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가을 데이트,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

opal* 2010. 11. 19. 23:30

 

 

"오늘 뭐 하세요? 어제(11/18.) 수능(2011 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보느라 쉬고,

오늘도 학교에 안 가는 날이라 병원에 가고 있어요. 몸이 좀 불편해서 진료 받아 보려구요.

진료 끝나면 시간 되는데 나오실 수 있어요?" 아침부터 외출을 부탁하는 전화가 왔다. 10년 연하 이다. 

 

"그제 산에 다녀오고 어제는 모임이 있어 수지까지 갔다오고, 오늘은 좀 쉴까 하는데... J씨가 불러준다면 나가야 되겠지?

현재가 제일 젊을 때이니 불러 줄때 얼른 얼른 만나줘야 다음에도 또 불러준다던데,

움직이기 귀찮다고 거절하면 노인이라고 다음엔 불러주지도 않는다며?"

 

나이를 먹긴 먹었나 보다. 쌩뚱맞은 말까지 덧붙여가며 대답하는 걸 보면.ㅋㅋㅋ

가끔 만날 때마다 예약없이 갑자기, 그야말로 번개로 만난 적이 더 많은 사이다.

 

중간지점 광화문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먼저 도착했다. 세종로 가운데로 드나드는 출입구를 처음 걸어본다. 

평소에 먼발치로 바라보기만 하던 세종대왕 동상 얼굴을 가까이서 바라보고, 

옷 갈아 입느라 잠시 출타 중이신 이순신 장군 동상 기둥도 바로 앞에서 올려다 보는 여유로움이

바쁜 도심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커다란 문고가 있는 빌딩에 걸려있는 글귀가 보인다.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

네가 자주 가는 곳, 네가 읽는 책들이

너를 말해 준다.'(괴테)

 

작고 아담한 여인이 도착했다. 얼굴을 마주하고 웃으며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 나를 말해 준다는데 지금 J 씨를 만나고 있으니 그럼 난 어떤 사람일까?"

"ㅎㅎㅎ 그럼 저도 마찬가지지요."

 

동십자각을 지나 삼청동 입구로 들어서서 경복궁 돌담을 끼고 걸었다. 무작정.

가을 정취야 산에 다니며 자연 속에서 많이 느끼지만, 도심에서 일부러 걷는 일은 드물다.

 

 

 

 

42년간 광화문을 지킨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보수작업을 위해 이동된 후

  그 자리에 ‘탈의중’이라는 가림막용 작품이 설치됐다.

 가림막은 미국에서 활동 중인 광고 전문가 이재석씨의 작품으로

시민들은  ‘센스 있다’와 ‘이순신 장군을 가볍게 다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식사 후 디져트로 먹은 벨기에 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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