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소극장을 4년만에 다시 찾았다.
4년 전(2007.12.28) 연극 '바람의 욕망'에서 손 봉숙씨가 주인공 역할을 맡았었는데 이번에도 출연을 한다.
작년에 초연하고 오늘부터 다시 공연되는 이 연극은 인생 황혼기를 맞은, 노년의 삶이 화두이다.
젊은 시절을 열심히 일하며 달려왔지만 노후 준비가 덜 된, 주인공들과 동시대를 살아온 자신이라 그런가
사회적으로 설자리를 잃어가는 노령화 문제를 다루는 메세지가 매우 현실적이라 동감이 느껴진다.
윤 대성 작, 임 영웅 연출, 극단 산울림.
주연 - 권 성덕, 이 인철, 이 호성, 손 봉숙
공연 시작전 살짝 몰카 - 공연장에 들어서니 조명을 비친 무대 배경은 향과 촛불, 영정사진 뒤로 병풍이 둘러쳐있다.
영정사진의 주인공은 윤수, 지금은 은퇴 했으나 한 때 잘 나가던 방송국 PD였다.
윤수가 죽었다는 소식에 가까운 친구들이 모였다.
젊은 시절 방송극작가로 활동했던 나상일, 은행 지점장 출신 서 우만, 인기 많았던 배우 이 영호,
지금은 초로의 신사가 되어 뚜렷하게 할 일이 없어서 오로지 죽음만을 기다리는 처지가된, 절친했던 친구들이
이혼당하고 혼자 살던 윤수의 초라한 시골집에서 친구의 외로운 죽음을 맞아 문상하며 서로의 사정과 넋두리를 털어 놓는다.
이들은 윤수와 살다 이혼한 아내에게 윤수의 소식을 연락할 방법을 찾으며 화려했던 과거를 더듬어 본다.
유망한 신인가수였던 홍 나리와 윤수와의 사랑과 파탄의 과정,
그리고 친구와 홍 여사가 함께 얽혔던 과거 사연을 돌아보며 새삼 인생의 허무를 느낀다.
소식을 들은 홍 여사가 빈소에 나타나 사랑하던 부부가 왜 이혼하게 됐는지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지난날을 회상하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친구들은 새로운 사연을 알게된다.
홍 여사는 친정 엄마의 위급한 소식을 듣고 갔다가 전 남편의 마지막 유골을 수습하는 장례식장에 다시 나타난다.
"여자들의 적은 여자"라던 홍 여사, 고인의 넋을 달래는 한 서린 춤사위로 남편을 저 세상으로 보낸다.
화장한 친구의 유골을 바닷가에 뿌린 후 나머지 삶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사랑도 얘기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자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의욕의 술잔을 부딛친다.
"한 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종겠다"며.
실제로 연기하는 배우들과 내용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연배가 비슷해보여 본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다.
공연 끝낸 후 인사하는 출연진을 살짝 몰카.
공연 내내 피워놓은 향의 냄새는 좁은 공간 높은 곳에 앉아있는 관객에게는 자극이 되기도 하니 조금만 피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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