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칼바람 부는 소백산(小白山, 1,439m)

opal* 2011. 1. 18. 21:22

 

소백산은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佳谷面)과 경북 영주시 순흥면(順興面)의 경계에 있는 국립공원(1987년 지정) 이다. 

비로봉(1,440m)은 북쪽으로 국망봉(國望峰), 남쪽으로 민배기재와 연봉을 이루어 예로부터 태백산(太白山)과 함께 신성시되는 산이다.

 

소백산은 2006년 1월 초 죽령에서 국망봉까지 백두대간 종주 하느라 첫 산행을 한 후 몇 번 더 찾았던 산이다.

 

이른 아침, 차에 오르니 원거리에서 참석하느라 제일 먼저 타는 대장 한 사람이 안 보인다.

다른이에게 물으니 그저께 타 산악회에 참석하여 백두대간 종주 소백산 산행 하느라 얼굴에 동상을 입어 퉁퉁 부었다고 한다. 

선두 7명 중 한 사람은 입원하고 6명은 통원치료 한다는데, 겨울이면 칼바람으로 유명한 소백산을 무박 산행으로 너무 무리했던 모양이다.

그렇게 무서운 칼바람인줄 알면서도 겨울이면 어쩌다 한 번씩은 찾고 싶은걸 보면 참 못말릴 일이다. 

 

차창에 낀 성애를 녹여 닦으면 다시 생기고 닦으면 또 생기는 -10 여℃의 날씨에 들머리 어의곡리를 도착 했다.(09:50)

 

 

남과 북 위치가 반대로 되어 있다.

 

어의곡리하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며 다른 구간도 한 발작 한 발작 걷던 일들이 머리속에 아직 남아 있지만,

어느새 5년의 세월이 지난 국망봉에서 고치령까지의 이 구간은 특히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구간 이다.(2006.1.17. 백두대간 종주기 참고)

 

 

탐방지원센타를 지나 계곡길으로 오른다.

 

 

꽁꽁 얼어붙은 계곡물을 보니 어의곡리에서 국망봉을 향해 오르던 중 계곡 얼음에서 미끄러지며 자빠지고,

능선에서 길을 잘못 들어 고생했던 백두대간 종주 때 일이 떠오른다.

 

 

작은 능선에 올라.

 

 

 

고도가 높아지니 나무 사이로 먼 발치에 장쾌하게 뻗은 산줄기 능선이 시원스럽게 조망된다. 신선봉 같은데 더 올라가봐야 알겠다. 

 

오를 수록 바람은 더 차가우니 상고대가 녹질 못하고 있다.

 

 

상큼한 날씨에 코끝과 마음은 쨍~하여 기분은 최상이나 기온이 너무 낮으니 몸이 둔해 힘들다.

 

바람의 세기를 말해주는 소나무. 계곡에선 잠자는 듯 조용하던 바람이 능선에 오르니 몸을 날려 버릴듯한 기세다.  

 

뺨을 때리는 강한 바람에 몸이 날아갈듯 휘청 휘청. 손목 주위에 작은 찜질팩을 붙이고 발등에 작은 핫팩을 붙여

동장군과 맞설 만반의 준비를 했건만, 워낙 낮은 기온의 강한 칼바람 속에선 핫팩도 제 기능을 다 발휘하지 못한다.

 

추운건 추운거고, 모습이 예쁘니 안찍어 주면 나무가 섭하다고 하겠지?  

 

칼바람에 누운 풀.

백두대간 능선이 멀리까지 시원스럽게 조망되나 오래 쳐다볼 수 없어 얼른 한 컷 찍고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재빨리 돌려 외면해야 한다.ㅎㅎ

 

드디어 국망봉 방향 삼거리 갈림길 능선에 올라섰다.(12:20) 함백산에서도 금지시키더니 국망봉 역시 구제역으로 통행을 금지 시키고 있다.

계곡에선 바람 한 점 없는 날씨 인데도 꼭대기만 오르면 어디서 그렇게 알기도 잘 알고 달려와 매섭게 맞아 주는지...

날씨가 쾌청하여 상큼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감사함을 전하다가도 능선에만 오르면 혼쭐나게 빨리 도망가야 한다.

 

 

 

손과 발이 시려워 쩔쩔매다가도 멋진 모습을 보면 습관적으로 카메라가 먼저 알고 나온다.ㅋㅋ 

 

멀리 비로봉 정상이 보이는 능선을 중심으로 좌측과 우측이 대비 되는 모습은 바람의 작품이다. 

계단 길 양 옆으로 밧줄이 있어 날아가지 못하게 도와주기는 하지만, 사진 한 장 찍으려고 멈추니 잠시도 머뭇거릴 수 없게 만든다.

바람을 등지고 갈 수 있을까하여 들, 날머리를 바꾸었지만 옆에서 불어오는 서북풍이라 크게 도움되지 않아 역시 힘들다.

 

칼바람에 견딜 수 있는 나무를 빨리 조림하여 육성 시켰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주목 군락지가 있어 다행이다.

국망봉 가는 삼거리 갈림길 능선부터 칼바람에 얼굴이 따가워 스틱은 양 겨드랑이에 하나씩 맡기고, 

시린 두 손은 주먹을 쥔 채 얼굴을 가리고 눈만 빠꼼이 내어 놓고, 고개를 잔뜩숙여 길만 쳐다보며 걷는다. 

 

비로봉에서 남서쪽으로는 4km 가량은 비교적 평탄한데 이를 따라 내려가면 연화봉(蓮花峰)이 있고,

다시 4km 가량 내려가면 제2연화봉이 있다. 그 중간에 국립천문대가 있다. 이 산의 남쪽 약 4km 거리에 죽령(竹嶺)이 있으며

제2연화봉의 동쪽 비탈면에는 희방사(喜方寺)·희방폭포 등이 있고, 더 내려가면 국도와 중앙선 철도의 희방사역이 있다.

 

들머리 어의곡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2시간 40분 걸려 비로봉 정상 도착.(12:30) 오르막에서 걷는 속도가 전보다 많이 느려졌다.  

날씨가 따뜻할 땐 서로 정상 기념 먼저 찍히려고 아우성 치는 곳인데 등산객은 커녕 같이온 일행들 조차 모두 도망?을 가고 없다. 

마침 뒤에 오던 한 사람이 있어 한 컷 부탁, 칼바람 속에서 남에게 셔터 눌러 달라 부탁하기도 보통 어려운게 아니다.

 

정상 모습 찍느라 얼쩡거리다 바람이 하도 세게 불어 휘청하며 돌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대피소에서 잠시 휴식. 뜨거운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출발. 너무 춥고 바람이 무서워 식사 할 수도 없지만, 

하산 후 식사 예약이 있어  일부러 짧은 코스 택하여 비로봉 정상만 들려 얼른 하산 한다. 

 

연화봉과 비로봉, 천동리 갈림길에서 천동리쪽으로 하산 시작.

 

주목 군락지에 오니 나무 위에 쌓인 눈이 제법 설경을 이룬다.

 

 

 

 

샘터에서 물 한모금. 너무 추워 못 마실 것 같은데도 걷느라 땀이 나니 시원하고 맛있다.

 

 

 

 

 

 

어의곡리 계곡보다 천동계곡이 조금 더 길다.

 

편안한 내리막길에 비료부대 하나 사서 엉덩이 썰매로 내려가는 일행. 꽤 재미 있다며 혼자서 신났다.

 

 

탐방 지원센타 안내원 "이젠 아이젠 벗고 가셔도 됩니다."

 

위 사진 노란점퍼 여인, 정상에 올라선 후 그대로 하산하다 보니 아무도 없더란다, 그래서 다시 정상으로 올라 이쪽으로 왔다고 한다. 

두 번째 참석한 일행인데 비로사 쪽으로 하산했던 모양이다.

등산로를 잘 모르는 처녀지 산행 땐 나도 물어보며 다니기가 예사 이다. 좌측 빨간 점퍼는 본인.

 

 

 

 

위사진 큰도로 아래로 보이는 길은 다리안 폭포 가는 길

 

아이젠 벗어들고 내려오다 주차장 가까운 빙판길에서 한 번 미끄러졌다. 꽈당~

아래에서 기다리던 일행들ㅎㅎㅎ "언니, 나도 아이젠 안하고 역산행 하다 두 번이나 미끄러졌어요." (14:35)

산행 소요시간 4시간 반.

 

단양 시내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따뜻한 김치찌게와 밥 한 공기 뚝딱.

 

위사진 왼쪽으로 넓은 도로가 있어 차로 조금 달리다 보면 단양팔경 중의 하나인 '도담 삼봉'이 있다.

 

'단양'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단양 팔경'이다. 

가까운 곳에 단양팔경 중의 하나인 '석문'도 있어 70년代 후반에 왔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상, 중, 하선암. 사인암, 옥순봉, 구담봉 등은 전에도 왔었지만, 근래에도 산행 하느라 가끔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식사 끝내고 시장엘 둘러보았다. 시장안 인데도 날씨가 너무 추워 그런지 노점상은 모두 철수하고 건물내에만 상인이 조금 보인다.

 

작품성이나 예술성, 역사성은 없지만 시장 천정을 올려다 보니 갑자기 이태리 밀라노 두오모 성당 옆에 있는 갤러리아가 떠오른다.

 

치악 휴게소에서 한 번 정차하고, 죽전 휴게소에서 다시 한 번. 어느새 날이 어둡고 달이 중천에 보인다. 겨울 산행은 짧게 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은 참 춥다  It is awfully[terribly] cold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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