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습을 찍는 순간, 나는 왜 '밀레의 만종'이 떠올랐을까.
2년 전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을 우리나라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한 적이 있어 관람 했었다.
1857년 프랑스의 장 프랑수아 밀레가 그린 명화 '만종晩鐘'은 '이삭줍기'와 더불어 많이 알려진 그림이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저녁 노을 지는 들녁에서 고개를 숙인 채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기도하는 모습을 그린 만종은
씨감자가 담겨있는 바구니의 슬픈 이야기만 제외 한다면
신성한 노동 후의 고요한 정적과 전원의 한없는 평화로움을 느끼게 된다.
개인에 따라 산행은 힘든 노동에는 못 미친다고 느낄 수도 있겠으나 많은 체력을 소모시키며
최선을 다해 걷는 오늘의 산행은 다른 산 보다 거친 바위 들로 이루어진 급경사의 위험한 코스다.
강쪽은 단애의 절벽인 여섯 개의 봉우리들로 이루어진 登下山路를
기온 높은 날씨에 자신의 체력껏 땀 흘리며 오르내린 후
은빛 물결 넘실대는 강가에서 하루 종일 흘린 땀을 씻어주는 연인의 모습에서 한없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흐르는 물결 소리에 묻힌 연인의 은밀한 이야기가 귀에 들려 오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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