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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서 배우라
법정
풀과 나무들은
저마다 자기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그 누구도 닮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풀이 지닌 특성과
그 나무가 지닌 특성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눈부신 조화를 이루고 있다.
풀과 나무들은 있는 그대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생명의 신비를 꽃피운다. 자기 자신의 샹각과 감정을 자신들의 분수에 맞도록 열어 보인다. 옛 스승 임제 선사는 말한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그러면 그가 서 있는 자리마다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리라."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불행해진다.
진달래는 진달래 답게 피면 되고.
민들레는 민들레 답게 피면 된다
남과 비교하면 불행해진다.
이런 도리를 이 봄철에 꽃에게서 배우라.
아름다움의 본질에 대해 옛 스승은 다시 말한다.
"일 없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다.
다만 억지로 꾸미지 말라.
있는 그대로가 좋다."
'일없는 사람'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이 아니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그 일에 빠져들지 않는 사람.
일에 눈멀지 않고
그 일을 통해 자유로워진 사람을 말한다.
억지로 꾸미려 하지 말라.
아름다움이란 꾸며서 되는 것이 아니다.
본래 모습 그대로가
그만이 지닌 특성의 아름다움이다.
날마다 새롭게
법정
행복이란 무엇인가
밖에서 오는 행복도 있겠지만
안에서 향기처럼, 꽃향기처럼 피어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그것은 많고 큰 데서 오는 것도 아니고
지극히 사소하고 아주 작은 데서 찾아온다.
조그마한 것에서 잔잔한 기쁨이나
고마음 같은 것을 누릴 때
그것이 행복이다.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지 말고
때로는 밤에 텔레비젼도 끄고,
촛불이라도 한 번 켜 보라.
그러면 산중은 아니더라도
산중의 그윽함을 간접적으로라도 누릴 수 있다.
또한 가족들끼리, 아니면 한 두 사람이라도
조촐하게 녹차를 마시면서
잔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거기서 또한 섦의 향기가 피어날 수 있다.
때로는 전화도 내려놓고 신문도 보지말고
단 10분이든 30분이든 허리를 펴고 벽을 보고 앉아서
나는 누구인가 물어보라.
이렇게 스스로 묻는 물음 속에서
근원적인 삶의 뿌리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명의 잡다한 이기로 부터 벗어나
하루 한 순간만이라도
순수하게 홀로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다.
-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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