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문화,여행)

연극) 여행

opal* 2011. 12. 30. 23:30

 

마음은 먼 곳으로 달려가고 싶다면서도 사정에 의해 시내에서 만났다.

무얼 볼까 고민할 사이도 없이, 티켓링크에 다가서기도 전, 지하철 출구로 나서니 호객행위가 이루어져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이런 저런 얘기 설명 들으며 연극 한 편 골라 티켓팅.

 

오랫만에 대학로에 서보니 마로니에 공원은 보이질 않고 새로운 건물이 신축 중이다. 

도로변에 변화된 모습으로 보이는 커다란 요식업소 마당 넓은 연못은 물이 없어 삭막하다.

 

제 값을 다 주고 사기엔 억울하다며 할인 받아 좌석 예약 후 늦은 점심식사부터 해결. 

 

점심 식사 후 16:30 공연 시간 맞춰 찾아온 美 아트홀, 전 시간 공연이 아직 끝나지 않아 추워도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티켓에 매겨진 번호 대로 객석 맨 앞줄 의자에 앉으니 무대  높이와 같다.

맨 앞에 앉다보면 배우가 배역을 하나 맡길 수도 있다며 K 선생은 뒤에 앉고 싶단다. 

 

무대 거실에 있는 살림살이엔 모두 경매 압류 딱지가 붙어있다, 심지어 그림까지도 붙어있는걸 보면 궁핍함이 나타난다.

 

 노인 김 만득역 이 정현

 치매에 노망이 들어 아들과 며느리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의 과거에 묻혀 사는 힘없는 노인,

 공연 시작과 함께 대한의 아버지(김만득)가 문을 열고 나오며 소리를 지른다. 기억의 저편에는 전쟁만이 남아있다.

 

아니나 다를까 "김 일병~"을 부르며 관객 중에 한 명을 지적하여 무대 위로 이끌어 낸다.
멋진 조명으로 호화롭게 치장되고 볼거리가 풍성한 커다란 무대와 달리

소극장의 묘미는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이끌어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르다.

 

미리 약속이 없는데다 ,김 일병 답지않게 긴머리 아가씨를 점찍어 불러내니 초미니 입은 이 아가씨 당황하여 얼굴 빨개진다. 

선뜻나서지 못하는 아가씨를 한참만에 억지로 끌어낸 노인은 노인 대로 답답하여 몇 번씩 반복하여 물어보며 대답을 얻어 내려니

보는 관객 또한 지루하고 짜증 난다.  공연 전 주의사항 얘기 해줄 때 쯤 미리 약속이라도 했으면 좋을뻔했다.

아니면 씩씩해보이는 남자 관객을 점 찍던지...  

 

큰아들 김 대한역 이 진필

노인 김 만득 큰아들,(전에 여가수 ㅈ씨의 두 아들 이름이 대한이와 민국이로 들었는데 여기서도 똑같다.)

치매걸린 노인 모시고 사는 죄로 무능력한 아들은 아내에게 큰 소리 한 번 못치고 산다.    

 

며느리 한 송이역 현 은정

집에 있는 물건들까지 경매 압류가 내려지고 송이는 이혼을 결심한다.

그러나 송이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몰린다

배역상 신경이 날카로워 가뜩이나 부드럽지않은 말투인데다 계속해서 악만 박박 질러대니 귀에 거슬린다. 

아직 노련미도 없을 뿐더러, 분장은 했으되 워낙 젊은 사람들이라... 고음이 지속되면 보는 관객도 날카로워진다.

 

 도둑역 오 세영. 

공연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있는걸 보면 더블 캐스팅 인가보다,  위 네 명은 이번 공연 시간에 출연했던 배우들이다.

 

노인은 정신이 있을 때 자식을 위해 메모해둔 종이를 아들에게 주는데, 내용은

전에 들었던 보험금이라도 타게하기 위해 자기를 사고사로 죽여달라는 내용이다.

 

어느 날 메모 내용인 시아버지의 보험 가입 사실을 알게된 며느리, 

운명이랄까? 마침 그 집에 숨어 들어온, 부모없이 자랐다는 몹씨 가난한 도둑.

식구들과 도둑과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노인은 노인 대로 도둑에게 부탁하고, 며느리는 며느리 대로 방법을 연구한다.

며느리는 여행지에서 치매 걸린 아버지를 버리고 와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을 타보려 하고, 

아들은 약물을 사 들고 와 세 식구가 같이 죽을 결심을 한다. 몰래 숨어 이런 저런 내용을 다 알게 된 도둑이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전쟁을 겪은 우리민족의 슬픈 현실, 복잡한 사회구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가족간의 사랑을 일깨우는 내용의 연극이긴한데 

처음 만나는 관객 끌어내어 말장난?하고 웃고 떠들다가 소리지르고... 소극장의 분위기가 조금만 달라졌으면 좋겠다.  

 

공연 끝낸 배우들 인사.

 

공연이 끝난 객석. 한 쪽 의자에 6명씩 앉아야하는 좁은 의자.

 

연극 관람 끝내니 하루해가 꼴까닥. 도수 약한 술 한 잔씩 나누며 못다한 이야기를 마저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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