠 이맛이야~
총대장께서는 뒷마무리 하시느라 몸과 마음이 바쁘시다.
먼저 출발하신다며 서둘러 자리를 떠난다.
후미조의 여유로움을 누려보고..잠시후 우리도 꼬리잡으려 분주히 서둔다.
10여년동안 산에 열심히 다녀보았어도 이렇게 수직로프에 돌산은 아주 드물었던것같다.
정말 산세가 아주 특이하다.
봉황의 날개에 덮혀 그위용을 미처 알지 못했음이다.
이렇게 멋진산을 여태 한번도 찾지않았음은 나의 운영미숙이라 자책하며 공룡의 등줄기를 하염없이
오르락 내리락한다.무상무념으로 그렇게 말이다.
비슷한 암릉이 계속 나오고보니 그곳이 그곳같고 그곳이 또한 그곳같다.ㅎㅎ
산님 한 분의 말씀에 의하면 "이눔의 산은 까도 까도 양파껍질 까는것같아!"
로프구간 넘어오면 또나오고 또나오고 하니 그럴수밖에...
다소 위험구간은 조심조심 또 조심해서 통과하고....반달곰 왈...
"주작산땅 제일 많이 사신분,,,,ㅎㅎ"
옷에 묻어있는 흙을보고서....하신말.옷이 엉망이다.
헬기가 보인다.아침이슬님이 방송국에서 촬영나온걸로 착각하시고 손을 흔든다.
"아니예요.소방헬기예요.손 흔들지 말아요.사고 난것같아요."
예상대로 저멀리 바위위에 몇몇 산님들이 헬기 구조를 기다리고있었다.
마산에 있는 00산악회회원 발목이 꺽이는 사고가있었다.
우리님들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말을 할수없지만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환자의 이송까지 약20분정도 발이 묶여있었다.119대원들의 신속한 몸놀림도 새로웠다.
마지막 긴 로프구간이다.
길다란 로프를 거의 올랐을때 총대장으로부터 무전이 날라온다.
"총무님!"
대답을 할수없었다.다시한번 원 모~오 타임...된쟝~(반달곰 버젼으로 ....ㅎㅎㅎ)
"총무님!"
"로프잡고 오르는데 날보고 죽으란 야기요? ㅎㅎㅎ"
갑자기 조용해지며 대장으로 부터 송신이 멈추어버렸다.ㅎㅎ 놀라셨나?
"주작산갈림길 도착입니다. 총무님께서는 후미조와함께 작천소령에서 하산하셔야겠습니다."
"당연하죠.그렇게 하겠습니다."
부드러운 능선이 보이면서 길고도 험한 공룡의 등줄기를 빠져나온 순간이다.
물과불님께서 토마토를 주신다.
"총무님!다 드세요."
"감사합니다."
주작갈림길에서 해덕님이 주작산쪽으로 이동한다.
"해덕씨!안되요.너무 늦어요.휴양림쪽으로 가야합니다."
장난으로 모션을 한번 취해보았다나?ㅎㅎ
난공장 이정목에서 흔적남기고 "이부장님 휴양림으로 버스 이동바랍니다."
총대장이 대신 무전을 날린다.
"총무님!버스가 안에 들어앉아 빠져나가기 힘들것같은데요."
"그래요?걸어갈께요."...상당한 거린데....
다시 무전이 날라오고 "총무님!버스 움직입니다.올라갈께요."
후미조의 여유만만이다.
보무도 당당하고 씩씩하게 걸음을 재촉한다.
휴양림도착이다.
총대장이 마중을 나오셨다.
"수고많으셨습니다."
대장을 앞서간 선등자들이 주작산정상을 지나 알바를 했다며 씁쓰레한 미소를 짓는다.
모두가 내탓인듯한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산행마무리 시간전에 대장을 앞서간 회원들은 당당하게 알바걱정 않고 앞서 나가셨을테고
그부분에서 대장이 마음에 걸려할 이유는 없을꺼라 생각된다.
그래도 책임감때문인지 약간 어두운 표정이었다.
중간대장들의 결원으로 호흡이 맞질않아 2주 연속 힘드셨을것이다.
그래도 등산은 취미생활이고보니 생업을 우선이라야함은 당연지사다.
우연의 일치로 때를 맞춘듯 대장들 결원이 복병으로 생겨나고...나는 머리가 아플뿐이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이쪽저쪽에서 하산주로 산행을 마무리한다.
총대장이 슬그머니 자리를 떠나고...나중에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술자리 피하느라 그러셨다는군.
6시가 되어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서울로 출발이다.
피곤했었는지 깜빡 잠이 들었다.
서해안을 달리는것도 의식하지 못한체.....서초에서 내리는 회원도 계셨고...그부분에있어 다른회원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해주지못해 불편을 주었다.
멋진산행 마치고 마음에 찌꺼기를 남겨둔 마지막 마무리의 흔적이었다.
화가나신 우리의 부시맨님..ㅎㅎ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드렸지만 곤혹스러운건 수빈낭자님이셨으니...
'낭자님!나 때문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자정을 20여분 넘긴 시간에 한양입성이다.
장거리에 모두들 늦은 귀가를 예상하셨겠지만 그래도 12시를 넘긴시간에 내려드릴려니 괜스레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그래도 후회는 없으실것이다.
이정도 투자하지않고 어떻게 공룡을 탈수있단말인가.
에필로그;
적자생존....나는 개인적으로 이 문구를 좋아한다. 어떠한 상황에 부딪쳤을때 적응하면
살아남을 수있고 적응치 못하면 도퇴되어 떨어져나간다는 뜻이려니한다.
뜻하지않은 어려움이 나에게 왔을때 생각한다. 이 난관을 이겨내지 못하면
나는 아무것도 할수없다며 내자신에 최면을 걸곤한다.
모두다 아무렇지도 않은듯 초연하게 마무리한 산행도 나에겐 복병이 있었음을 새삼 느끼면서
돈이 없다는것은 내생활이 잠시 불편할 뿐이며 건강을 잃는것은 내주변의 모든것을
포기하는것임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하루였다.건강을 지키기위해 안전사고에 조심해야할것이다.
산이 좋아 산을 이웃하며 살아온지도 꽤되지만 그럴수록 산을 두려워하고 어려워해야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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