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문화,여행)

울진 가일리 해변

opal* 2011. 8. 2. 23:30

 

휴가철이라 불참자가 많을 것을 대비하여 가까운 곳에 있는 주금산으로 가자던 산행계획이

"어짜피 피서철이니 우리도 아예 피서를 겸한 산행이 어떨까요? " 라며 산행 사흘 전 전화가 온다.

"그럼 어디로 갈껀데?"

"무박으로 떠나 작년에 갔던 백암산 타고 울진 앞바다에서 해수욕할까 하는데 참석여부를 알고 싶어서요."

"무박? 힘들지 않을까? 그래도 한 번 가보지 뭐, 어디가 되던 갈께요."

 

그러던 것이 하루만에 또 변경되어 백암산 보다 더 먼 포항의 내연산으로 결정 되었단다. 평소 가보고 싶던 산이기에 내심 쾌재를... 

무박으로 전날 밤 11시 지나 출발하여 새벽 5시가 다되어 포항 내연산 보경사 앞 도착. 이른 식사 후 날이 밝기를 기다려 05:30부터 산행 시작.

산행 다 하고 하산 중 보경사를 둘러보는데 굵은 소나기가 쏟아진다. 산행 후 비가 내리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조물주님 감사 합니다.'

주차장 도착하니 12:00.  6시간 반 산행 했는데도 하산시간이 이르니 이상하다. 그러나 비 내리는 날씨는 이른지 늦은지 구별이 어렵다.

 

차에 올라 작년 여름 백암산 산행 후 해수욕을 즐겼던 울진 바닷가 가일리를 향해 Go Go~~!!!

 

내연산에서 한 시간 남짓 달려 울진 후포해수욕장 근처 가일리 도착. 차에서 내려 바다부터 쳐다보니 바람이 세차고 파도가 무섭다.

오늘은 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뙤약볕 내리쬐던 맑은 날 파도없이 잔잔하던 작년 여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바다가 사납다. 

 

비가 내려도 동해는 역시 동해, 푸른빛이 아름다운 동해는 언제라도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울진대개로의 방파제는 높이가 낮아 바다 감상하기엔 딱 좋다. 

 

그 많던 모래도 파도가 모두 휩쓸어 가고 물에 들어 가기가 무섭게 느껴진다. 일단 점심부터 해결하고 봐야지...

 

가일리 마을 정자와 담 넘어로 집안까지 훤히 다 들여다 보이는 담이 낮은 ㅈㅎ씨 고향집.

연세 많으신 노모 혼자 사시는 집에 작년에도 떼거지로 와서 신세를 졌는데 바닷가에 사신다는 이유 하나로 올해도 또 신세를 진다.  

 

회는 작년과 같이 세꼬시로 준비하고, 이번엔 울진대게까지 준비 되었다.

 

"울진대게가 이렇게 커요.~~"  '조금만 더 크면 나보다도 크겠네...'

 

그릇 그릇마다 담아주면 본인들이 알아서 초장과 먹던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던, 밥을 넣고 비벼 회덮밥을 하던 본인 마음대로 먹는다.

고향집이란 명분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늘 바쁘기만 한 ㅈㅎ씨, "ㅈㅎ씨 고마워요~ 잘 먹을께요~."

 

새벽에 포항 도착하여 05:00 아침 먹고, 산행 6시간 반, 그리고 달려와 9시간 만에 즐기는 별미 성찬.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게 주거니 받거니, 준비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린 후 맛을 즐기며 배를 채운다. 

 

각 방과 마루, 주방, 마당까지 삼삼오오 자리잡고 반주 겸한 회와 대게 그리고 회덮밥까지~~ 즐거운 시간 만들어 준 여러분께 감사, 또 감사. 

 

 술 한 잔 겸해 배 부르도록 든든하게 점심해결 후 산에서 흘린 땀까지 보상 받기위해 바다에 들어섰다.

그노무 V 字는 아무데서나 왜 그리 좋아 하는지?ㅋㅋ

 

바닷물에 천천히 입수, "우와~ 물이 너무 차거워, 으흐흐~~"

어제 새벽 속초를 향해 떠났던 며늘, "비가 내리고, 바람불고 물이 차가워 아직 바다에 못들어 갔어요." 전화를 받고, 밤에 출발했는데 

오늘 와보니 여기도 마찬가지~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려 동해안 해수욕장마다 텅비었다더니 실감이 난다.

 

"파도는 무섭지만 들어가 볼라요." 했더니 옆에 있던 ㄱ 여사, "들어가지말아요, 오늘은 바람이 심하고 파도가 커서 큰일나요~"

 

작년 여름에 왔을 땐 발목부터 차츰 깊어지며 파도 없이 잔잔하던 바다가 이번엔 모래도 다 휩쓸어 가 급격히 깊어진다.

 

파도에 자꾸 떠밀려 매어놓은 밧줄을 잡았다. 일행들이 엄두가 안나는지 올해는 바다에 들어설 생각을 안한다. 시원하다 못해 금방 추워진다. 

 

파도가 심하게 부딪치는 바위. 작년 여름에 잡고 놀던 바위인데...

 

 

 

 

 

 

가늘게 내리던 빗방울이 점점 커진다.  

 

"고마운 바다야 잘있어~~~!!! 내년에도 시간되면 또 올께."

 

깨끗한 물로 샤워하고 보송보송한 옷으로 갈아입고.

 

아쉬운 마음으로 울진대게로를 벗어나려니 빗줄기가 굵다.

 

휴게소에 왔다고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 차  밖으로 나가니 어느 휴게소인 줄 모르겠다.

이번 산행엔 짝꿍이 불참을 하여 두 좌석을 혼자 차지하니 무박산행에 조금 도움이 되었다.

휴게소 마당에 잠시 서서 둘러보니 옥계 휴게소, 예전에 다닐 때 옥계, 망상 소리만 들어도 동해 바다가 연상되곤 하던 곳인데...

건물 뒤로 가보니 바다는 커녕 안개만 잔뜩끼어 오리무중으로 안개바다가 펼쳐져 있다.

 

거리가 멀어 두 번째 쉬는 평창 휴게소.

오랫만에 휴게소(평창)에서 저녁 식사까지 한다. 일부는 휴게소에서 매식, 일부는 낮에 먹다남은 세꼬시 회에 밥을 넣어 회덮밥 으로. 

피서철 차량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엔 차를 세울 자리조차 없을 정도, 많은 인파로 먹거리를 사는 곳도 줄을 길게 늘어서 있어 시간이 걸린다.

 

다시 차에 올라 잠 청하고, "마지막 휴게소"라는 소리에 또 일어나니 경기도 가평 휴게소(22:15), 몇 분만 있으면 집 나온지 24시간이 된다.   

하루저녁 밤 새고 산행하고 해수욕한 피로를 차 안에서 다 풀려는지 자꾸 잠이 쏟아진다. 길고도 즐거웠던 하루 감사 드립니다. 퍼스나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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