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寫眞

장성, 고창 방장산 (方丈山, 743m)

opal* 2011. 3. 15. 23:24

 

길을 잘못 든 방장산 산행

 

산행을 시작하던 시절(2005.02.26)에 방장산 첫 산행이 있었고, 3년 뒤(2008.2.14) 두 번째 산행이 있었다.

그리고 3년만에 다시 방장산을 찾았으니 기억에서 잊어버릴만 하면 한 번씩 찾게 된다. 

기록하지 않으면 아예 잊을 수도 있으니, 기록하지 말고 늘 첫 산행을 하는 기분으로 다니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ㅎㅎㅎ

 

 

방장산에 대한 설명은 3년전 산행사진(2008.2.14)과 6년 전 산행일기(2005.02.26)에 간단하게 대강 쓴 글이 있어 이번엔 생략.

 

방장산 들머리인 장성 갈재는 전북과 전남의 경계이다. 장성엔 재가 또 있어 입압산에 오를 땐 장성 새재에서 올랐었다.

 

앞자리에 앉는 관계로 차에서 내릴 땐 남들보다 먼저 내리나  산을 오르며 사진찍고 어물쩡거리다 보면 어김없이 맨 뒤로 쳐진다. 

 

들머리 갈재부터 가파르게 치고 올라야 하는 쓰리봉. 산우님들은 모두 달아나고? 후미에서 허덕허덕.

세 번째 산행인데다 날씨도 좋지 않아 사진 찍는 일을 많이 생략했다. 

 

쓰리봉 정상 아래 바위 전망대에 올라 뒤돌아 보면 갓바위, 입암산, 내장산, 백암산이 조망되나 날씨가 흐린데다 눈까지 간간히 내려 뿌옇다.

산님들은 앞으로 가기 바쁜데 혼자 뒤돌아 보며 발자국을 남겼던 추억어린 산들을 바라본다.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꽤 차다. 

 

계절은 봄을 알리는 삼월이라지만 잔설이 있는데다 흐린 날씨에 눈마저 간간히 흩날린다.

 

커다란 바위 사이의 등산로. 

 

바위로 이루어진 쓰리봉. 시원스레 달리는 고속도로와 너른 벌판이 보이는 조망이 있다.

 

쓰리봉 기념. 혼자 남으면 어쩌나 했더니 그래도 후미팀이 간간히 보조 맞추며 셔터도 눌러 준다. 

 

그늘진 응달엔 아직 녹지않은 얼음이 눈 아래에 있어 길이 미끄럽다.

 

3년 전에 왔을 때 상고대가 멋지던 곳이었는데...

 

전망대 바위.

 

고도를 높이며 내려다 보는 시원한 맛은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바위 옆으로 방장산 정상이 조망된다.

방장산을 배경으로.

 

바위틈을 비집고 다녀야 하는 암릉으로 이루어진 등산로.

 

뒤돌아 본 모습. 사진 윗쪽 우측 바위가 방장산 배경으로 사진 찍힌 곳이다.

 

봉우리 하나를 또 올라서면 바로뒤 가까운 곳에 숨어있던 봉우리가 또 나타나곤 한다.

 

처음에 쓰리봉 하나를 치고 오를 때가 제일 힘들고, 그 다음 부터는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 내리며 하나씩 넘는다.   

 

하나 넘고나면 또 봉우리,

 

또 하나 넘고나면 또다른 봉우리가 가로 막는다.

 

힘들게 낑낑대며 작은 봉우리에 올라 잠시 서서 휴식,  

콜라비(kohlrabi)를 안주 삼아 miniature에 담긴 소량의 소주를 반모금씩 나누어 마시며 깔깔대니 이어찌 즐겁지 아니할손가.

달착지근하고 시원한, 사각사각 씹히는 콜라비가 물 마시는 것보다 훨씬 낫다.

 

쉬는 동안에 조망되는 저수지 주변도 한 컷 담고. 

 

산행 내내 조잘대다가도 봉우리를 오를 땐 입조차 무거운지 함구하며 오른다.ㅎㅎㅎ

 

산죽이 있는 갈림길. 전에 왔을 때 고교생 아들과 함께와 자신있게 긴 산행하겠다고 우기던 엄마가 나중엔 힘들어 하던 곳, 옛일이 생각난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본 모습.

 

허리를 최대한 굽히고 힘들여 낑낑대며 오른다.

 

잠시 쉬었다가면 좋으련만 모두들 쉬지않고 그대로 행군하니 쫓아 갈 수 밖에, 방장산을 향하여.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지 모두들 도망가고 뒤에는 아무도 없다.

 

헬기장에서 뒤돌아본 모습.

 

헬기장을 지나 또 하나의 봉우리에서 쓰리봉 배경.

 

방장산 정상 안내판.

 

방장산 정상목. 아직도 변변한 정상석 하나 없다.

 

정상 기념.

 

정상 기념 남기고 다음 봉우리에 오르니 선두그룹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떠날 준비 중이다.

오디쨈을 바른 빵과 우유를 마시고, 유부 초밥까지 골고루 먹느라 본인 도시락은 열지도 못했다. 

 

디카는 각자 지참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미팀 단체사진 찍어 준다며 식사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찍어주는 전속사진사 카페지기님~ 고마워요. 

 

본인 카메라가 있는데도 굳이 찍혀야 한단다,  그래야 회원들 사진 골고루 카페에 올릴 수 있다고. 책임감이 투철하신 카페지기님 고마워요~.

 

좌측으로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어? 여기가 어디야? 우리가 가야할 길은 여기가 아닌것 같은데?

"전에는 정상을 지나 헹글라이더장으로 갔는데 왜 이리로 가지요?" 후미대장에게 물으니 선두가 길을 잘못 들어 할 수 없이 따라 가야 한단다.

 

뒤에 오는이들 기다리며 한 컷.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딛으며.

 

길도 없는 가파른 내리막을 이리저리 능선따라 내려 딛는다. 

 

봄바람에 메마른 땅은 발자국을 뗄 때마다 먼지를 폴폴 날린다. "ㅈㅎ씨 발 좀 들고 갈 수 없을까?ㅎㅎㅎ"

 

좌측으로 내려다 보이는 저수지, 행글라이더장으로 갈 때는 안보이는 곳이다. 

 

방금 딛고 내려 온 산.

정상에서 점심 식사 후 우측 방향 안부로 가 행글라이더장으로 다시 올라야 하는 것을 선두 그룹이 갈림길에서 좌측 등산로를 택하여 

투구봉 능선을 타는 바람에 앙고살재로 가지 못하고  저수지를 바라보며 가파르게 내려와 하산이 일찍 끝나게 생겼다. 

사진 10 여장 위로 방장산 정상 산행 안내판 그림 중 정상 현위치에서 우측 진고동색으로 등고선이 그려진 방향 능선을 따라 내려온 것이다.

 

투구봉 능선 따라 내려서서 임도를 만나 걷다보니 다른 길로 갔던 선두 그룹은 이쪽을 향해 걸어오고 있다. 어떻게 된거지?

하산 깃점인 앙고살재로 가려면 반대로 가야 하는데 후미팀을 만나러 오는 모양이다. 꼴지가 일등되는 순간,

 "ㅎㅎㅎ 음지가 양지 되었네?"

"어디로 왔기에 벌써 여기에 와 있지요?"  다 함께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임도에서 다시 능선을 타고 길도 없는 가파른 내리막을 지그재그로 내려 딛으며 내리 꽂는다.

 

차가 다니는 포장도로까지 하산, 앙고살재에서 산님들 오기만을 기다리는 버스 기사를 불러 모두 승차한 뒤 서울로 향한다. 

 

*     *     *     *     *

 

집 근처 도착하여 차에서 내려 집으로 향하는데 함께 내린 지인, "집에가서 저녁 짓기 싫은데 같이 저녁먹고 들어 갑시다."

"난 별로 안 먹고 싶지 않은데요, 차 안에서 떡과 과일을 먹었더니 먹고 싶은 맘이 별로 없네요."

"그러지 말고 같이 갑시다."

마지못해 이끌려 음식점으로 들어가 주문을 마쳤는데 휴대폰 벨이 울린다.

"어머니, 지금 어디쯤 오세요? "

"집 근처에 와 있는데 무슨일 있니?"

"아범이 어제 외식을 못했다고 오늘 외식하자고 그래서요." 

"그러냐? 그럼 내가 바로 들어가마."

주문했던 음식 취소하고 집으로 와 식구들과 함께 나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즐거웠던 하루를 마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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